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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막후](7) 무대 밖 '아름다운 삶' 꿈꾸는 배우 김영주, '맘마미아'의 새로운 '타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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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막후](7) 무대 밖 '아름다운 삶' 꿈꾸는 배우 김영주, '맘마미아'의 새로운 '타냐' (인터뷰)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6.02.10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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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무대 밖의 삶이 무대 위 자신의 연기와 밀접한 연결 고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배우가 있다. 무대 밖 일상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많이 사랑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면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자신의 모습이 그 누구보다 밝게 빛날 것이라고 확신하는 배우. 뮤지컬 ‘맘마미아’의 김영주다.

[스포츠Q(큐) 글 이은혜 기자·사진 이상민 기자] 1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국민 뮤지컬’ 2016 ‘맘마미아’의 무대에는 신선한 얼굴들이 합류한 뒤 새로운 에너지를 뿜어내며 새 시즌을 맞이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뮤지컬 ‘맘마미아’ 속 타냐는 소피의 엄마 도나의 절친한 친구이자 섹시하고 통통 튀는 매력을 가진 캐릭터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이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새로운 ‘타냐’ 배우 김영주를 만났다.

◆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된 배우 인생… “아빠 덕에 제가 이 자리에 있어요”

 

배우 김영주의 시작은 지난 1993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대 진학을 희망하고 있던 김영주는 실기 학원을 다니며 자신의 꿈인 ‘미술 선생님’을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어느 날 그에게 ‘뮤지컬 배우’를 권했다.

최근 공연 문화가 발달하며 뮤지컬 무대를 꿈꾸는 사람들이 증가했지만 배우 김영주의 아버지가 그에게 ‘뮤지컬 배우’를 제안할 때는 지금과 상황이 많이 달랐다. 많은 사람들은 ‘뮤지컬’이라는 분야에 대해 문외한이었고, ‘굶어 죽을 것’이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듣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한 마디는 그의 인생을 바꿔 놓기 충분했다.

“당시에 저는 이 분야에 대해서 문외한이었는데 제가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하는 걸 아셔서 그랬는지 아버지가 어느 날 ‘너 뮤지컬 해 보지 않을래?’하고 권유하셨죠. 그래서 학교 시험을 봤고, 합격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재미있었어요. 내가 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는 걸 무대에서 하니까요”

그렇게 배우 생활을 시작한 김영주는 앙상블과 조연을 거쳐 첫 주연 작품 ‘하드락 카페’를 만났다. 이날 인터뷰에서 김영주는 첫 주연 작품이었던 뮤지컬 ‘하드락 카페’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했다.

“그 당시에 ‘주연’이라는 타이틀로 인한 부담은 아니었지만 그 캐릭터를 연기 하는 게 힘들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 해 보면 ‘왜 그렇게 힘들게 했을까. 즐기면서 할 수 있었는데’ 라는 생각이 좀 들죠.”

당시 작품을 잘 즐기지 못 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는 배우 김영주는 자신이 무대 위에서 ‘주연’이든 ‘조연’이든 위치에 상관없이 작품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며 웃음을 흘렸다.

◆ 오랜 시간을 기다려 만난 뮤지컬 ‘맘마미아’… 새로운 ‘타냐’의 탄생 예고!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는 뮤지컬은 드물다. 특히,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음악 트렌드로 인해 주크박스 뮤지컬이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꾸준하게 사랑 받는다는 것은 놀라운 일에 가깝다.

이렇게 놀라운 일을 일으키고 있는 뮤지컬이 바로 ‘맘마미아’다. ‘맘마미아’는 지난 1999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탄생했고 2004년에 한국 초연됐다. 많은 배우들은 뮤지컬 ‘맘마미아’의 무대를 동경한다. 배우 김영주 역시 2004년 ‘맘마미아’ 초연 당시 오디션에 참여했다.

“당시 모든 여성 뮤지컬 배우가 ‘맘마미아’ 오디션을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저도 초연 당시 오디션을 봤는데 막상 오디션을 보고 나서 생각해 보니 저는 연기 할 수 없는 나이였죠. 만약 붙었어도 ‘저는 못하겠어요!’ 할 것 같은.”

이후 ‘맘마미아’와는 어떠한 연도 없이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던 김영주는 2015년 열린 오디션에 다시 지원했다. 그는 오디션을 위해 아울렛을 찾아 타냐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드레스를 찾았고, 미용실을 찾아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준비했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들어간 오디션장의 반응은 말 그대로 뜨거웠다. 오디션 장에 앉아있던 외국 크리에이터들을 비롯한 심사위원들은 “타냐!”하고 소리쳤고 결국 새로운 ‘타냐’로 ‘맘마미아’에 합류했다.

“‘타냐’가 저랑 캐릭터가 맞는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더 자신 있게 오디션장에 들어갔던 것 같아요. ‘부담 없이 들어가서, 재미있게 하고 나오자. 안 되면 할 수 없고, 하게 되면 좋고’ 이런 마음으로. 욕심을 가지고 들어가면 부담이 되잖아요.”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김영주가 연기하는 ‘타냐’는 섹시하면서도 발랄함이 더해져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김영주는 이번 공연에서 자신을 버리지 않으면서 ‘맘마미아’와 ‘타냐’의 본질을 잊지 않는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 공연이 끝난 뒤 울리는 관객의 ‘박수 소리’는 감동… “배우와 관객 사이에 존재하는 공기”

 

그동안 많은 작품들에 참여했던 배우 김영주는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배우들과 무대 밑 객석에서 공연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호흡을 중시하는 듯 했다. 그는 자신이 무대에서 뱉어내는 에너지가 관객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랐다.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면 눈물이 나요. 무대 위 배우들과 객석에 앉아 계시는 관객들 사이에 묘한 공기가 있어요. 제가 거짓으로 연기한 적은 없지만 제 연기가 조금 부족했다고 느껴질 때는 객석 반응도 미지근해요. 그런데 그건 어쩔 수 없어요. 제가 최선을 다 해야 하는 거죠.”

공연장 안에서는 민감하지 않은 사람들이 없다. 공연을 진행하는 배우들과 스태프들도 신경이 곤두 서 있지만 그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 역시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해 무대에 집중한다. 관객들은 무대에 집중하는 관객들은 무대 위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들과 함께 호흡한다. 또한 그들이 얼마나 자유로운지 감상하고, 부자연스러움을 알아차리기도 한다.

배우 김영주 역시 관객들의 날카로운 눈썰미를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는 “틀에 박혀 움직이면 배우도 죽을 맛”이라고 말하면서 “배우의 편안함이 느껴지는 공연과 캐릭터를 기억해 주시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 배우로서 궁극적인 목표는 ‘아름다운 삶’… “무대 밖의 삶이 무대 위에 그려져”

 

이날 인터뷰를 통해 김영주는 ‘배우로서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가 뮤지컬 업계에 이름을 남기거나, 자신을 대표하는 최고의 캐릭터를 남기는 것과 비슷한 뉘앙스의 말이 나올 것이라 추측했지만 그의 답변은 의외였다.

김영주는 ‘배우로서의 궁극적인 목표’를 무대 위가 아닌 무대 밖에서 찾았다. 그는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이야기하며 “내 삶에 충실한 사람이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나이가 마흔이 넘으면 그 사람의 삶이 얼굴에 보인다고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일상생활의 모습이 무대에서 다 보여요. 내 감정이나 생각이 나도 보이는데 관객이 왜 모르겠어요. 당연히 보이죠. 무대 밖에서 아름다운 삶을 살고, 그걸 바탕으로 무대 위에서 빛나고 싶어요.”

김영주는 자신 역시 어린 시절 작품을 할 당시에는 ‘무슨 작품이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말을 덧붙였다. 그는 지금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의 ‘열정’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열정과 무대에 대한 욕심도 불꽃의 다양한 색상처럼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 했다.

“한 선배에게 ‘저는 왜 불꽃이 안 일어나죠?’라는 질문을 했어요. 그런데 그 선배가 불꽃에는 여러 색이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때 ‘그럴 수 있구나’라는 걸 느끼면서 나도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해 줄 수 있는 선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취재 후기]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던 배우 김영주는 뮤지컬과 영화로 익숙해 진 '맘마미아' 속 '타냐'와 완벽하게 닮아 있었다. 스스로를 감추지 않는 연기를 하고 꾸밈 없는 연기를 할 때 가장 빛나는 배우 김영주가 그려내는 '맘마미아'의 '타냐'는 어떤 색의 불꽃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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