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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야구 유희관' 군포 조영우, 메이저리거 뺨치는 프로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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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야구 유희관' 군포 조영우, 메이저리거 뺨치는 프로마인드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2.01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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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빛낼 리틀야구 히어로] ⑤ 늘 톱클래스 투수 영상 검색, 쉬는날엔 스스로 보강운동

[스포츠Q(큐)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부드러운 폼에서 나오는 강렬한 패스트볼이 일품이다. 외모가 앳되고 수줍음이 많지만 마운드에만 올라서면 돌변하는 ‘상남자’다. 경기도 군포시 리틀야구단의 에이스 조영우(군포초 5)는 대형 좌완투수가 될 자질을 두루 갖췄다.

그는 한미 리틀야구국제대회를 치르기 위해 오는 3일 미국 샌디에이고로 출국하는 국가대표팀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36명의 선수 중 6학년 진학 예정자는 박상헌(서울 마포구)과 박준성(서울 용산구), 정재환(부산 해운대구), 조영우까지 단 4명뿐이다. 한국리틀야구연맹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조영우의 기량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 조영우의 장점은 일정한 폼에서 직구와 변화구가 나온다는 점이다. 빠르다고 보긴 힘든 공이지만 타자들은 조영우의 공에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다.

◆ 프로같은 마인드, 야구만 생각하는 '애어른'

“군포에 감독으로 부임한지 6년차입니다. 이렇게 좋은 좌완투수를 키워낸 게 처음입니다. 관리만 잘해준다면 정말 좋은 선수가 될 겁니다. 손목힘도 좋아요. 5학년 가을에 공식경기에서 홈런을 친 선수는 영우가 유일합니다. 실력이야 뭐 두말할 나위가 없죠.”

윤현식 감독이 쏟아낸 극찬이다.

윤 감독은 “직구와 변화구를 같은 폼에서 뿌린다. 완급조절도 잘 한다”며 “평소에는 내성적인 것 같은데 마운드에서는 그렇지 않다. 전혀 빼지 않고 타자와 공격적으로 승부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형들을 줄줄이 돌려세우는 조영우의 피칭에 리틀야구 관계자들도 모두 혀를 내두른다.

더 무서운 건 그의 태도다. 윤 감독은 “워낙 열심히 한다. 시간만 나면 톱클래스 좌완투수들의 투구영상을 찾아보고 분석, 연구하는 친구”라며 “주말 집합 시간이 오후 2시면 아빠와 새벽에 튜빙, 러닝운동을 하고선 팀에 합류하는 열정을 지녔다”고 귀띔했다.

5학년이라면 휴일 운동은 어떻게든 쉬고 싶게 마련. 조영우는 좀 다르다. 윤 감독은 “마치 프로선수들이 몸관리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쉬는 날에도 보강운동을 거르지 않는다”며 “영우는 한마디로 또래와는 다른 ‘애어른’”이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 조영우는 틈날 때마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의 수준급 좌완투수들이 어떻게 공을 던지는지 영상을 통해 공부한다.

◆ 평균자책점 0점대-10홈런, 5학년 국가대표의 원대한 포부

두산 베어스의 팬인 조영우는 유희관을 좋아한다. 빠르지 않은 공으로 상대 타자들을 솎아내는 완급조절에 반했다고.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도 빼놓을 수 없다.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승부하는데다 타석에서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뽐내는 것이 딱 자신의 롤모델이란다.

조영우는 “내 공은 빠르진 않다. 하지만 변화구를 잘 섞을 수 있고 제구에 자신이 있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다”며 “맞지 말아야 할 상황에서 삼진을 잡아낼 수 있다는 점이 내 장점인 것 같다”고 수줍게 말했다.

윤현식 감독은 “이제 5학년이라 흠잡을 것은 없지만 투구를 하는 순간 힘을 모아 공을 때렸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영우는 “후반기 때 힘으로만 승부하다가 형들한테 홈런을 좀 많이 맞았다”며 “감독님의 말씀을 새기고 좀더 꼼꼼히 공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군포시는 이번 시즌 중학교 진학 멤버가 3명밖에 없어 강팀으로 분류되기는 어려운 전력이다. 그러나 리틀야구에는 워낙 변수가 많아 아무도 판도를 예측할 수 없다. 조영우는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어깨가 무겁다.

그는 “평균자책점 0점대, 홈런 10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개인 기록보다 더 중요한 건 팀”이라며 “주변에서 우리가 약하다고 하는걸 알고 있다. 하지만 팀원들을 잘 다독여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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