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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김혜수는 왜 혼자 범인 이상엽의 집에 들어가야 했을까?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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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김혜수는 왜 혼자 범인 이상엽의 집에 들어가야 했을까?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2.21 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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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시그널'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보다도 많은 11명을 살해한 사실이 밝혀진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이상엽의 단서가 서서히 잡히고 있다.

20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10회에서는 1997년 발생한 두 건의 살인사고에 2015년 현재 야산에서 발굴된 아홉 구의 백골사체를 더해 총 11명이 살해당한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의 전개가 펼쳐졌다.

차수현(김혜수 분)은 브리핑을 통해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의 정체를 폭로했고, 평소 장기미제전담팀을 껄끄러워 하던 김범주(장현성 분)는 범인에 대한 아무런 단서와 정보도 없는 이 사건을 장기미제전담팀에 배정해 이를 기회로 장기미제전담팀의 해체를 노린다.

▲ tvN '시그널' [사진 = tvN '시그널'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미궁에 빠질 것 같았던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은 범인 이상엽에게 납치됐다 탈출에 성공한 김혜수의 기억과 박해영(이제훈 분)의 냉철한 프로파일링을 통해 드디어 해결의 단서를 잡게 됐다.

이제훈은 프로파일링을 통해 범인이 피해자들을 평소 관찰하기 용이한 직업에 정리벽과 우울증이 있는 최소 30대 중반 정도의 남성이라고 지목했고, 김혜수 역시 범인을 잡기 위해 법최면수사까지 동원했다.

그러던 중 발굴된 아홉 구의 사체 중 유일하게 신원이 밝혀져 있지 않던 피해자에 대해 이제훈이 범행수법이 달라진 것을 이유로 "범인에게 무언가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추측해 내고 "마지막 피해자의 신원을 찾는다면 범인의 정체를 찾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그리고 이제훈은 탐문수사 도중 추측을 통해 결국 마지막 피해자가 2014년 살해당한 인근 공장직원 유승연(서은아 분)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범인이 인근 편의점 점원이라는 사실까지 추측해 냈다.

하지만 이 사건의 해결에 있어 가장 큰 단서를 쥐고 있는 인물도, 그리고 가장 큰 공포를 느끼고 있는 인물로 모두 김혜수였다. 김혜수는 법최면수사를 통해 범인을 특정짓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로 인해 과거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나며 1997년 당시 자신의 증언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1997년 당시 범인 이상엽에게 붙잡혔던 김혜수는 얼굴에 봉지를 써서 앞을 볼 수 없는 상태로 10분에서 15분 정도 달려갔고, 인근에 개천이 있던 것 같다고 진술했지만 이 기억은 잘못된 것이었다. 김혜수는 달리던 중 전봇대에 부딪혀 넘어졌고 그로 인해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다시 범인 이상엽의 집을 향해 달리다 이상엽에게 붙잡히게 됐다.

김혜수가 법최면수사를 받다가 호흡곤란을 호소했던 이유도 이상엽에게 다시 붙잡혀 목을 졸렸기 때문이었고, 이상엽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때마침 김혜수를 찾는 이재한(조진웅 분)의 목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김혜수는 범인이 편의점 점원일 것이라는 이제훈의 전화를 받고 이제훈을 만나기 위해 뒤로 돌아 뛰려다가 가로등의 방향이 바뀐 것에서 이 같은 사실을 유추해 냈다. 그리고 김혜수는 1997년 당시 자신의 진술 자체가 사실과 달랐기에 범인을 잡을 수 없었다는 것을 깨닫고 올바른 기억을 더듬어 범인의 집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 tvN '시그널' [사진 = tvN '시그널' 방송화면 캡처]

이 대목에서 김혜수는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극하고야 말았다. 이제훈을 기다리던가 아니면 다른 경찰지원을 부탁해도 되는 상황에서 김혜수는 혼자 몸으로 범인의 집에 들어가려고 한 것이다. 김혜수는 앞서도 이제훈과 떨어져 행동할 때 "나 이제 괜찮으니 신경 안 써도 된다"고 했지만, 이제훈은 그런 김혜수를 보며 "최면을 통해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서 공포심이 더욱 커졌다"고 지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김혜수에게는 그녀가 혼자서 범인 이상엽과 마주하고, 이상엽을 체포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시그널'은 장기미제사건을 전담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끊임없이 앞으로 더 발생할지도 모르는 피해자들을 막기 위해, 그리고 이미 살해당한 피해자들의 유가족을 위해 끝까지 범인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고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에서 김혜수는 범인을 잡아야 하는 형사의 입장인 동시에, 그녀 자신이 범인에게 잡혔던 일로 인해 가슴 속 깊이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는 피해자 자신이기도 하다.

김혜수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범인을 체포해야 하며, 그것도 자신이 직접 범인을 체포해 자신이 지닌 트라우마를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김혜수는 혼자서 범인의 집에 들어갈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이고, 설령 그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는 김혜수 본인에게는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였던 것이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장기미제전담팀이 만들어진 목표이기도 한 피해자들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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