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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있어요' 명탐정 지진희의 신내린 추리는 왜 자꾸 등장하는 것일까?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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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있어요' 명탐정 지진희의 신내린 추리는 왜 자꾸 등장하는 것일까?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1.24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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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영국에 셜록 홈즈가 있고, 일본에 명탐정 코난과 소년탐정 김전일이 있다면, 한국에는 명탐정 지진희가 있었다.

23일 방송된 '애인있어요' 39회에서 최진언(지진희 분)은 특유의 추리력(?)을 앞세워 이번에는 누가 봐도 완전범죄라고 자평했던 민태석(공형진 분)의 음모를 분쇄했다.

'애인있어요' 39회에서 도해강(김현주 분)은 차량경보음이 울려서 지하주차장에 내려오고 그 곳에서 마침 천년제약을 찾아온 백석(이규한 분)과 만난다. 그리고 오토바이를 탄 남자가 김현주를 습격하려고 하자 이규한은 그를 눈치채고 자신의 몸으로 김현주를 보호하고, 대신 야구방망이에 수 차례 맞아 넘어지며 경추신경 손상으로 오른팔과 다리가 마비될지 모르는 중상을 입게 된다.

▲ SBS 주말 특별기획 '애인있어요' [사진 = SBS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

모든 정황상 당연히 김현주는 이규한의 사고가 자신 때문이라고 자책하게 된다. 이는 강설리(박한별 분) 역시 마찬가지. 천년제약 앞에서 1인시위를 하다 이규한의 사고소식을 듣고 달려온 박한별은 김현주에게 "당신이 진작 오빠 옆에서 떠났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만약 오빠가 잘못된다면 내 손으로 당신을 죽여버릴거야"라는 악담까지 퍼붓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명탐정 지진희의 추리로 명쾌하게 정리된다. 경찰은 김현주를 협박하고 이규한을 린치한 가해자로 미도제약 신일상 대표의 아들을 체포하지만, 지진희는 협박은 했지만 폭행은 자신이 하지 않았다는 용의자의 말을 바로 받아들이고 다른 범인의 가능성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지진희는 경찰도 찾아내지 못한 단서들을 CCTV만으로 찾아내며 '명탐정'다운 모습을 보인다. 지진희는 화질도 조악한 CCTV 화면으로 오토바이 번호판이 위조됐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지하주차장을 뒤져 범인이 버린 담배와 사탕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 증거들만을 가지고 김현주에게 "범인이 노린 것은 처음부터 너가 아니라 백석 변호사였다"며 "보통 상대를 잘못 공격하면 도망가는 게 보통인데, 이 사람은 다시 돌아와 공격했다"며 이런 짓을 할 사람으로 매형인 민태석(공형진 분)을 바로 지목한다. 물론 지진희의 본업은 당연히 탐정도 경찰도 아니고 그냥 아주 평범한 연구원 출신의 천년제약 후계자다.

지진희가 '애인있어요'에서 보여준 명탐정 전력은 당연히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진희는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4년 전 벌어진 도해강 교통사고 사건의 전말을 완벽하게 맞춰냈고, 도해강이 과거의 기억을 되찾고 '독고용기'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최근 4년의 기억을 잃은 척 연기한다는 것도 맞춰낸다. 게다가 23일 방송에서는 아버지 최만호 회장(독고영재 분)이 김현주의 아버지인 독고지훈을 살해하고 쌍화산을 가로챘다는 그만의 수사결과까지 내놓고 아버지 독고영재를 몰아세운다.

지진희의 이런 명탐정 추리는 '애인있어요'가 중반부 한창 뜨거웠던 인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애인있어요'는 중반부에서 애초 기획된 역불륜 설정이 사라질 정도로 애틋하고 강렬한 김현주와 지진희의 슬픈 로맨스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4년 전 김현주의 교통사고부터 김현주의 쌍둥이 자매인 독고용기(김현주 분)의 재등장과 천년제약의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민태석(공형진 분)의 음모 등이 얽히면서 이야기는 점차 로맨스에서 기업 스릴러로 변질되기 시작했고, 복잡하게 전개된 이야기들을 시청자들에게 명쾌하게 설명하기 위한 '데우스마키나'로 지진희의 명탐정 추리가 툭하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 SBS 주말 특별기획 '애인있어요' [사진 = SBS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

'애인있어요'에서 명탐정 추리를 선보인 것은 지진희만이 아니었다. 중상을 입은 이규한 역시 자신의 핸드폰에 누군가 박한별의 1인시위 사진을 보내서 천년제약으로 유인했다는 단서 하나만으로 모든 정황을 파악하고 공형진이 재판을 막기 위해 자신을 해치려했다는 것을 추리해낸다. 지진희와 이규한, 두 명의 명탐정이 손을 잡으니 공형진이 대체 이들을 어떻게 당하겠는가?

'애인있어요'는 드라마 전개에서 참으로 희한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초반부에는 지진희와 박한별의 불륜, 지진희와 김현주의 이혼으로 전형적인 막장드라마의 전개를 선보이다가, 중반에는 이혼한 전 아내 김현주를 향한 지진희의 애틋한 순애보와 기억을 잃었지만 서서히 지진희에게 물들어가는 김현주의 로맨스로 단숨에 명품 로맨스 드라마로 칭송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전개되는 후반부는 명품 로맨스는 사라지고 그렇다고 막장도 아니고 수많은 넘쳐나는 이야기 속에서 하루하루 스토리 전개를 펼쳐나가기에도 숨가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상황이 되다보니 '애인있어요'가 초심을 잃고 헤맨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애초에 중반부의 명품 로맨스 전개가 제작진들조차 의도하지 못했던 기대 이상의 상황이었고 지금의 전개가 예상한 수준인건지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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