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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12년, god와 팬들이 '하늘색 기적' 일으킨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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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12년, god와 팬들이 '하늘색 기적' 일으킨 시간
  • 이예림 기자
  • 승인 2014.07.13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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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이예림 기자] 2014년 7월12일 까만 밤하늘 아래 잠실 보조경기장은 12년을 기다려 왔던 하늘색 불빛으로 가득했다.

이날 그룹 god는 오후 8시 잠실 보조경기장에서 컴백 15주년 기념 콘서트 ‘15th Anniversary Reunion Concert'를 개최했다.

◆ 12년 동안의 쉽지 않은 기다림

god는 2002년 5집 ‘Chapter 5’ 활동 이후 윤계상의 탈퇴로 인해 박준형, 데니안, 손호영, 김태우 네 명 체제로 활동했다. 윤계상은 연기자의 길로 전향했고 god는 2005년 7집 ‘하늘속으로’를 끝으로 각자의 길을 걸었다.

2012년 케이블채널 올리브티비 ‘윤계상의 원테이블’ 최종회에서 다섯 멤버들은 그룹 활동 이후 처음으로 모였다. 멤버들은 윤계상과의 오해를 풀었고 윤계상은 이에 “예전으로 돌아가자”라고 말해 팬들로 하여금 완전체 컴백을 기대하게 했다.

윤계상은 이날 공연에 앞서 기자회견장에서 “컴백 준비를 하는 데 2년이 걸렸다”고 밝혔을 정도로 멤버 모두 다른 소속사에서 활동하고 있어 준비가 쉽지 않았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영상에서 god의 예전 사진들이 지나간 뒤에 박준형의 목소리가 'god is back'이라고 말하자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god가 컴백 공연에서 12년 만에 완전체로 나타났다. [사진=싸이더스HQ 제공]

15주년 콘서트의 첫 곡은 지난 5월 완전체 컴백을 공식 발표한 뒤에 기부곡으로 발표한 ‘미운오리새끼’였다. 노래가 끝난 뒤에 ‘길’을 불렀는데 윤계상이 등장할 때마다 팬들은 더 큰 환호를 보냈다. 윤계상은 12년 만에 돌아온 무대가 낯설고 팬들과의 오랜만의 만남에 쑥스러운지 계속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손호영은 “모두들 불가능할 거라 말했지만 지금 여러분 앞에는 다섯 명의 남자가 있습니다. 기적을 만들어주신 것은 바로 여러분입니다”라고 말했다. 손호영은 이어 ‘사람들이 가능성 없다고 말하지만 사랑하고 싶다’는 내용의 ‘0%’를 불렀다.

손호영은 “젖어야 하는 물건 없죠?”라고 말하자 팬들은 하늘색 우비를 주섬주섬 입기 시작했고 “뛰어”라는 말에 일제히 서서 하늘색 야광봉과 풍선을 흔들며 뛰었다. “뛰어”에 맞춰 워터캐논이 활용됐다.

◆ 히트곡 행렬…지난날을 돌이킨 이날의 기적

god가 '미운오리새끼'를 열창하고 있다. [사진=싸이더스HQ 제공]

‘국민 그룹’이라는 호칭이 붙은 만큼 이날 공연은 히트곡들의 행렬이었다. god는 ‘하늘색 약속’ ‘프라이데이 나잇’ ‘관찰’ ‘애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모르죠’ ‘왜’ ‘우리가 사는 이야기’ ‘다시’ ‘니가 필요해’ ‘니가 있어야 할 곳’을 불렀다.

‘어머님께’ ‘거짓말’을 부를 때에는 팬들도 함께 떼창(떼를 지어 합창)했다. 신곡 ‘새터데이 나잇’은 레이저, 워터캐논, 스프레이가 활용되는 등 연출이 가장 돋보이는 무대였다.

무대 양쪽에는 시계가 세 개 씩 붙어 있어 12년 만의 만남, 200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전성기 때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 등 ‘시간’의 테마를 상징하는 듯 했다. 메인 스크린에는 다섯 개의 원 테두리 안에 멤버들의 얼굴이 확대됐고 마치 액자 속 사진 같은 애틋한 느낌을 줬다.

공연 중간에는 당시 20세였던 김태우가 춤을 추는 영상과 최근 김태우가 8집 컴백을 위해 춤 연습을 힘들어하는 모습이 흘러나왔다. 자막에는 ‘그래서 우리는 바꿔야만 했다. 김태우 때문에...’라고 나와 팬들이 크게 웃었다.

이에 데니안은 “아까 영상을 봐서도 알고 있듯이 태우가 이 춤을 가뿐하게 췄지만 지금은 꿈도 못꿀 춤이 됐다. 그 정도로 세월이 흘렀다”며 회상에 잠겼다.

god가 히트곡들로 무대를 꾸미고 있다. [사진=싸이더스HQ 제공]

데니안은 “2집때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첫 방송 당시 팬 30명이 왔다. 지금 내 눈 앞에는 15000명이 있다. 여기에는 god의 팬들, 음악을 듣고 싶어 오신 분들이 계실텐데 모두가 그 시절의 추억들을 공유하고 싶어 오셨을 거라 생각한다. 맞나요?”라고 묻자 관객들이 “네”라고 합창했다.

'프라이데이 나잇' 박준형은 "우리들이 '불금'(불타는 금요일')의 원조다. 수요일만 되면 발로 다 차버리고 싶다. 금요일이 되면 집에서 옷을 벗죠"라고 말하며 아우터를 벗고 징이 박힌 조끼로 갈아 입었다. 박준형은 객석에 "차려입고 어디 가죠?"라고 묻자 팬들은 "클럽"이라고 외쳤다. 박준형의 "누구 노래 듣죠?"라는 질문에 팬들은 "지오디"라고 말하자 박준형은 "뻥치시네"라고 답해 팬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박준형은 "여러분들 진짜 보고 싶었어요. 실수가 있어도 이해해 주세요"라고 말한 뒤 징이 박힌 조끼들을 입은 멤버들은 '프라이데이 나잇'을 열창했다.

◆ '하늘색 약속' 지킨 god와 팬들

'다시'를 부를 때에는 메인 스크린과 양쪽 스크린을 흑백 조명으로 처리해 과거의 향수에 젖게 했다.

다섯 멤버가 12년 만에 "안녕하세요 지오디입니다"라고 인사하자 팬들은 모두 '안녕, 참 오랜만이지'라고 써져 있는 하늘색 플래카드를 들고 god의 완전체 컴백을 환영했다.

god가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싸이더스HQ 제공]

멤버들은 "지오디에서 신의 소리를 맡고 있는 김태우입니다" "지오디에서 무한 긍정을 맡고 있는 손호영입니다" "안녕하세요 40해를 먹은 박준형입니다" "지오디에서 피부를 맡고 있는 데니안입니다"라고 위트있게 인사했다. 윤계상은 "오랜만입니다"라고 말을 꺼낸 뒤 몇초 말을 잇지 못하다 "뇌수막염을 맡고 있는 윤계상입니다"라고 말해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김태우는 윤계상에게 "12년 만에 1만3000명의 팬들과 함께 하고 있는데 기분이 어떠세요"라고 묻자 윤계상은 "너무 벅차 올라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준형은 "미국에 있는 동안 허리가 다쳐 우울증 환자가 됐다. 옛날 동영상과 여러분들의 sns멘트를 보며 힘을 냈다. 아까 무대 뒤에서 계상이와 뒤에서 함께 울었다"고 말하며 팬들에게 반가움과 고마움을 전했다.

데니안은 "현재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20년 뒤에 지금 이 순간을 추억하고 싶어 공유하고 싶어 함께 하는 것이 새로운 꿈이 됐다.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를 여러분과 다시 부르게 될 지 상상만 했지 현실이 될 줄 몰랐는데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언급했다.

이날 god는 '촛불 하나'를 끝으로 콘서트를 마친 뒤에 앙코르 무대로 '하늘색 풍선'과 '보통날'을 불렀다.

'하늘색 풍선'을 꾸민 뒤에 윤계상은 "나를 받아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 편지를 공개했다. 이에 멤버들은 눈물을 흘렸으며 팬들은 "고마워"라고 화답했다. 김태우는 "여기까지 오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다섯 명만 안다. 쉽지 않은 결정을 해준 계상이 형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팬들이 하늘색 풍선으로 윤계상의 컴백을 환영했다. [사진=싸이더스HQ 제공]

god는 '보통날'에 멜로디를 새롭게 추가해 윤계상의 파트를 넣어 완성된 곡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공연을 보기 위해 가수 아이유, 로이킴, 걸그룹 달샤벳, 윤계상의 연인 이하늬가 참석했으며 선배 가수 조용필이 컴백 콘서트를 축하하기 위해 화환을 보냈다. 이날 아이유는 공연 중간에 흘러나온 영상에서 "나도 국민이기에 god를 좋아했으며 내 초등학교의 시절 전부는 god였다"라고 전했다.

god 멤버들은 그간 방송에서 "재결합할 마음은 있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다시 한 자리에 돌아오기에는 멤버들 각자의 길을 너무 멀리 간 것처럼 보였다. 불가능처럼 보였던 완전체 컴백은 이날 현실화됐다. 이날을 기점으로 god는 어떤 새로운 기적의 역사를 써내려 갈지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god는 12~13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달 2~3일 광주 염주종합체육관,15~16일 부산 벡스코, 23~24일대구 엑스코, 30~31일 대전 무역전시관을 돌며 전국투어 콘서트를 진행한다.

pres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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