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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의 미'까지 클래스가 달랐던 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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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의 미'까지 클래스가 달랐던 로번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7.13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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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위전 모든 골 관여, MOM 선정만 3차례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알고도 막을 수가 없었다. 오렌지군단의 진군을 이끌었던 아리언 로번(30·바이에른 뮌헨)은 마지막 경기에서도 클래스를 입증했다.

로번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리아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데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3·4위전 브라질과 경기에서 직접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팀의 모든 골에 관여하며 3-0 대승을 이끌었다.

브라질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로번이야말로 이번 대회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오른쪽에서 왼발로 치고 들어오는 그의 주특기를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로번은 휘슬 소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부터 스콜라리의 대책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전반 3분 로빈 판 페르시의 패스를 받은 그는 특유의 폭발적인 드리블로 돌파를 시도했고 브라질 수비수 치아구 시우바에게 페널티킥을 유도해냈다.

두 번째 골 역시 로번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전반 17분 그는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들던 요나탄 더휘즈만에게 패스를 내줬다. 더휘즈만은 정확한 크로스를 연결했고 쇄도하던 달레이 블렌트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켰다.

후반 추가 시간에 나온 쐐기포 역시 로번의 작품이었다. 그는 오른쪽 오버래핑에 나선 다릴 얀마트에게 절묘한 힐 패스를 연결했고 얀마트는 완벽한 문전 패스로 헤오르히니호 베이날뒴의 세 번째 골을 완성시켰다.

FIFA는 경기 후 10.253㎞를 누비며 브라질 수비진을 혼돈에 빠뜨린 로번을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했다. ‘세계 최고의 윙어’는 이번 대회에서만 세 차례 MOM을 거머쥐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로번은 FIFA 공식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을 이긴 것은 월드컵의 이상적인 마무리였다”며 “누구도 우리가 여기까지 오를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3위에 오를 자격이 충분한 팀이다. 대단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그는 두 경기에서 10골을 내주며 큰 충격에 휩싸인 브라질 국민들을 위로하는 성숙한 모습도 보였다. 로번은 “브라질엔 정신적으로 어려운 경기였을 것이다. 그들의 앞날에 좋은 일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 국민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그들의 큰 성원을 받아 이 대회를 즐길 수 있었다”면서 “내 생애 한번 뿐인 최고의 경험이었다. 브라질에서 뛴 것은 영광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로번은 FIFA가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수여하는 골든볼 후보 10명에도 올라 있다. 그의 성적은 7경기 3골 1도움. 기록만 놓고 본다면 경쟁자들에 비해 다소 처지는 성적이다. 하지만 대회를 지켜본 이들이라면 로번의 경쟁력이 그 누구와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4년 전 남아공 월드컵 준우승에 이은 3위의 성적. 로번은 아쉬움이 남는 듯 “국가를 대표해 뛴다는 것은 언제나 큰 영광이다”라며 “아직 4년이 남아 지켜봐야겠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도 뛰고 싶다”고 다음 월드컵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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