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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숨가쁘게 돌아간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찾기…사건해결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었다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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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숨가쁘게 돌아간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찾기…사건해결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었다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1.31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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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한국 형사사건 역사상 최고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시그널'의 두 번째 미제사건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의 전모가 드디어 밝혀졌다. 하지만 중요했던 건 '진범이 누구인가'라는 '사건의 전말'이 아닌 그로 인해 상처받고 눈물을 흘린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30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4회에서는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의 전모가 드디어 완벽하게 공개됐다. '시그널' 3회에서 박해영(이제훈 분)은 이재한(조진웅 분)과의 무전을 통해 과거가 바뀌면 현재의 역사도 바뀐다는 사실을 알고 앞으로 벌어질 사건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하지만 조진웅은 이제훈과의 연락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어지는 9차 살인과 10차 살인을 막아내지 못했다. 더욱이 10차 살인의 피해자는 바로 이재한이 짝사랑하던 동사무소 여직원 김원경(이시아 분)이었다. 여기에 2015년 현재에서도 26년 만에 다시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의 당시 증인이 흡사한 수법으로 살해당하고 말았다.

▲ tvN '시그널' [사진 = tvN '시그널' 방송화면 캡처]

그리고 장기미제전담팀은 그동안의 사건 조사와 새롭게 벌어진 범죄를 토대로 드디어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의 비밀을 풀어낸다. 당시 증인이었던 버스기사 이천구(김기천 분)의 아들이 바로 연쇄살인을 저지른 진범이었고, 김기천은 아들이 급히 버스에 올라타는 것을 봤지만 아들을 감싸기 위해 버스에 아무도 타지 않았다고 거짓 증언을 했던 것이다.

장기미제전담팀은 26년 만에 발생한 정경순 살해현장에서 발견한 유리조각의 지문을 단서로 살인범이 김기천이란 사실을 밝혀냈고, 이제훈은 탐문수사를 통해 김기천에게 26년 전 반신불수가 된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차수현(김혜수 분) 역시 김기천은 요양원의 환자가 아닌 보호자였으며, 김기천의 아들이 환자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 모든 단서를 취합해 26년 전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은 김기천의 아들인 이진형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그 시간 김기천은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정경순을 살해한 범인이고 26년 전 연쇄살인을 저지른 범인이라며 경찰에 자수하고, 김혜수는 안치수(정해균 분)에게 진범은 이진형이라고 주장하지만 정해균은 "증언을 뒤집을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며 김혜수의 주장을 기각한다. 이에 김혜수는 정경순이 지난 세월 동안 김기천을 협박해왔을 것이라는 이제훈의 추리를 근거로 정경순이 숨겨온 피해자 이시아의 옷에서 이진형의 DNA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현실의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진범의 윤곽조차 잡아내는데 실패하고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았지만, '시그널'은 상당히 현실적인 추측을 기반으로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살인 용의자가 버스 막차에 올라탔다는 이야기는 실제 화성연쇄살인사건에서도 등장한 이야기고 '시그널'은 이후 살인이 멈춘 것에 대해 진범이 반신불수가 됐다는 흥미로운 가정을 덧붙여 속 시원한 결말로 전개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시그널' 4회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사이다 같은 결말을 그려낸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의 전말이 아닌 이 사건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었다.

조진웅은 10차 살인 피해자가 자신이 짝사랑하던 동사무소 직원 김원경(이시아 분)이라는 말에 경찰서 유치장에서 탈출하면서까지 범인을 찾지만, 버스기사이던 이천구(김기천 분)가 진범인 아들 이진형을 지키기 위해 한 거짓말에 속아 결국 이시아를 구하지 못했다.

이시아를 구하지 못한 조진웅은 이제훈과의 무전에서 "범인 그 사람이죠? 버스기사 그 사람 맞죠? 내가 가서 죽여버릴 테니까 대답해"라며 분노를 터트린다. 이제훈은 "그 사람을 죽이면 당신도 똑같은 사람이 되버립니다"라며 분노한 조진웅을 말리려고 하지만, 조진웅은 이제훈에게 "사진으로만 봤겠지? 희생자 이름, 직업, 발견시간, 발견장소? 그게 당신이 아는 전부겠지만 난 아냐. 날 위로해주고, 웃어주고 착하고 그냥 열심히 살던 사람이었는데"라며 김기천을 죽이기 위해 달려간다.

▲ tvN '시그널' [사진 = tvN '시그널' 방송화면 캡처]

그리고 조진웅은 김기천을 죽이려고 달려갔다가 김기천의 집에서 도망치는 진범 이진형을 보고 그를 추격해 한 건물 옥상에서 그를 잡는다. 김기천은 아들 이진형을 구타하는 조진웅의 머리를 각목으로 내려치고는 "난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 그 때 버스에는 아무도 타지 않았어. 우리 아들은 아냐"라고 계속 부인하고, 조진웅은 "끝이 아니에요. 또 살인을 할 겁니다.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증거도 없고 증인도 없으니 내 손으로 끝낼 수 밖에"라며 이진형을 죽이려 했고, 이진형은 조진웅을 피해 도망치다 건물 옥상에서 추락해 반신 불수가 됐다. 결국 이제훈과 조진웅의 무전이 이시아의 죽음을 막지는 못했지만 진범을 반신불수로 만들면서 앞으로 벌어질 연쇄살인을 막고 역사를 바꿔낸 것이다.

모든 사건이 해결된 후 이제훈은 마지막 피해자였던 이시아의 집을 찾았다가 이시아와 조진웅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조진웅 역시 1989년 당시 이시아의 집을 찾았다가 이시아도 사실은 자신을 짝사랑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시아가 자신에게 건네려다 미처 전하지 못한 영화표를 받아들고는 혼자 극장에 가서 옆자리를 비워둔 채 울음을 터트린다.

이 사건은 조진웅의 경찰인생에도 중요한 변화를 가져온다. 조진웅은 이 사건 이후 더 이상 희생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그리고 희생자 가족들의 눈물을 보지 않기 위해 미친 듯이 사건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런 조진웅의 생각은 2000년에 후배경찰로 들어오는 김혜수에게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2015년 장기미제전담팀에서 만난 이제훈에게 전해진다. 사건 그 자체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건을 해결하려는 목적은 강력사건의 퇴치가 아닌 그 무엇보다 더 이상 이런 억울하고 불쌍한 피해자를 만들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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