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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 19위로 '무한도전' 스타트! 그 역경의 도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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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 19위로 '무한도전' 스타트! 그 역경의 도전 이야기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2.17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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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봅슬레이 무한도전, 평창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스포츠Q 신석주 기자] 한국 봅슬레이가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2인승에서 대회 첫날 선전하며 평창 올림픽에서 메달 가능성을 확인했다.

원윤종(29)·서영우(23)는 17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산키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봅슬레이 남자 2인승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1분54초61로 30개 출전 팀 가운데 19위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봅슬레이의 산증인인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부회장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기록했던 순위와 같다.

당시 강 부회장은 남자 4인승 대표팀을 이끌고 사상 처음 올림픽에 출전해 일본을 제치고 19위에 올라 결선 4차 레이스에 참가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당시 밴쿠버올림픽의 기록은 ‘봅슬레이 불모지’ 한국에 희망을 싹틔우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한국 봅슬레이는 아메리카컵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 2008년부터 출전한 아메리카컵은 FIBT에서 주관하는 대회로 월드컵보다 한 단계 낮지만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할 만큼 권위가 있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2008년에 15위를 기록했고 이후 5년 뒤인 2013년 봅슬레이 2인승 8, 9차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획득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올해 아메리카컵 7차 대회에서도 원윤종-서영우 조. 김동현-전정린 조가 1, 2위를 차지하며 소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 빌려 탔던 썰매로 시작한 기적의 레이스

초창기 다른 나라 썰매를 빌려 탈 정도로 열악했던 한국 대표팀은 변변한 훈련장이 없어 아스팔트 위에서 바퀴 달린 썰매를 타고 훈련하는 것이 전부였다. 때문에 여름철이면 지면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숨이 턱 막혔고 넘어지기라도 하면 부상을 당하기 십상이었다.

선수들도 5년 미만의 초보자들로 봅슬레이에 대한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다. 다른 운동을 하던 선수들이 모여 봅슬레이에 적합한 체격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가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하루 8끼를 먹어 체중을 늘린 것은 유명한 에피소드가 됐다.

또 경기장의 날씨에 따라 썰매의 날을 바꿔야 하지만 대표팀은 단 하나의 날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훈련했다.

그래도 봅슬레이 팀의 열정은 뜨거웠다. 부족한 훈련량을 극복하기 위해 2013년에는 북미, 유럽(러시아, 오스트리아) 등 해외 전지훈련으로 다양한 코스를 경험하며 실전 감각을 익혔다.

또 대표팀은 평창에 생긴 100m 스타트 트랙을 통해 출발 훈련에 집중했다. 봅슬레이 대표팀 이용 감독은 소치올림픽 출정 전에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현재 한국 대표팀의 스타트 수준은 세계 톱 10안에 들 정도로 뛰어나다"고 말했다.

실제 소치올림픽에서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등 썰매 선수들의 스타트 기록은 선두권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제 봅슬레이의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우선 기업의 후원도 크게 늘었다. 2011년부터 대우인터내셔널이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의 메인스폰서로 나서면서 훈련비, 썰매구입비 등 총 24억원을 지원해 한결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게 됐다. 썰매를 빌려 탔던 대표팀은 이제 5대의 썰매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은 메달에 연연하지 않고 4년 뒤를 내다봤다. 평창올림픽을 위한 전초전인 셈이다. 이용 감독은 “15위 안에 들어간다면 다음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이 가능한 성적으로 한발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평창올림픽까지 남은 4년의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힘든 역경을 딛고 뜨거운 열정으로 놀라운 성장을 보인 한국 봅슬레이가 보여줄 기적의 레이스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chic42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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