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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일의 도전 '연습생 신화에서 임대생 신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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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일의 도전 '연습생 신화에서 임대생 신화로'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7.17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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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포항으로 임대이적 후 공격에서 한층 더 발전

[스포츠Q 홍현석 기자] 연습생 출신으로 2군에서 성공의 기반을 다졌던 강수일(27)이 포항으로 임대된 뒤 재도약의 날개를 활짝 폈다.

강수일은 16일 2014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해 측면은 물론 중앙까지 폭넓게 움직이며 서울의 수비진을 흔들었고 1-2로 패색이 짙던 연장 후반 15분에는 김형일(30)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골대 구석을 보고 동점골을 때려 넣었다.

비록 팀은 아쉽게도 승부차기에서 서울 골키퍼 유상훈(25)의 선방과 골대 불운으로 2-4로 졌지만 강수일은 이명주(24·알아인)가 빠진 자리를 잘 대체하면서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 포항 공격수 강수일이 16일 서울과 2014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연장 후반 30분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후 유니폼을 벗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황새'를 만난 강수일, 날개를 펼치다

강수일은 지난 4월 제주에서 포항으로 임대 이적했다. 이 선택은 지금까지 완벽하게 맞아 들어가고 있다. 4월부터 포항 유니폼을 입고 리그 8경기에 출전한 그는 2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FA컵 16강전에서도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황새' 황선홍(46) 포항 감독은 16일 FA컵 16강전에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강수일에 대해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할 스타일을 갖고 있다. 스피드와 탄력 그리고 기술까지 있으니 수비수들에게 막기 어려운 선수로 인식되고 있다”며 “포항에 없는 스타일의 공격수여서 새로운 카드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자신감을 갖는 것은 좋지만 더 노력해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그는 임대된 후 두 번째 경기였던 지난 4월 9일 경남전에서 이적 신고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선수들간 호흡이 반드시 필요한 패스 축구를 구사하는 포항의 '스틸타카' 전술에 빨리 적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황선홍이라는 한국 최고 공격 레전드의 가르침을 받은 그는 점차 포항 축구에 대해 적응을 했고 측면에서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를 이용해 상대 수비수를 유리하며 5월 10일 전남전에서 시즌 2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 포항 황선홍 감독이 16일 서울과 FA컵 16강전에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리고 후반기 두 번째 경기였던 지난 12일 울산과 ‘동해안더비’에서는 그가 골이 아닌 도움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31분 김대호의 프리킥을 김재성에게 머리로 이어줬고 선취골로 연결돼 시즌 첫 도움에 성공했다. 3분 뒤에는 수비수를 2명 제치며 김승대의 추가골을 어시스트, 2-0 완승을 이끌었다.

◆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은 '포항 호날두'

포르투갈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와 포지션이 같은 그는 빠른 스피드와 탄력 그리고 개인기까지 갖추고 있어 많은 팬들이 그를 '포항 호날두'로 부르곤 한다.

그리고 호날두처럼 패션에도 관심이 많고 끼도 많아서 2011 K리그 시상식에서 셔플댄스를 추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끼도 많고 통통 튀는 매력을 갖고 있던 그도 2군에서도 눈물 젖은 빵을 많이 먹었다.

학창시절 그는 빠른 움직임과 주한 미국 출신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혼혈이라는 이유로 친구들과 많이 싸우기도 했다. 스피드와 탄력 그리고 높이로 인천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할 때 새로운 스타일의 공격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실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2007년 인천에 입단해 2008년 K리그 2군 무대에서야 활약을 펼쳐 2군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면서 가치를 알렸다. 이듬해 1군에서 26경기에 출전 4골 1도움으로 인천 공격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인천에서 4시즌 동안 58경기에 출전했고 9골 3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뛰어난 하드웨어에 비해 몸싸움이 약해 번번이 수비에 막혔던 그에게 기회는 많이 돌아오지 않았고 슬럼프에 빠지며 잊혀진 선수가 되었다. 그러나 2010년 인천에서 어렵게 다시 출전 기회를 잡아 2골을 기록했다. 이 활약을 발판 삼아 곧바로 제주로 이적을 결심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 강수일이 서울과 FA컵 16강에서 서울 수비진 사이에서 슛을 날리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제주에서 박경훈(53) 감독의 신임을 얻으며 2011, 2012년 7골 6도움을 기록, 새로운 공격수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대구에서 황일수(27)가 영입되면서 오랜만에 잡았던 기회가 줄어들었고 때마침 자신을 원했던 포항을 택했다.

2군에서 어렵게 시작해 성공가도를 달렸던 강수일이 이번엔 새로운 임대생 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과연 그가 K리그에서 새로운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으지고 있다.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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