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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동원① "나는 액션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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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동원① "나는 액션배우다"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7.17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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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노민규기자] 배우 강동원(33)이 4년 만에 장편 상업영화에 출연했다. 19세기 조선, 탐관오리들의 학정이 판치던 망할 세상을 통쾌하게 뒤집는 의적들의 이야기인 액션활극 ‘군도: 민란의 시대’(23일 개봉)에서 조윤의 옷을 입었다.

 

◆ 주변 사람들 반대에도 액션 자신감에 조윤 역 수락

조윤은 나주 대부호이자 전라관찰사인 조대감의 서자로 약관 19세에 조선 최고의 무관이 됐음에도 아비에게 인정받지 못한 한을 품은 인물이다. 관과 결탁해 악랄한 수법으로 백성을 수탈, ‘땅귀신’이란 악명을 얻는다. 홀로 무관 열 명쯤은 너끈히 상대할 정도의 가공할 검술 실력과 한을 동시에 지닌 ‘서늘하고 무서우면서도 슬픈’ 악당이다.

“작품을 고를 때 같이 만드는 사람들 특히 감독이 가장 중요하다. 내 나름대로 감이 있는데 젊은 감독들의 경우 자기 세계관이 뚜렷하면 작품도 잘 찍더라. ‘의형제’ ‘초능력자’ 모두 그랬다.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고, 감독을 만난 뒤 확신이 생겨 촬영하게 됐다. 처음에 주변 사람들은 ‘도치 캐릭터가 이렇게 좋은데 왜 조윤을 하냐’며 반대했다. 하지만 상업 오락영화에서 조윤의 액션에 매력을 느꼈고, 보여줄 자신이 있었다. 내가 맡은 역할을 통해 이 영화를 풍부하게 만들 자신이 있었다.”

 

조윤은 나름의 아픔이 있고, 무술실력까지 뛰어난 훌륭한 악역이었다. 감독은 “조윤은 무조건 멋있어야 한다” “모든 멋있는 건 다 넣어주겠다”고 풀무질했다. 약속대로 강동원이 등장할 때 꽃비가 내리고, 머리를 길게 풀어헤쳐 고혹적이면서 무서운 미장센을 창조했다. 강동원의 미션은 풍부한 액션이었다.

◆ 5개월 동안 검술훈련 매진…힘과 스피드 갖춘 칼 액션 탄생

“일대 다수로 싸워야하는데 상대방이 무서움을 느끼도록 하려면 내가 검의 달인처럼 잘해야 했다. 말도 멋있게 타야겠다는 목표가 뚜렷했다. 과거 ‘형사’에서 살수 역을 맡았을 땐 계속 움직이는 데다 무용동작 위주라 검 연습 대신 현대무용을 배운 뒤 합만 맞췄다. 이번엔 힘과 스피드가 중요해 5개월 동안 검술훈련을 했다. 처음 2개월은 기초 연습에 매진했다. 칼을 좀 쓰고 나서부턴 합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도포자락 휘날리는 가운데 아름답고 매서운 선을 그리는 칼의 액션이 탄생했다. 강동원의 고고하고 기품 넘치는 장검은 하정우가 사용하는 도축용 쌍칼과 확연히 대비를 이룬다. 장검과 뭉툭한 쌍칼이 부딪힐 때마다 불꽃이 튄다.

 

“레퍼런스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서로의 기술로 맞붙어야 해서 쉽지 않았다. 짧은 칼을 사용한 정우 형이 많이 힘들었을 거다. 액션을 좀 더 힘 있게 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현장에서 내 액션에 만족했다.”

◆ 4년 만의 연기복귀 탓 긴장, 캐릭터 몰입 어려움 겪어

정작 힘들었던 건 4년 만에 복귀한 낯선 촬영현장이었다. 오랜만에 연기를 하려다보니 긴장 탓에 뒷목이 뻣뻣해졌다. 데뷔 때와 비슷하게 카메라 앞에서 움직일 때 경직됐다.

“카메라 앞에서 자유로움을 느낄 즈음 군대에 가서 다시 리듬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더욱이 초반에 세트촬영을 하니 곱절로 힘들었다. 연기는 호흡이 절대적인데 어느 순간, 내가 숨을 쉬지 않은 채 있더라. 화들짝 놀라고 나서부터 나아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익숙해지고, 노하우를 되찾아가다 보니 그제야 조윤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고, 촬영이 편해졌다. 행복함도 매우 컸다.”

 

악역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형사’ ‘초능력자’ 등 과거의 캐릭터가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찜찜함을 가진 수동형 인간이었다면, 이번엔 능동형 악역인 점이 다르다. 한양 물을 먹으며 잘 나가던 조윤은 사업가로 변신, 돈을 벌어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사람들을 죽이는 인물이다. 명예보다 부를 선택한 셈이다. 그 과정에서 양심의 가책은 자리할 틈이 없다. 오히려 이런 면이 연기하기에 수월했다.

◆ 하정우 매력은 유머와 리더십…의형제 No! 사업파트너 Yes!

영화 전편에 걸쳐 그와 대립각을 세우는 도치 역 하정우. 최고의 티켓파워를 과시하는 충무로의 ‘대세 배우’다. 강동원이 공백기를 가지는 동안 더욱더 몸집을 불렸다.

“드디어 만나는구나, 너무 익사이팅했다. 멋진 배우라 언젠가 공연해보고 싶단 생각을 해왔다. 형의 유머감각, 리더십의 매력에 푹 빠져서 작업했다. 같이 있으면 너무 웃기다. 현재 30대 남자배우가 많지 않은데 우린 서로 너무 달라서 캐릭터가 겹치질 않는다. 앞으로 여러 작품을 같이 하며 오래 가자고 의견을 공유했다. 그렇다고 의형제까진 아니고, 사업 파트너?(웃음)”

 

배우이자 감독인 하정우가 캐스팅 유혹(?)의 촉수를 뻗치진 않았을까. 강동원에 따르면 하정우가 메가폰을 잡을 영화에 출연 제의를 하진 않았고, 유의미한 영화 프로젝트와 다른 감독 작품을 함께 하자는 제안을 했다.

[취재후기] 워낙 올해 기대작이었던지라 언론시사 이후 ‘군도’에 대한 이런저런 평이 솟구치고 있다. 강동원의 평가가 궁금해졌다. 답변은 첫째, 오락 액션영화로서 만족도가 크다. 둘째, 감독이 영화를 잘 찍었고 새로운 시도를 적절히 했다. 셋째, 그래서 기술시사가 끝난 뒤 감독에게 “영화 기가 막히게 찍었네요”라고 칭찬해줬다. 하정우처럼 현란한 언변은 아니지만 뚝뚝하게 할 말은 다하는 스타일이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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