UPDATED. 2024-04-24 15:45 (수)
'시즌 5패' 류현진, '세번째 아홉수 악령' 왜?
상태바
'시즌 5패' 류현진, '세번째 아홉수 악령' 왜?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7.09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들쭉날쭉 스트라이크 존, 2회말 판정 번복 결정적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제구가 높은 건 사실이었다. 패배의 책임은 그 누구에게도 돌릴 수 없다. 하지만 스트라이크 존이 너무 타이트했다.

‘강철 멘탈’로 정평이 나있는 류현진(27·LA 다저스)도 들쭉날쭉한 스트라이크 존 앞에서 맥없이 무너졌다.

류현진은 9일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MLB) 인터리그 원정경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 선발 등판해 72개를 던지며 2.1이닝 10피안타 7실점하며 시즌 5패(9승)째를 당했다.

류현진이 5회 전에 강판된 것은 지난 4월 5일 샌프란시스코전 홈경기(2이닝 8실점) 이후 올해 두 번째다. 3.08로 2점대 진입을 눈앞에 뒀던 평균자책점은 3.65로 껑충 뛰었다. 10승 도전은 세 번째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1회부터 심상치 않았다. 공이 계속 높게 갔다. 선두타자 오스틴 잭슨에게 볼넷을 내줬다. 커브는 힘없이 풀리며 들어가며 무의미한 공이 됐다. 결정구로 찔러 넣은 바깥쪽 직구들은 스트라이크로 선언되지 않았다.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지만 투구수는 이미 27개였다.

2회말은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의 도움으로 기분 좋게 시작하는 듯했다. 푸이그는 토리 헌터의 2루타성 타구를 잡아 빨랫줄 송구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그러나 챌린지 룰이 발목을 잡았다.

디트로이트 브래드 어스머스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다. 심판들은 영상 확인 후 태그가 늦었다며 헌터를 2루로 복귀시켰다.

죽었던 주자가 살아난 것이 독이 됐을까. 류현진은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닉 카스텔라노스, 알렉스 아빌라, 에우제니오 수아레스, 라자이 데이비스 등 디트로이트 하위 타순에게 줄줄이 안타를 허용했다. 안타를 맞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나왔다.

몸쪽 높은 직구를 던져 잭슨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오히려 류현진이 쓴웃음을 지었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현지 해설진인 오렐 허샤이저와 노마 가르시아파라도 “스트라이크존이 들쭉날쭉하다”, “좌타자와 우타자의 존이 다른 것 같다”는 코멘트를 던졌다. 3회초 타석에서 루킹삼진을 당한 애드리안 곤잘레스도 덕아웃에 들어가 불만을 터뜨렸을 정도였다.

스트라이크로 생각했던 공들이 줄줄이 볼 판정을 받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기 시작했다. 디트로이트 타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휘둘렀고 2회에만 8안타를 집중시켰다.

1사 후 이안 킨슬러와 카브레라, J.D 마르티네스에게 연속 안타를 마저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2회 투구수만 36개였다. 8피안타 5실점하며 이닝을 마쳤다.

기가 꺾인 류현진은 3회말에도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선두타자 카스텔라노스에게 2루타, 아빌라에게 볼넷을 내줬다. 희생번트로 1사 2,3루 위기에 놓인 뒤 데이비스에게 안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 2경기에서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류현진은 모처럼 5점의 화끈한 지원을 받고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판정 번복과 납득하기 힘든 스트라이크 존에 고전하며 ‘아홉수 악령’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1회초에만 5점을 뽑으며 기세를 올렸던 다저스는 류현진이 마운드에 내려간 후 무기력한 경기를 이어갔다. 타선은 침묵했고 후속 투수들은 7점을 더 내주며 5-14 완패를 당했다.

sportsfactory@sporst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