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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들의 뼈있는 수다 '비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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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들의 뼈있는 수다 '비정상회담'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7.15 0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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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잘생긴 외국 청년들이 안방극장에서 벌이는 한국어 입담싸움이 연일 화제다.

종편채널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매주 월 오후 11시)은 글로벌 토크쇼를 표방한다. 매주 2030 청년을 대표하는 스타가 한국 젊은이의 대표성을 띄고 방문, 개인으로서 당면한 현실적 문제를 안건으로 제시하면 각국 비정상 대표단은 이에 대한 생각과 경험담을 바탕으로 난상 토론을 벌인 뒤 안건과 관련, 가장 살기 좋은 나라를 선정한다.

7일 방송된 1회에서는 ‘청년들의 독립, 필수인가 선택인가’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첫 방송은 단박에 화제를 모았다.

▲ 외국인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 회담'[사진=JTBC 제공]

‘비정상회담’은 MC 전현무, 성시경, 유세윤과 각국을 대표하는 11명의 고정 패널이 출연한다. 넉살 좋은 아나운서 전현무, 지적이며 예리한 가수 성시경, 천연덕스레 촌철살인 멘트를 구사하는 개그맨 유세윤의 역할 분담 및 호흡은 확실하다. 각국 패널은 그동안 브라운관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인물들이라 신선하며 만화 캐릭터처럼 개성이 뚜렷하다.

음담패설에 능한 ‘흑형’ 샘 오취리(가나), 예의 바른 프로게이머 기욤 패트리(캐나다), 악동 분위기에 자기주장 뚜렷한 타투이스트 다니엘 스눅스(호주), 독설 작렬의 배우 에네스 카야(터키), 깝죽대기 일쑤인 모델·음악감독 줄리안 퀸타르트(벨기에), 진지한 아이돌 그룹 멤버 데라다 다쿠야(일본), 카딜러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와 훈남 탐험가 제임스 후퍼(영국), 논리정연한 아나운서 출신 장위안(중국), 놀랄만한 어휘력의 웹진편집장 타일러 라쉬(미국), 로맨틱 비보이 로빈 데이아나(프랑스)는 유창한 한국어(사투리 포함)로 서로 디스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거나 진지한 논쟁으로 재미를 더한다.

▲ '비정상 회담' 2회 게스트인 개그우먼 이국주(왼쪽)와 미스코리아 정소라[사진=JTBC 제공]

개그맨 장동민이 게스트로 출연한 1회에서 패널들은 자신의 고민뿐만이 아니라 한국 청춘이 봉착한 현실적 문제를 재기발랄한 시선으로 설득력 있게 짚어 공감을 자아냈다. ‘혼전동거’를 주제로 삼은 2회(14일)에서는 ‘의리녀’ 개그우먼 이국주와 2010년 미스코리아 진 정소라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설정 상 이뤄진 두 사람의 신경전을 비롯, 게스트에게 포커스가 맞춰짐으로써 토론의 집중도나 재미는 1회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주는 재미는 쏠쏠하다. 한때 인기를 모았던 ‘미녀들의 수다’와 차별화되는 미남들의 수다인 데다 ‘100분토론’ 류의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식상한 시청자에게 신선한 공기를 주입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여성들이 출연했던 ‘미수다’가 MC와 패널 사이의 단편적 토크 위주였다면 ‘비정상회담’은 패널들끼리 자유로운 대화와 주장을 펼친다. 각국의 문화차이에서 오는 갈등도 고스란히 드러낸다. 격한 논쟁 끝에 결론에 다다른다. 또 ‘미수다’가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문화에 국한됐다면 ‘비정상회담’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지구촌 청년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다양한 사례와 경험은 시청자의 시야 및 사고의 폭을 넓혀준다.

▲ '비정상 회담' 방송 장면[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핵심을 파고들지 못하는 둔탁한 질문과 뜬구름 잡기식 답변, 사회자의 기계적 중립으로 인해 분노 게이지만 상승하는 시사 토론 프로그램과 달리 ‘비정상회담’은 생생한 논의, 심도 있는 이야기가 가능하다. 입장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세 MC와 외국인 패널들은 모두 다함께 손잡고 일어나 코리아나의 ‘손에 손잡고’를 부르며 분위기를 전환, 웃음을 자아낸다. 인신공격하거나 목청 높이기 일쑤인 정치인·교수·평론가들보다 훨씬 세련됐고 스마트하다.

진화한 외국인 예능, 토론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비정상회담’이 거침없는 수다로 청년세대와 시청자의 꽉 막힌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길 기대해본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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