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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장렬 서울연극협회장 "연극은 오락 아닌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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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장렬 서울연극협회장 "연극은 오락 아닌 예술"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2.18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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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박장렬(49) 서울연극협회장이 의욕적인 한해를 시작했다. 지난달 예비 연극인들을 위한 ‘브릿지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치른데 이어 오는 4월 서울연극제를 서울시와 공동 주최한다. 연극인의 복지 확충을 위해 이달 중 ‘연극인부모협동조합’을 창립하고, 연극에 출연하는 스타들의 ‘영혼 있는’ 재능기부를 유도할 방안 마련에 골똘해 있다. 지역 단위로 연극의 힘을 전파하는데 동분서주하고 있는 박회장은 “연극을 오락이 아닌 예술로 여겨달라”고 호소했다.

 

 

[스포츠Q 용원중기자ㆍ사진 이상민기자] 대학로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퇴근 무렵 시간이면 소극장들이 간판에 불을 밝힌다. 매년 100편 이상의 예술성 짙은 연극이 오르는 이곳 한켠에 서울연극협회가 자리하고 있다. 의욕이 넘쳐나는 박장렬 협회장이 목소리를 높였다.

- 지난달 대학 졸업예정인 전국 연극영화과 학생을 주축으로 하는 ‘2014 대한민국 브릿지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기성 연극인들과 예비 연극인들의 가교를 만들고 싶어서 올해 처음 시작했다. 예비 연극인들의 사회 진출을 돕고, 실력 있는 신인 배우를 발굴한다는 목적으로 올해 시작했다. 배우, 연출가, 극단 관계자 등과 학생들의 만남을 통해 현장 및 진로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계기가 됐다.”

- 연극의 메카 대학로가 예전의 활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관객 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그런데 극장 수(150여 개)가 너무 많아져 수익구조가 현저히 취약해졌다. 자본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 공연 수익이 연극계로 제대로 돌아오지 않고 있기에 해결의 일환으로 매년 열리는 서울연극제를 통해 상가번영회, 건물주들과의 연계를 확대해나가려고 한다.”

- 수준 이하 작품들, 상업성 짙은 로맨틱 코미디와 성인연극 성행 등이 대학로 위축의 이유이기도 할 것 같다.
“현재 대학로의 장기 상연작들이 상업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원래 단기공연은 수익을 기대하지 않은 채 올리고, 장기공연은 돈 벌자고 하는 작품들이다. 장기공연에 대한 평가는 제작자나 관객 각자의 몫일 듯싶다. 단기공연의 경우 철학, 인권,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해 관객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다. 그런 예술작품이 매년 100편정도 무대에 오른다. 상업극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그런데 마니아층에만 알려지고 일반 관객에게 알려지지 않아 1회성으로 막을 내린다. 현재 대학로 시스템 하에서 연극의 본질이기도 한 ‘사색하는 공연’은 단기공연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런 공연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들려달라.
“문예진흥기금은 너무 약소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필두로 문화재단 등으로부터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홍보마케팅 분야가 절실하다. 주로 온라인을 통해 연극 정보를 접하는 관객은 뭐가 ‘사색하는 공연인지’ ‘예술적 재미를 제공하는 작품인지’ 알 수가 없다.”

- 스타들이 뮤지컬과 연극에 출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고액 출연료로 인한 형평성 문제 등 여러 논란이 불거지는 중이다.
“능력 있고 인지도 높은 사람들이 많은 돈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환원 시스템이 부재한 게 문제다. 옛날 부자들은 명절 때 곳간을 열어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지 않았나. 연극뮤지컬계에서도 많이 버는 스타들이 ‘영혼 있게’ 나눠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내년에 서울연극학교를 창립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갓 대학을 졸업한 이들이나 경력 3~4년차 연극인들을 대상으로 한 학교다. 스타들이 후배 양성을 위해 물질적 혹은 재능기부를 해줌으로써 서로가 기쁨을 느끼고 공연예술계가 발전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 매년 4~5월 한달 동안 서울연극제가 열린다. 올해 특징을 소개해 달라.
“처음으로 서울시와 공동 주최한다. 대학로 일대의 아르코 소대극장과 낙산공원, 광화문광장 등 실내외에서 함께 열린다. 또 일본과 작품 교류가 이뤄진다. 한국, 일본 각국에서 경연을 통해 한 작품을 선택해 공식참가작 섹션에 나올 예정인데 일본의 신진극단 ‘밀야소사’가 참여한다. 이외 서울연극제가 지역 단위 축제에서 벗어나 전국에 산재한 연극역량을 집결, 공유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 위해 대전소극장페스티벌, 부산국제연극제 등과 교류를 강화할 예정이다.

- 지난해 1월 협회장에 재임하면서 공약을 내걸었다. 어느 정도 이뤘다고 자평하는가.
“공약사업의 90%를 실천했다. 협회장이 되기 전부터 현장에서 극단(연극집단 ‘반’)을 운영하며 겪었던 문제들이었기에 정확한 파악이 가능했다. 오랜 세월 고민했기에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 현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대관료였다. 비싼 대관료 탓에 연극제작에 어려움을 겪기 일쑤인데 대관료를 낮춰 원만한 창작활동이 가능하도록 추진 중이다. 그런 취지에서 과거와 달리 협회가 현재 3개의 극장을 직접 운영 중이다. 또 연극의 사회성, 예술성 확대를 위해 각 구에 10개 지부를 만들었다. 구 단위 공연예술활동에 연극인들이 참여해 지역 주민들과 접촉면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 연극인들의 복지확충도 현안이다.
“지난해부터 협동조합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달 중에는 ‘연극인 부모 협동조합’이 창립한다. 연극인 자녀들의 학비지원 및 탁아문제 해결, 과외활동 등을 처리해나갈 방침이다. 오는 4월부터 연극인 복지재단과 협동조합이 함께 가동한다.”

- 박회장은 연극의 사회적 목소리를 강조한다.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국가에서 관심을 갖지 않으니까. 사회적 목소리를 내야 ‘연극이 존재하고 있다’란 생각을 하지 않겠나.”

- 연극 수요자인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다.
“연극을 오락이 아닌 예술로 봐 달라. 오락으로 보면 거기에 편승, 오락적 기능이 강한 작품들이 양산된다. 봄이 오면 화분을 사서 물을 주고, 커나가는 걸 보며 기쁨을 느끼듯 관객 여러분도 대학로의 연출가, 배우들을 5년, 10년 지켜 보노라면 기쁨을 느끼시지 않을까. 무명이더라도 관심이 가는 연극단체와 배우들의 행적을 쫓아가 주셨으면 한다.”

[취재후기] 연극에 청춘을 걸었던 남자는 머리 희끗한 중년의 '연극계 어른'으로 바뀌었다. 기력이 쇠하고, 매너리즘에 빠질 법도 한데 무대를 향한 열정은 여전히 섭씨 100도에 근접한다. “나이가 들수록 이 직업을 선택한 게 행복하다. 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점,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는 자부심이 매력적이다. 무대에서 관객과 교감할 때 자유로움과 살아있음을 생생히 느낀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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