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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동원⓶ "30대 그리고 배우인생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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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동원⓶ "30대 그리고 배우인생 2막"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7.17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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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노민규기자] “있어도 없고, 없어도 없다. 데뷔 때부터 해온 말이다. 거짓말하기 싫고, 진실도 말하기 싫다.”

조용한 카페 안을 순간 긴장이 지배했다. 현재 애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단호하지만, 감정을 배제한 대답이 날아왔다. 듣기에 따라 까칠할 수도, 소신이 분명할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사적인 이미지 때문에 ‘배우 강동원’에게 불필요한 감정 이입이 되는 걸 거부하겠다는 철학이다.

 

◆ “배우활동은 장기전, 불필요하게 나를 소비하고 싶지 않아”

이런 원칙은 그동안 영화 외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한 적이 없는 행보에도 드러난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주연배우라면 의무 방어전 치르듯 줄줄이 출연하는 지상파 방송사의 주말 인기 예능프로에서조차 강동원을 만나보긴 힘들다.

“출연하지 않더라도 될 영화는 된다. 불필요하게 나를 소비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 해나갈 역할이 많은데 최대한 아껴서 영화에 써야지. 그런 이유 때문에 CF 출연도 꺼린다. 난 배우활동을 장기전으로 본다. 70~80세까지, 손이 떨려서 연기를 제대로 못할 때까지 배우를 할 거니까.”

2003년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로 데뷔하자마자 순정만화 속 안소니 이미지의 꽃미남 청춘스타가 됐다. 어느 순간부터 품질 좋은 비극과 희극, 현대물과 사극을 골라내며 배우의 길을 찾아가는 정밀한 네비게이터의 면모를 보였다. 톱클래스 배우로 20대를 마감하고는 2010년 말 군 입대,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공백기 때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컸다. 빨리 내 삶으로, 사회로, 촬영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어서 복귀하고 싶단 생각뿐이었다. 잘 돌아가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시간을 최대한 알차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영어 공부에 ‘올인’했다. 할리우드 진출과 같은 거창한 목표 때문이 아니라 정말 실용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친한 일본인 형 부부가 일본에 거주하는데 그와 대화할 때 필요한 영어실력을 갖추기 위해서였고, 또 하나의 이유는 나 홀로 여행을 위해서였다. 명석한 두뇌의 엄친아라 영어실력도 좋을 줄 알았는데, 강동원은 “학창시절에 영어만 유독 못했다. 대부분의 공대생(한양대 기계공학과 졸업)이 잘 못한다”고 해명했다.

◆ 30대 접어들며 맞은 제2의 배우인생…마음 편해지는 나날에 행복

30대 남자배우가 돼 돌아왔다. 이제 그의 나이 만 서른셋이다. 시간은 더욱 깊어진 눈빛을 선물했다. 그 자체가 판타지인 얼굴에 현실성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배우인생 2막이 열린 시점에서 기분 좋은 전조다.

 

“‘군도’는 30대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첫 작품이다. 배우인생에 있어 제2의 서막이 열린 느낌이다. 가장 활발하고 폭넓게 활동하는 나이대가 30대 아닌가. 20대 때는 여러 청춘 캐릭터를 다 해봤다. 당시에 어려 보여서 못한 역할들이 이젠 가능해졌다. 30대에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최대한 많이 하고 싶다. 9월 개봉할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17세의 선천적 조로증 아들을 둔 아버지 대수 역할은 나이와 상관없이 시나리오가 좋아서 선택했으나, 20대였다면 그런 역할이 안 들어왔을 거다.”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치달렸던 20대를 보내고 조금씩 깊이를 더해가는 강동원의 30대는 어떨까. 과거엔 날이 서 있었고, 타협하려 들지 않았다. 불합리하거나 비효율적인 걸 굉장히 싫어하는 성격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마음이 점점 더 편해짐을 느낀다. 의미 있는 변화다.

 

“좋은 상상력을 가진 배우로 성장해가고 싶다. 배우가 경험을 다 할 순 없으니까 상상력과 이해력이 중요하다. 특히 이미지와 경험에 대한 상상. 누구나 진심으로 연기한다. 중요한 건 스크린에 보이는 진심이다. 그 안에서 효과적으로 연기해야 한다. 그게 내 철학이다.”

[취재후기] 어떤 역이건 캐릭터의 성격 이전에 ‘아름답다’는 수식어가 먼저 붙는 배우. 혹자는 “신이 실수로 빚은 얼굴(지구상에 어울리지 않기에)”, 배우 하정우는 “얼굴 자체가 판타지 드라마”, 윤종빈 감독은 “어느 각도로 찍어도 멋있다”고 말한다. 강동원 자신은 “남성적 캐릭터가 아니다”고 고백한다. 배우 원빈과 함께 국내 미남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그의 얼굴은 정말 작고, 콧대는 깎은 듯 날렵하게 자리하고 있다. 실제 마주했을 때 수려한 외모보다 더 눈길이 가는 건, 쿨하게 포장된 부산 사나이의 화끈함이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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