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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민호, 답답한 고향팀에 희망을 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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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민호, 답답한 고향팀에 희망을 뿌리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7.10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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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특별한 연, SK에 각별한 애정 있어"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낙천적입니다. 멘탈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지난 4월 인천 송도 LNG 구장에서 만난 박민호(22)가 이렇게 말했다.

곱상한 외모에 말까지 곧잘하는 그를 보며 공만 잘 던진다면 무조건 스타가 되겠다는 확신이 섰다. 그는 현재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어떤 점을 보완해야하는지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신인’ 박민호는 2014 프로야구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바로 다음날 2군으로 강등됐다. 하지만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함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변화구 컨트롤을 가다듬어 다시 1군에 올라갈 날을 기다릴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 지난 4월 16일 송도 LNG 구장에서 벌어진 퓨처스리그 한화전에서 투구하고 있는 박민호. [사진=스포츠Q DB]

그로부터 석달 후.

그는 송도가 아닌 문학 마운드에 올랐고 프로 첫 승을 거뒀다. 박민호는 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전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 팀의 9-3 승리를 견인하며 데뷔 첫 승을 수확했다.

타자들은 9점을 내주며 어린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박민호는 선배 야수들의 화끈한 지원 속에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2014 시즌 SK의 첫 신인 선발승. 7월 들어 에이스 김광현을 제외하면 선발승이 없던 SK에 희망의 메시지를 보낸 혼신의 역투였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로 SK의 지명을 받은 박민호는 스프링캠프 기간 최고의 유망주로 꼽혔다. 우완 사이드암임에도 구속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렸다.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4경기 6.1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투수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시범경기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5경기 5.2이닝 평균자책점 3.18로 선전했다. 하지만 1군 타자들을 상대하며 조금씩 제구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힘 있는 타자들에게 조금씩 얻어맞기 시작하자 도망가는 투구를 하며 경험의 한계를 드러냈다.

박민호의 퓨처스 성적은 7경기 32.2이닝 2승2패 평균자책점 4.13. 빼어나다고 할 순 없지만 완급조절을 깨우치며 점차 나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기회가 왔다. 이만수 감독은 지난달 19일 박민호를 불러올렸다.

콜업 첫 날 문학 삼성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박민호는 3이닝 3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틀 뒤 목동 넥센전에서도 1.2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무난히 던져 윤희상, 조조 레이예스가 빠진 선발진에 긴급 투입됐다.

▲ 채병용(오른쪽) 9일 문학 KIA전 종료 후 박민호에게 프로 데뷔 첫 승 공을 챙겨주고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선발 데뷔전이던 지난달 25일 광주 KIA전에서 3이닝 7피안타 5실점(4자책)하며 패전투수가 됐지만 지난 1일 마산 NC전에서는 4.1이닝 3피안타 4실점(비자책)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마침내 홈경기 첫 선발 무대에서 혹독한 선발 신고식을 선사했던 KIA를 상대로 프로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인천고-인하대를 나와 2차 3라운드로 비룡 유니폼을 입은 박민호에게 ‘인천 SK’는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늘 프랜차이즈 스타에 목말라 있는 인천팬들에게도 박민호는 더욱 값진 선수다.

박민호는 “SK에 지명 받고서 ‘또 인천이구나’ 했다”고 웃으며 “인천과 특별한 연이 있나보다. 이렇게 되보니 더욱 애착이 간다”며 고향팀에 대한 진한 애정을 보였다. 8위로 추락했지만 ‘신 프랜차이즈 스타’ 박민호가 있어 SK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만은 않아보인다.

이제 막 꽃을 피운 스물두살의 대졸 신인은 “관중이 꽉 차면 더 좋더라. 경기를 즐기려고 노력한다”고 말하는 스타성도 지니고 있다. 앞으로 인천 야구팬들은 박민호의 선발 날짜를 체크하고 문학구장을 꽉꽉 채워야 할 것 같다.

sportsfactory@sporst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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