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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쓰는 최고령 신화, 최고가 살아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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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쓰는 최고령 신화, 최고가 살아나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7.25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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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8안타 10타점,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 도전

[스포츠Q 민기홍 기자] 한물 간 줄 알았지만 틀렸다.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내며 저물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승엽(38)이 ‘국민타자’로서의 클래스를 입증하며 연일 아치를 그리고 있다.

이승엽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홍성민을 상대로 2회초와 4회초 연속으로 대포를 쏘아올렸다.

타구의 질도 일품이었다. 몰린 직구는 당겨서 빨랫줄 타구로 오른쪽 담장을 넘겼고 바깥쪽 높은 공은 밀어서 좌측으로 날려보냈다. 56홈런을 쏘아 올렸던 11년 전을 연상하게 만드는 전성기 타격기술이었다.

▲ 이승엽이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두 번째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전날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우월솔로포를 날린데 이은 3연타석 홈런. 지난달 17일 문학 SK전에 이은 올 시즌 두 번째이자 개인 통산 네 번째 기록이다.

5타수 5안타(2홈런) 7타점 3득점. 이승엽이 한 경기에서 7타점을 거둔 것은 1999년과 2003년에 이은 개인 통산 세 번째다. 2003년에는 6월10일에 사직 롯데전에 이어 11년만에 같은 장소에서 7타점 기록을 세웠다.

이승엽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해 부진했던 기억을 잊고 절치부심해 야구만 생각했다”며 “5안타를 쳐서 컨디션이 올라간 발판을 마련한 것 같다. 기분이 좋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 이승엽은 0.253, 13홈런 69타점에 그치며 팀 타선에 민폐를 끼쳤다. 출루율은 3할(0.298)도 되지 않았고 장타율도 4할(0.395)에 미치지 못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맥을 끊으며 ‘이승엽도 어쩔 수 없구나’는 평가를 들어야만 했다.

올 시즌은 확 달라졌다.

시즌 초반부터 활약하더니 이틀간 10타수 8안타 3홈런 10타점을 몰아쳐 공격 전 부문 상위권에 진입했다. 시즌 타율을 3할대(0.306)로 끌어올렸고 홈런 공동 3위(22개), 타점 3위(70개)로 뛰어올랐다. 타점은 이미 지난해(69개) 기록을 넘어섰다.

▲ 이승엽은 쾌조의 컨디션을 포항구장으로 이어간다. 그는 올 시즌 포항에서만 6홈런을 기록중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야구선수로서 한창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후배 최형우, 박석민과 견주어도 전혀 빠지지 않는 성적이다. 팀내 홈런 공동 선두이자 타점 단독 선두다. 불혹을 앞둔 선수가 리그 최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정교함을 갖춘 거포들만이 해낼 수 있는 3할-30홈런-100타점도 꿈이 아니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35홈런 110타점을 올릴 수 있다. 타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승엽은 이미 6번(한국 5번, 일본 1번)이나 이 고지를 밟았다.

2006년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세운 것이 마지막이었다. 8년이 지난 지금 이 기록을 달성한다면 2001년 펠릭스 호세(롯데)가 만 36세에 세웠던 기록을 넘어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 타자가 된다.

이승엽은 팀이 치른 81경기에 모두 나서고 있어 최고령 전 경기 출장 기록에도 도전한다. 4번타자 최형우가 미세 늑골골절로 라인업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한 경기도 거르지 않으며 중심타선에 포진해 이어가는 기록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그는 지난 5일 잠실 두산전에서 크리스 볼스테드의 직구를 퍼올려 우측 스탠드 상단에 꽂히는 시즌 19호 대포를 쏘아올려 10시즌 연속 전구단 상대 홈런이라는 대기록도 작성했다. 홈런 선두 박병호(넥센)도 아직 전구단을 상대로 홈런을 쳐내지 못했다.

이승엽은 쾌조의 컨디션을 ‘약속의 땅’ 포항으로 이어간다. 그는 2014 시즌 포항에서 치른 6경기에서 0.391(23타수 9안타), 6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포항구장만 가면 대포를 가동해 ‘포항 사나이’라 불리고 있다.

이승엽은 “포항에서는 인상이 좋은 편이다”라고 웃어보이며 “좋은 타격감을 유지해서 활약하겠다. (2위) NC전은 더 중요하기 때문에 (3연전에서) 2승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누가 보더라도 ‘회춘’했다고 생각하는 최고의 시즌. 하지만 이승엽은 결코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아직도 만족할 수 없다. 팀이 통합 4연패를 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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