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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마라도나 넘지못한 메시의 '슬픈 골든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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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마라도나 넘지못한 메시의 '슬픈 골든볼'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7.14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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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1986' 못이룬 메시, "MVP는 아무 의미 없다"...월드컵 우승은 다음으로 미뤄

[스포츠Q 홍현석 기자] 브라질 월드컵 내내 아르헨티나를 혼자서 이끌었던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가 자신이 넘어야 될 산인 디에고 마라도나(54)를 끝내 넘지 못했다.

메시는 14일(한국시간) 독일과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선발 출장하며 연장까지 120분 동안 팀을 이끌었지만 교체 투입된 독일 미드필더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 뮌헨)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분패,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메시는 경기 후 기자단 투표로 선정돼 대회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받았지만 월드컵 우승을 하지 못해 '내가 왜 이 트로피를 받아야 하나' 하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에게만 기쁘지 않은 골든볼이었다.

메시는 이전에 참가했던 2006 독일,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의 부진에서 벗어나 이번 대회에서는 팀을 월드컵 결승까지 이끌었다.

다른 동료들이 부진했지만 메시는 맹활약하며 아르헨티나가 터뜨린 8골 중 4골을 넣었다. 또 첫경기부터 16강전까지 4경기 연속 최우수선수(맨오브더매치)에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언론들은 아르헨티나를 ‘메시 원맨팀’이라고 깎아내렸고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마라도나는 “메시를 도울 수 있는 선수가 없다면 아르헨티나는 우승할 수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런 마라도나의 예상은 귀신같이 적중했고 메시는 동료들의 활약 없이 답답한 아르헨티나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결승전에서도 그를 도와줄 수 있는 동료는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공격에서 메시와 함께 활약을 보여줬던 앙헬 디마리아(26·레알 마드리드)가 벨기에와 8강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4강전부터 나올 수 없었고 결승전에서 그를 돕기 위해 나온 세르히오 아궤로(26·맨체스터 시티)와 에세키엘 라베시(29·라치오)는 전혀 힘을 보태지 못했다.

그리고 메시 역시 후반 2분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기도 했다. 독일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며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28·바이에른 뮌헨)과 1대1 찬스를 만들었지만 그가 왼발로 찬 대각선슛이 살짝 골포스트를 빗나가면서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영국 언론 텔레그라프는 경기 후 “마랑카낭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전에서 보여준 메시의 '중노동'은 결국 악몽으로 끝나고 말았다”며 혼자 팀을 이끌었던 메시의 아쉬운 퇴장을 전했다.

메시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주 좋은 팀과 경기를 했고 우리는 찬스가 있었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우승컵을 고국에 전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다. 나에게 골든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많은 언론들과 축구 팬들은 대회 전부터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 여부에 주목했다. 메시는 소속팀인 바르셀로나에서 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리그 최다골 기록과 발롱도르 수상까지 그가 팀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다 이뤘다.

이미 축구계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펠레(74), 호나우두(38), 마라도나를 뛰어넘는 성적을 거뒀지만 그에게 유리한 단점은 바로 월드컵 우승컵이었다. 월드컵 우승만 갖춰졌다면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 결승전에 언론과 팬들은 관심을 쏟았지만 이번에도 우승을 하지 못하며 자신과 항상 비교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축구 전설' 마라도나를 넘지 못했다. 198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에서 독일을 꺾고 우승으로 이끈 마라도나의 카리스마도 영광도 끝내 다시 이뤄내지 못했다.

4년 뒤 러시아 월드컵에서 그는 31세가 된다. 공격수로는 하락기로 접어드는 나이에서 과연 그가 지금의 활약을 그 때까지 이어가며 자신의 커리어의 마지막 빈자리를 채워나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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