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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외국인선수 성적표, '경험>이름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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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외국인선수 성적표, '경험>이름값'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7.19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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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모자란 나바로-테임즈 맹활약 상승세 이끌어

[스포츠Q 민기홍 기자]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가 지난 16일 열린 4경기를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18일에는 별들의 축제 올스타전까지 마치며 반환점을 돌았다.

올 시즌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 슬롯은 역대 최다인 28명. 1군에서 2년차를 맞은 NC가 4명을 보유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는 있고 나머지 8개 구단은 투수 2명, 타자 1명씩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데리고 있다.

전반기 9개 구단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 울고 웃었다. 2명 이상이 제몫을 해준 삼성과 넥센, NC는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한 이들을 퇴출해야만 했던 LG, SK, 한화는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 한국 무대 3년차를 맞은 넥센 밴헤켄은 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전반기 외국인 성적표에서 나타난 특징은 간단하다.

한국 물 좀 먹어본 선수들이 잘했다는 것, 야구는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시즌 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뛰어난 적응력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 속에서 투수들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것은 외국인 선수들이다. 그중에서도 한국 무대 경험이 있는 2년차 이상을 맞은 선수들이 유난히 많았다.

전반기에만 13승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한 앤디 밴헤켄(넥센)은 어느덧 한국 무대 3년차를 맞았다. 그는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낮은 제구를 바탕으로 리그 최고 투수로 거듭났다. 20경기 선발로 나서 14번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2,3위에 올라 있는 찰리 쉬렉(NC)과 릭 밴덴헐크(삼성) 역시 지난해보다 더욱 위력적으로 변모했다. 크리스 옥스프링(롯데), 에릭 해커(NC), 더스틴 니퍼트(두산) 등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들이 평균자책점 15위권 안에 들며 경험이 중요함을 실감케 했다.

▲ 미국에서 주목받던 유망주 클레이는 한국 무대 적응에 실패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사진=스포츠Q DB]

이름값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도 증명됐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135홈런의 경력으로 리그를 초토화시킬 것이라던 루크 스캇(SK)은 이만수 감독과 트러블을 일으킨 뒤 지난 16일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한화 투수 케일럽 클레이는 2006년 MLB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 받았던 선수였다. 20대 중반이란 어린 나이에다 지난 시즌 트리플A에서 11승5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해 큰 기대를 모았지만 8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지난달 짐을 쌌다.

반면 미천한 경력으로 시즌 초반 우려를 자아냈던 야마이코 나바로(삼성)와 에릭 테임즈(NC)는 알토란 활약으로 리그 최고 타자 자리를 넘보고 있다.

2013 시즌에 트리플A에서 107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0.267 12홈런 53타점에 그쳤던 나바로는 0.322의 타율에 19홈런 57타점을 기록하며 4번타자같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지난달 20일과 22일에 걸쳐 역대 두 번째 4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는 대기록도 세웠다.

출루율도 0.427로 높아 리드오프으로서 제격이며 2루수로서 수비도 준수해 삼성의 복덩이로 평가받고 있다. 나바로의 OPS(출루율+장타율)는 정확히 1.000. 한국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OPS가 1이 넘는 2루수는 아무도 없었다.

▲ 삼성의 리드오프 나바로는 공수를 겸비한 리그 최고의 2루수다. [사진=스포츠Q DB]

NC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는 메이저리그 통산 181경기에 출전해 21개의 홈런을 때린 것이 전부다. 스캇과 호르헤 칸투(두산)에 비해 경력이 많이 모자라다. 거기다 마이너리그에서 외야수로 주로 뛰어 1루 수비에 대한 염려가 있었다.

그러나 테임즈는 NC의 승리 보증수표가 됐다. 1루 수비도 잘해내면서 타석에서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332, 21홈런 71타점. NC는 테임즈가 아치를 그린 18경기에서 17승1패를 기록했다.

종목을 막론하고 한국 프로스포츠의 정상팀에는 항상 걸출한 외국인 선수들이 있었다. 후반기에는 어떤 외국인 선수가 잘 할지, 누가 7번째 퇴출 대상자가 될지를 지켜보면 우승의 향방을 예측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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