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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한국축구, 유망주들 있기에 희망의 싹은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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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한국축구, 유망주들 있기에 희망의 싹은 튼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16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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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에이스로 급부상…K리그와 유럽서도 젊은 선수 성장중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축구, 아직 죽지 않았다'

2014년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돌아왔지만 한국 축구의 성장과 발전은 '미래진행형'이다. K리그와 유럽 등에서 미래의 대표팀 선수들이 쑥쑥 기량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각 대표팀의 유망주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프랑스의 폴 포그바(21·유벤투스)는 당당하게 월드컵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고 네덜란드의 멤피스 데파이(20·PSV 에인트호번) 역시 미래의 스타 선수가 될 것임을 보여줬다.

또 24년만에 통산 4번째 우승을 달성한 독일 축구의 힘 역시 젊은 선수들이 없었으면 이뤄질 수 없었다. 아르헨티나와 결승 연장에서 결승골을 넣은 마리오 괴체(22)와 토니 크로스(24·이상 바이에른 뮌헨) 등도 20대 초반에 불과하다.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 역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골든부트(득점왕)를 받았을 때 겨우 갓 20세를 넘겼을 뿐이었다.

▲ 손흥민이 브라질 월드컵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적시장이 열릴 때마다 명문구단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아 4년 뒤 러시아 월드컵에서 에이스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한국 축구도 마찬가지다. 월드컵이 경험을 쌓는 것이 아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는 무대라고는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세계 축구 경험은 소중한 자신이다. 이들이 K리그와 유럽에서 맹활약하며 기량을 쌓아간다면 4년 뒤 러시아 월드컵을 기대할 수 있다.

◆ 손흥민, 데뷔전부터 '맨오브더매치' 4년 뒤엔 에이스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은 대표팀 선수 가운데 막내이면서도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쳐 형님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지기 싫어하는 그의 성격은 끝내 눈물샘을 터뜨리게 했다. 3경기 내내 투혼을 발휘했던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했다.

손흥민은 비록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러시아와 첫 경기에서 최우수선수(맨오브더매치)에 선정됐고 알제리와 두번째 경기에서는 0-3으로 뒤진 후반 초반 추격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월드컵 출전 2경기만에 넣은 소중한 월드컵 데뷔골이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SV를 떠나 이미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뒤에도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2013~14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소속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짓는 골을 만들어내기도 헀다. 박지성(33·은퇴) 이후 UEFA 챔피언스리그 팀에서 활약하는 주전이다.

손흥민의 인상적인 활약으로 이적시장이 열릴 때면 그에 대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레버쿠젠은 놓아줄 생각이 없다. 레버쿠벤이 아직 20대 초반인 그에게 1000만유로의 이적료까지 지불해가며 5년 계약을 맺은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 류승우, ESPN이 뽑은 러시아 월드컵 기대주

손흥민과 함께 레버쿠젠에서 뛰고 있는 류승우(21)도 4년 뒤를 기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미국 ESPN의 축구전문 사이트 ESPNFC는 16일(한국시간)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스타가 될 수 있는 선수'라는 기사에서 류승우릍 포함시켰다.

ESPNFC는 "한국은 2018년에도 여전히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손흥민과 기성용 같은 스타가 있는데다 FC 바르셀로나에서 성장하고 있는 16세 이승우가 있다"며 "하지만 2018년 희망을 줄 수 있는 선수는 류승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터키에서 열렸던 20세 이하(U-20) FIFA 월드컵에서 류승우는 한국 축구를 8강으로 이끈 주역이다. 쿠바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후반 38분 역전 결승골을 넣은 류승우는 포르투갈과 두번째 경기에서도 전반 45분 동점골을 넣으며 2-2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 손흥민과 함께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뛰고 있는 류승우이 16일 미국 ESPNFC가 선정한 2018년 월드컵 스타 10명에 뽑혔다. 류승우는 2013년 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을 8강으로 이끈 주역이다. 사진은 FIFA U-20 월드컵 쿠바전에서 골을 넣고 환호하는 류승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1승 1무 1패의 전적으로 조 3위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오른 한국은 콜롬비아와 16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8강까지 올랐다. 이라크와 8강전에서 아쉽게 승부차기에서 져 4강 진출에 실패하긴 했지만 류승우는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됐다.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뒤 곧바로 레버쿠젠으로 임대된 류승우는 아직 2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지만 벨기에 주필러리그 리어스 SK와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진가를 알렸다.

◆ 유망주 화수분 포항 유스팀을 주목하라

포항은 K리그 클래식 구단 가운데 군인팀 상주 상무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국내 선수로만 꾸려진 팀이다. 벌써 두 시즌째다. 이를 두고 축구팬들은 황선홍 감독의 '쇄국축구'라며 '황선대원군'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줬다.

사실 축구 전문가나 기자들 사이에서는 포항의 국내 선수 위주의 운영 정책에 대해 비판의 시각이 적지 않다. 투자를 전혀 하지 않고도 성적을 낸다면 과연 어떤 구단이 좋은 선수를 데려오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포항의 강력한 유스팀이 있다. 포항의 유스 시스템은 K리그 클래식 구단 가운데 최고를 자랑한다. 이런 유스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이 지금 포항의 주축이다.

지난달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아인으로 떠난 이명주(24)를 포함해 골키퍼 신화용(31)과 신광훈(27), 김대호(26), 김승대(23), 손준호(22), 문창진(21) 등이 모두 포항 유스 출신이다. 지난 시즌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고무열(24)도 빼놓을 수 없다.

▲ 포항 18세 이하 유스팀 포철고에서 뛰고 있는 골키퍼 김로만은 190cm의 장신에 순발력까지 갖춰 4년 뒤가 기대되는 골키퍼다. [사진=포항 스틸러스 제공]

이들 외에도 포항 유스팀에서는 미래의 프로선수, 대표선수가 성장하고 있다. 포항중 등 포항의 유스팀들은 주말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또 영남대는 11일 대전한밭운동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대전코레일을 꺾고 2006년 이후 8년만에 역대 대학팀 FA컵 최고 성적인 8강에 올랐다.

바로 영남대의 주축이 포항 유스팀 출신이다. 이명주와 김승대, 손준호 등도 이미 영남대를 거쳐 포항으로 진출했다. 그리고 영남대의 전술 역시 포항의 짧은 패스 위주 공격 방식인 '스틸타카'와 닮아있다.

◆ 대표팀 차세대 수문장은 내게 맡겨라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전은 0-1 패배로 끝났지만 김승규(24·울산 현대)의 재발견이라는 소중한 소득도 얻었다. 당시 김승규는 무려 7개의 선방쇼를 이끌어내며 축구팬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데 모았다. 김승규가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여기에 포항 유스에서 성장하고 있는 김로만(18 포철고)도 기대를 모은다. 2011년 대교눈높이 전국 중등 축구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주역으로 골키퍼상까지 받으며 진가를 알렸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골키퍼를 맡으면서 차근차근 골키퍼 수업을 쌓은데다 190cm의 큰 키에도 순발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으로 이적한 김진수 역시 부상으로 월드컵 대표팀에서 낙마했지만 차세대 왼쪽 풀백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진=스포츠Q DB]

이밖에도 바르셀로나 후베닐에서 뛰고 있는 백승호(18)나 이승우(17)도 빼놓을 수 없다. 바르셀로나 후베닐은 리오넬 메시(27) 등 대스타를 배출한 팀으로 백승호와 이승우도 바로 이 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백승호는 2011년 바르셀로나와 5년 계약을 맺었을 정도로 바르셀로나가 심혈을 기울여 키우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4년 뒤 이들의 나이가 20대 초반이라는 점에서 경험 부족이 걱정되긴 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 기량을 쌓는다면 충분히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다.

비록 부상 때문에 월드컵 대표팀에서 낙마했지만 김진수(21·호펜하임)에도 기대를 걸만 하다. 윤석영(24·퀸즈파크 레인저스)이 왼쪽 풀백에서 전혀 활약을 해주지 못해 다시 대표팀 차세대 왼쪽 풀백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김진수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꾸준히 맹활약해준다면 얼마든지 주전 자리를 다시 찾아올 수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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