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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베트남 기성용'과 '야구장 치맥' 스포츠도 한류로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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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베트남 기성용'과 '야구장 치맥' 스포츠도 한류로 도약할 수 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2.22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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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베트남 스타 쯔엉 입단식 현지 개최, KBO-중국 공략 본격화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한류(韓流)라는 단어는 대중문화 즉, 드라마 가요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나 어울리는 용어였다. 한국에서 이름을 날린 연예인들은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전역에서도 슈퍼스타로 군림한다.

스포츠산업 입장에선 부럽기만한 인기다.

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솟고 있는데 그렇다고 씀씀이를 줄이기도 쉽지 않다. 팬들의 눈높이는 이미 메이저리그(MLB),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북미와 유럽 선진 스포츠시장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5000만 인구는 유지는커녕 저조한 출산율에 초고령화사회 도래로 줄어들 기미를 보이고 있다.

▲ 지난해 12월 28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개최된 쯔엉(오른쪽)의 인천 유나이티드 입단식. 인천 정의석 단장(왼쪽)은 베트남 정관계 유력 인사가 대거 참석하는 것을 고려해 입단식을 국내가 아닌 현지에서 열었다. [사진=인천 유니이티드 제공]

그런 가운데 스포츠계의 당찬 발걸음이 지난해부터 본격 시작됐다. 프로스포츠를 이끄는 축구와 야구가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걸음마를 뗐다. 때마침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스포테인먼트 한류를 글로벌 시장에 확산시키겠다"고 선언했다.

한류 콘텐츠로 자리잡기 위한 스포츠산업의 움직임들은 그만큼 의미 있고 시작 단계의 작은 성공들은 소중해진다.

◆ ‘베트남 기성용’의 K리그행, 입단식은 현지에서 

지난해 12월 28일. 베트남 호치민의 렉스호텔에서 쑤언 쯔엉(20)의 인천 유나이티드 입단식이 열렸다.

베트남의 국민적 성원을 받는 톱스타의 K리그 진출을 축하하기 위해 팜 수언 부 문화체육관광국 국장, 레 훔 윰 베트남축구협회장 겸 수출입은행장, HAGL 그룹 회장 겸 HAGL FC 구단주 도안 응웬 덕 회장, 도지사 등 정관계 유력인사와 미디어 관계자 등 130여명이 자리했다.

K리그 구단이 베트남 선수를 임대영입한 사실이 흥미롭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입단식이 국내가 아닌 베트남에서 열렸다는 것이다. 베트남을 필두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개척, 공략하겠다는 인천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쯔엉은 약관의 나이임에도 성인 클럽팀 주장을 맡고 있다. ‘베트남의 기성용’이다.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 기권일 체육진흥과장은 “쯔엉이 인천에서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넸고 인천 정의석 단장도 “베트남의 아들이 인천의 아들이 됐다”며 “쯔엉이 모두가 희망하는 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구단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 쯔엉의 한국행은 베트남 현지서 대서특필되는 핫이슈였다. K리그는 베트남에서 유럽축구 못지 않은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사진=인천 유니이티드 제공]

강동우 한국무역협회 전문위원은 지난해 11월 스포츠산업 컨퍼런스에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은 선진국이 아니지만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며 "개발도상국에 스포츠산업이 진출한다면 해당 국가에서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트남은 한국의 수출 의존도 4위로 급부상한 나라다. 연평균 성장률은 5~7%에 이르며 2020년에는 인구가 1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35세 미만이 인구의 ⅔를 차지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젊은 층이 열광하는 킬러콘텐츠인 축구로 붐을 일으킬 수 있다. 게다가 인천에는 베트남인 2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보다 두 수는 아래인 베트남의 축구 레벨상 쯔엉이 1980년대 중반 럭키금성에서 득점왕, 도움왕을 차지했던 피아퐁처럼 성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그가 그라운드를 밟기만 해도 베트남 미디어는 이를 앞다투어 전할 것이다. K리그는 베트남에서 유럽축구 버금가는 흥미로운 콘텐츠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 KBO의 중국 공략, ‘치맥’이 야구장의 문화다 

그동안 야구계에선 이만수 KBO육성부위원장과 허구연 야구발전실행위원장이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 재능기부를 해왔다. 지난해 10월부터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선 의미 있는 발걸음이 시작됐다. KBO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의 스포츠, 관광 국제 교류 분야를 담당하는 중국 국제청년교류센터의 유학생, 관광분야 파워블로거, 미디어 에디터 등 30여 명은 지난해 10월 21일 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전이 열린 잠실구장을 방문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프로스포츠 주최단체 지원금 사업의 일환인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야구 한류 컨텐츠 조성 계획’ 프로젝트다. KBO는 중국의 스포츠, 관광, 미디어 분야 주요 인사들에게 한국의 야구문화를 알리기 위해 팸투어(Familiarization Tour)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국제문화창의산업 박람회에 참가한 KBO.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와 야구 체험관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KBO 제공]

11월에는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개최된 제10회 국제문화창의산업 박람회(ICCIE2015)에 참가해 KBO리그 부스를 설치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와 KBO리그 10개 구단을 소개하고 스크린을 통해 한류 스타의 시구 등을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시타, 시구 체험관을 설치해 관람객이 야구를 체험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KBO 관계자는 “야구장이 한국의 음식문화 ‘치맥(치킨+맥주)’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장소,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데이트 코스, 치어리더와 더불어 역동적인 응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한류 문화 콘텐츠임을 어필하겠다”며 “향후 유관기관과 협력해 야구를 교육, 문화 관광산업으로 상품화할 수 있도록 꾸준히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구단과 협회 차원의 노력에 전문가의 노하우가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는 배가 될 수 있다. 엑소,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 빚어내는 그룹마다 초대박을 터뜨리는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8월 IB월드와이드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갤럭시아 SM이란 ‘스포테인먼트’ 기업을 탄생시켰다.

▲ 시구가 한류 스타의 필수코스임을 어필하는 것. 야구의 중국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0월 21일 NC-두산간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시구자로 나선 소녀시대 윤아. [사진=스포츠Q DB]

심우택 갤럭시아 SM 대표의 포부가 눈에 띈다. 그는 "SM엔터테인먼트와 IB월드와이드와 보유한 소속 스타들의 가치와 마케팅 노하우가 합쳐지면 폭발력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킬러 콘텐츠를 활용해 이벤트, 머천다이징, 디지털마케팅, 헬스케어 사업 등으로 범위를 확장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스포테인먼트 한류를 글로벌 시장에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MLB), 미국프로농구(NBA),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공룡리그들은 세계를 타깃으로 삼고 시장을 넓히기 위한 노력에 사활을 걸었다. 한국 스포츠도 더 이상 국내 시장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스포츠도 문화산업처럼 한류의 중심이 될 수 있다.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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