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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유쾌한 포즈,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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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유쾌한 포즈, 어렵지 않아요!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4.07.14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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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Tip!] 우선 피촬영인의 카메라 울렁증을 해소하라

[스포츠Q 최대성 기자] 배우 이민호, 스포츠인 김연아, 소녀시대 윤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카메라 앞에서의 '당당함'이다.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광고, 영화, 화보 촬영 등을 경험했기에 그들은 자신들의 매력을 120% 보여줄 수 있는 '포즈'를 터득했고 당당히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다.

안타깝게도 '나만의 포즈'를 터득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평범한 사람들은 대부분 카메라 울렁증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부터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시선은 어디다 둘지 손은 어떻게 할지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각종 취재 현장에서 설정 사진을 촬영할 때는 한 명의 '돌잔치 사진사'가 되어야 한다. 딸랑이와 뽁뽁이로 아기를 어르고 달래듯이 어색해 하는 취재원들을 설득시켜야 한다. 현장의 상황이나 취재원의 상태에 따라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유도하거나 활기차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취재원들의 얼굴에서 어색함을 최대한 지울 수 있기 때문이다.

드디어 어색함을 지웠다면 이제 생각해둔 포즈를 취하게 해야 한다. 어떤 포즈가 좋은 포즈일까? 사람에 따라 여러 생각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유쾌함이 느껴지는 포즈를 좋아한다. 독창적이면 더 좋고 생동감이 넘치면 금상첨화다. 그래서 나는 '파이팅' 포즈를 촬영할 때마다 취재원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정말로 소리 내어 파이팅을 해야 합니다. 입 모양만 연기하면 사진에 다 드러나거든요"

모두의 시선을 끄는 유쾌한 포즈는 그리 어렵지 않다. 즉, 진짜로 포즈를 취하면 된다. 여기, 우여곡절 끝에 카메라에 담은 몇 가지 단체 포즈를 소개해 본다.

 

"만삭 세리머니"

 

지난 4월 2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안양스카이어머니배구단을 취재했다. 어머니와 배구를 어떻게 하면 한 장의 사진에 넣을 수 있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가운데 축구경기에서 가끔 선보이는 만삭 세리머니를 접목시키기로 했다.

이 장면을 부탁 드리자 어머니들은 아주 난감해 했다. 그래서 '배 아파 낳은 내 자식처럼 배구를 사랑하고 있다'는 포즈의 의미를 충분히 설명해 설득시켰고 드디어 배구버전 만삭 세리머니 단체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밝게 웃으시는 어머니들 덕분에 사진에 유쾌함이 넘쳐 흘렀다.

                                                                      
"줄 맞춰 서지 마세요"

 

지난 3월 20일 송곡여자고등학교에서 필드하키팀 취재를 했다. 운동선수의 경우 단체사진을 촬영할 때마다 공통적으로 직면하는 문제가 있다. 바로 사진 찍자고 말하면 십중팔구는 이열 횡대로 포즈를 취하는 것이다. 게다가 표정은 심각하기 이를 데 없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공부하는 학생, 운동하는 학생이기 이전에 꿈이 팔팔한 개성 넘치는 청소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그래서 외쳤다.

"모두 줄 맞춰 서지 말고 그 골대 안에서 자유롭게 포즈를 취해 봐~"

 

"바닥에 누워볼까요?"

 

지난 4월 8일 생활체육을 즐기는 여성들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여대 유도부를 찾았다. 싱그러운 봄날을 닮은 여대생들은 저마다 개성이 뚜렷했고 공통적으로 "포토샵 꼭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나이가 들어 살이 처지는 이유는 다름아닌 중력 때문이다.

예쁘게 보이고 싶은 여대생들을 위해 그들을 바닥에 동그랗게 눕혔다. 카메라를 올려다 보는 학생들의 얼굴은 이미 중력에서 해방되어 있었다. 바닥에 누워 단체사진을 찍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체육관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색다른 경험 때문인지 그들의 얼굴에서 어색함은 이미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 한번 보세요"

 

지난 6월 2일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우슈 대표팀을 찾았다. 우슈는 간단히 말해 쿵푸와 같은 무술을 말한다. 마침 훈련장이 숲 속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우거진 수풀 사이에서 훈련에 매진하는 콘셉트로 촬영을 시작했다. 구도를 정하고 선수들을 정해둔 위치에 세우고 나서 어떤 포즈를 원하는지 설명했지만 만족할 만한 포즈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가장 비슷한 사진이 찍혔을 때 그들에게 직접 보여주었다.

피촬영인은 자신이 어떻게 찍히고 있는지 궁금해 한다. 그래서 가장 잘 나온 사진을 촬영도중 보여주면 훨씬 매끄럽게 촬영을 이어갈 수 있다. 이날도 사진을 보여준 이후 선수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촬영에 협조해 주었다.

dpdaesung@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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