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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의 항명사건, 코칭 거부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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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의 항명사건, 코칭 거부를 보면서...
  • 박용진 편집위원
  • 승인 2014.07.2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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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용진 편집위원] SK의 외국인 선수 루크 스캇이 지난 15일 인천 한화전을 앞두고 이만수 감독과 언쟁을 벌였다.

재활 훈련에 필요한 자신의 물품을 라커룸에서 챙기고 운동장을 빠져 나가던 스캇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던 이 감독을 보더니 '거짓말쟁이(liar)', '겁쟁이(coward)'라는 단어를 쓰며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정말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필자는 이 문제를 바라보면서 감독과 선수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봤다.

선수가 왜 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했을까. 내막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감독이 선수들과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서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선수는 감독으로부터 공평하고 평등한 대우를 받기를 바라며 차별 없는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

▲ 루크 스캇은 지난 16일 감독에게 항명한 죄로 퇴출당했다. [사진=스포츠Q DB]

감독이 거짓말을 습관적으로 한다면 선수들에게 정직함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 감독이 거짓말을 할 경우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 초래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장미정원을 약속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스타팅에 기용할 것이라고 언질을 준다든지 하는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애초에 하지 않아야 한다. 지키지 못할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SK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모든 지도자들이 깊게 생각해야 봐야 할 문제다. 스캇의 행동은 일종의 코칭 거부라고 볼 수 있다. 감독과 선수간 훈련 스케줄 이견으로 빚어진 충돌이다. 스캇은 메이저리그에서 9년이나 뛴 선수로 분명히 자신만의 루틴이 있을 것이다.

서로간 의견차이가 크면 충분한 대화로 풀었어야 했다. 감독이 일방적으로 팀 방식에 따라줄 것을 요구하는 데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평소에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스캇의 감독에 대한 항명은 일찍이 예견된 상황이었다. SK의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선수기용 불만, 납득하기 어려운 선수교체로 인한 패배, 위기 때 감독의 기지가 발휘되지 못해 쌓인 불신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겹치며 감독의 권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선수란 동전의 양면성과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다. 언제든지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마음을 뒤집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선수는 패배의 원인을 자신들에게 돌리기를 꺼려 한다. 지도자는 이 점을 항상 유의해서 팀을 이끌어가야 한다. 선수를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된다.

코치가 선수들로부터 듣는 안 좋은 말들 중 대표적인 것은 “난 그런 방법으로는 할 수 없다”일 것이다. 이 말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지 않다거나 스캇처럼 자신만의 방식대로 하고 싶다든가 또는 아예 하기 싫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에는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선수를 납득시킨 후 스케줄을 전달해야만 한다. 일련의 의사소통이 여과되는 과정 없이 일방적인 지시에 의해 이뤄진다면 필히 문제가 일어나게 된다.

선수들이 코칭을 거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선수들이 코치를 믿지 않아서, 코치가 원하는 훈련이 맘에 들지 않아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일방통행 식의 지도를 받아서 등이다.

팀에서 제일 투덜대고 코칭에 불평을 늘어놓는 선수는 틀림없이 연습을 가장 게을리 하는 선수이다. 훈련 때 선수들에게 힘이 들도록 시키면 불평은 나오지 않게 돼 있다. 오히려 참여의식을 갖고 훈련에 매진한다.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코치든 선수든 열심히 하지 않는 자가 꼭 뒤에서 불평을 늘어놓는다.

그러므로 평소에 불평, 불만하는 선수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 선수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고 문제가 있으면 초기에 대화를 통해 바로 잡아나가야만 한다. 이렇게 해야 심각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결론은 인간은 유일하게 말을 하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선수가 말을 하게 해야 한다. 말을 못하면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번 스캇의 항명을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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