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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42) 인디신 1세대 로커 송용진 한국의 레드제플린을 꿈꾼다..."배우? 나는 로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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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42) 인디신 1세대 로커 송용진 한국의 레드제플린을 꿈꾼다..."배우? 나는 로커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01.20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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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 탐방' 42번째 아티스트는 인디신 1세대 로커 겸 배우 송용진이다.

많은 대중은 송용진이라는 인물에 대해 로커보다는 배우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워낙 뮤지컬 무대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것이 결정적 이유다. 그러나 송용진은 자신 스스로 로커라는 자부심을 잃지 않고 살고 있다.

신촌에서 홍대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인디신 초창기 무대의 경험과 지금까지 이어진 꾸준한 활동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인디레이블탐방 42회차에서는 배우 송용진이 아닌 로커 송용진의 역사와 삶을 집중적으로 다뤄봤다.

 

◆송용진이 추구하는 음악? "한국의 레드 제플린이 되고 싶었다"

송용진은 현재 솔로와 팀을 병행하며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들 알다시피 송용진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원맨 밴드 공연을 시도하고 있고 인디신 실력파 밴드 쿠바의 보컬이기도 하다.

두 활동을 통해 송용진은 뚜렷한 장르적 색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70년대 주류 록 사운드다. 그는 70년대 미국과 영국에서 유행했던 하드하고 사이키델릭한 록음악을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

"제가 지향하는 음악은 70년대 하드록과 사이키델릭한 음악이에요. 쉽게 말하면 70년대 슈퍼밴드 레드 제플린이 보여줬던 노래 잘하고 품격있는 연주가 담긴 그런 록이죠."

"사실 제가 20대 당시에 유행했던 록음악들은 메탈리카 같은 하드하고 빠른 메탈들이나 너바나 같은 그런지 록이었죠. 하지만 저는 이상하게 젊은 시절 때부터 70년대 록음악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전 한국의 레드 제플린 같은 밴드를 만들어 활동하자는 꿈을 세우고 그 길로 계속해서 뛰어온 것입니다."

 

◆송용진-롤링홀 국내 인디신 실용음악과 1세대의 역사를 쓰다

송용진은 우리나라 인디신 무대에서 중요한 '역사'를 만들어낸 뮤지션이다. 바로 인디신에서 활동하는 실용음악과 출신 뮤지션들의 1세대 계보를 만들었다는 부분이다.

현재 우리나라 인디신은 실용음악 출신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기술적으로 수준이 높은 음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용음악과 출신들이 빛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송용진은 이런 실용음악과 출신들의 인디신 진출에 첫 시작을 알렸던 뮤지션이다.

"대학생 때 서울예전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모인 시골버스라는 밴드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97년 신촌 롤링스톤즈(현 홍대 롤링홀)를 찾아가 김천성 대표를 만났고 무대에 세워달라고 떼를 썼죠. 그러자 대표께서 화요일 무대를 주시더라고요. 이후 실력을 인정받아 주말 무대를 서게 되면서 본격적인 인디밴드로서 활동을 시작했죠."

"기자님이 짚어 주시니까 당시 시골버스가 인디신 실용음악과 1세대 밴드가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알기로는 당시 우리나라 인디신에는 대학교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거의 없었어요. 클럽 등지에서 록음악을 배우시던 선배님들이 대부분이었죠. 그래서 우리는 더욱 욕을 안 먹으려고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송용진은 당시로써는 풋내기들이나 다름없던 실용음악과 출신 밴드 시골버스를 무대에 세워준 롤링홀 김천성 대표에 대해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김청성 대표에게 항상 고맙고 감사드려요. 저를 인디신 무대에 길을 터 주셨고 현재도 저 같은 신인 밴드들을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계시니까요. 김천성 대표는 분명 인디신의 거목이자 아버지 같은 분이에요. 앞으로도 천성이 형이 뭐 하자고 하면 무조건 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웃음)

◆송용진의 뛰어난 음악성 쿠바에서 '만개'하다

현재 송용진은 개인과 팀으로 음악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3년부터 몸담은 밴드 쿠바는 송용진의 음악 세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곳에서 송용진은 자신이 그토록 꿈꾸던 한국의 레드 제플린을 실현하고 있다.

(*쿠바(Cuba)는 인디신 최고의 뮤지션들(이정우(리더, 기타), 송용진(보컬), 강대희(드럼), 김정욱(베이스))이 활동 중인 밴드다)

"97년 시골버스로 데뷔한 이후 2002년에 기타리스트 이정우 형을 만났고 2003년 부터 밴드 쿠바 보컬로 활동했어요. 이후 전 송용진과 쿠바라는 두 가지 이름으로 음악 활동을 해오고 있죠. 사실 요즘은 음악적으로는 솔로 활동보다는 쿠바라는 팀 활동이 중심이 돼 있는 것이 사실이에요. 개인적으로는 배우활동이 이어지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아무튼, 제게 쿠바는 음악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제가 늙어서도 쿠바와 함께하는 것이 제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해요."

 

◆송용진&쿠바 앨범을 통해 2015년 꾸준한 음악적 시도를 하다

역시 뮤지션이라면 앨범을 통해 그들의 음악적 역량을 말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2015년은 송용진과 그의 밴드 쿠바에게는 특별한 한해였다.

쿠바는 지난 98년 1집 정규앨범 '피플'이후 싱글과 정규를 합쳐 단 7장의 앨범만 발매했다. 이들이 활동해온 시간에 비해 그다지 많지 않은 앨범의 숫자다. 특히 1집 이후 7장의 앨범 중 지난해에 무려 4장의 싱글 앨범이 나왔다. 음악적 완성도를 위해 다작을 하지 않는 밴드로 알려진 쿠바가 지난해에는 새로운 변신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앨범을 자주 내는 편은 아니에요. 음악적 완성도를 위한 노력 때문이기도 하고 나이들이 지긋해진 팀원들 때문이기도 하죠.(웃음) 하지만 지난 2015년에는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로 했어요. 요즘 같은 디지털 세상에 앨범을 자주 안 내는 것은 '도태'를 의미하는 것 같았죠. 그래서 몇 개월 간격으로 하나씩 싱글을 꾸준히 냈어요. 팀으로서나 개인적으로 큰 변화인 거죠."

"이 싱글들은 모두 앞으로 발매할 정규 4집 앨범에 활용될 곡들입니다. 그래서 지난해 싱글들은 장르적으론 다양성이 있고 사운드적으로는 완성도가 높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대중분들께서 이런 부분을 고려해 들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송용진 앨범리뷰

이처럼 오랜만에 음악 활동에 매진하면서 앨범들을 쏟아낸 송용진에게 지난해 나온 싱글들에 대한 공동 리뷰를 부탁했다.

우선 송용진은 지난해 발매한 싱글 곡들 중 슈퍼액션히어로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슈퍼액션히어로는 2월에 발매된 곡으로 거친 기타 리프와 강렬한 드럼연주를 가미한 전형적인 하드록이다. 특히 기타 솔로 연주를 포함해 딱 떨어지는 곡의 전반적인 연주력은 최근 발매된 인디신의 록 앨범 중에서는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정치적 색을 담은 가사도 눈에 띈다.

"전 개인적으로 쿠바의 2집 앨범을 좋아해요. 우리 밴드의 색을 가장 잘 살린 앨범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슈퍼액션히어로는 그때의 느낌을 살려냈습니다. 가사에 정치적인 색과 비판 정신을 담은 거죠."

"실제 제가 이 곡을 쓰기 전에 비리로 검찰에 송환되는 한 인사가 사람들의 호위를 받으며 걸어가는 장면을 TV로 보게 됐죠. 자기가 마치 슈퍼액션히어로인 것 마냥 가는 모습에 분노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록 정신인 비판과 저항을 제대로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것을 실행에 옮긴 곡이 슈퍼액선 히어로 입니다."

 

두 번째 곡은 '무드스윙'이다. '무드스윙'은 초반만 얼핏 들으면 단순 올드한 개러지 혹은 정통 로큰롤의 냄새가 강한 곡으로 생각되기 쉽다. 하지만 곡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색다른 구성을 한 얼터너티브 성향의 록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곡에서는 느닷없이 후반부를 지배하는 기타 솔로 연주가 매우 특색있게 다가온다.

"무드스윙을 놓고 멤버들 끼리는 난데없는 곡이라고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결과물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 곡이었죠. 예전 스타일의 록음악은 아니지만, 연주만큼은 예전 스타일을 살린 곡이죠. 새로운 시도라는 측면에서는 확실히 가치가 있는 곡이에요."

'흔적'은 송용진이 선택한 세 번째 리뷰곡이다. '흔적'은 그동안 송용진이 가장 하고 싶고 추구한다고 하던 70년대 록 스타일을 가장 잘 표현한 곡이다. 특히 쿠바라는 연륜 있는 밴드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무게감'이 잘 느껴진다. 연주적인 부분에서는 워낙 잘 나온 곡이다 보니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흔적은 우리 나이에 맞게 잘 쓴 곡 같아요. 애들답지 않고 음악 전체적으로도 깊이가 있어요. 이 곡도 정말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에요."

송용진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리뷰곡은 '뮤즈'다. '뮤즈'는 지난 10월 발매한 곡으로 80년대 유행하던 멜로디 위주의 정통 록발라드 음악이다. 대중성을 부각한 곡이기도 하다.

"뮤즈는 싱글 프로젝트 초반 준비한 곡이었는데 여름이라 발매 시기가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묵혔다가 가을에 발매했습니다. 역시 대중성 중심의 록발라드가 잘 먹힌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곡이에요."

 

◆ 프로듀서 송용진 '음악 기술의 달인'

지난 9일 롤링홀에서는 송용진의 개인 단독콘서트가 열렸다. 이 무대에서 송용진은 20여 곡에 달하는 뮤지컬 곡들을 록음악으로 편곡해 무대를 펼쳤다. 우려도 컸다. 뮤지컬 곡들이 워낙 록음악과는 거리가 있는 장르다 보니 생긴 걱정들이었다.

하지만 송용진은 이날 뮤지컬 넘버들을 특색있고 훌륭한 록 밴드의 곡들로 완성했다. 편곡, 음향 조율 등 뛰어난 음악 기술을 가진 송용진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학교 다닐 때 제 꿈은 록 밴드 프로듀서였어요. 그래서 엄청나게 음악의 기술적인 부분을 공부했죠. 음향 엔지니어부터 시작해 녹음, 믹싱, 편곡 등 기술적 부분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던 거죠. 그래서 제게는 프로듀서로서의 마인드가 확실히 잡혀 있습니다. 특히 음향 부분에 있어서는 저 스스로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이런 제 능력을 많은 분께서도 알아주셔서 최근에는 딕펑스, 이영미, 이지보이 등을 프로듀서 했죠. 제가 직접 연주하고 노래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다른 뮤지션들을 프로듀싱하는 부분도 제 음악인생에서는 가장 중요한 한 부분입니다."

(*현재 송용진은 증산동에 100평에 달하는 최신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송용진은 가난한 뮤지션들을 위해 프로듀싱 작업 등을 해주며 인디신 대선배다운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인디신에서는 뮤지컬 배우 송용진 아닌 로커 송용진으로

송용진은 마지막으로 인디신 팬들과 밴드를 좋아하는 대중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인디신에서만큼은 1세대 로커이자 음악인 송용진으로 인정을 받고 싶다는 바램을 피력했다.

"90년대 후반 제가 밴드 활동을 하면서 행복했지만 먹고 살길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우연히 섰던 무대가 록 뮤지컬이었죠. 그때 제 인생에 큰 변화가 왔어요. 당시 섰던 록 뮤지컬이 크게 히트하면서 이후 계속해서 뮤지컬 제의가 들어왔고 배우로서 활동하게 된 거죠. 정말 뮤지컬 무대에 대해 고마움과 사랑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뿌리부터 로커고 뮤지션입니다. 비록 지금은 배우라는 직업도 사랑하고 아끼지만 그래도 제 마음속의 정체성은 음악이 자리하고 있어요. 대중들께서 인디신에서만큼은 배우 송용진이 아닌 로커 송용진으로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소개

 

송용진=서울 출신. 서울예술대 실용음악과 상명대학교 석사. 현재 숭의여대 공연예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 어린 시절 피아노로 음악을 시작하다. 중학교 때 록밴드의 매력에 빠져 기타를 쳤다. 대학 시절인 97년 록밴드를 결성해 인디신에 진출했다. 이후 2003년 쿠바 보컬로 현재까지 음악 활동을 해오는 중이다. 현재 그는 1세대 로커이자, 음악 프로듀서로서 인디신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송용진의 한 줄 목표

"한국의 로버트 플랜트가 되고 싶어요."

 

(*박영웅 드라마/인디 전문 기자 인디관련 기사는 인디레이블탐방에서 더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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