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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로 치닫는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지도자가 고민할 부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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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로 치닫는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지도자가 고민할 부분은?
  • 박용진 편집위원
  • 승인 2016.03.02 2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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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감독의 수상한 야구]

[스포츠Q(큐) 박용진 편집위원] 프로야구 스프링캠프를 결산할 때다.

50여 일 동안 해외 전지훈련에 들어가는 비용이 2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투자한 만큼 효과가 나타날 것인지, 아니면 공중에 날리게 될지 벌써 궁금해진다. 어느 감독은 장사의 수완이 탁월해 큰 이익을 남길 수도 있고 손해를 본 감독도 나올 것이다. 희비가 엇갈릴 날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감독들이 밤잠 설치고 있다. 결전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최적의 전지 훈련지를 찾아 각 팀 나름대로 찾아 나섰다. 

지난달 15일부터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기 위해 미국, 괌, 일본, 호주 등으로 출국한 KBO리그 10개 구단은 미국 애리조나, 플로리다, 로스앤젤레스(LA), 호주, 괌, 일본 고치,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화는 일본에서 모든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또 NC, kt는 미국에서 2차 캠프 일정까지 소화하고 있다.

▲ 한화 주현상(왼쪽)과 강경학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페이스북 캡처]

이렇게 각 팀들은 1, 2차로 나누어 캠프지를 옮기며 훈련하고 있다. 한 곳에서 한 달 이상 훈련하면 선수들이 지루해할 수 있기 때문에 훈련 장소를 옮기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 현 시점에서 논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시즌이 개막하면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다.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연습방법’과 ‘연습량’이다.

우승을 목표로 세운 각 팀들은 효과적인 훈련을 펼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겨우내 굳어 있는 근육을 새롭게 다듬고 있다. 또 기술훈련은 기본기부터 새롭게 시작해 단계적으로 향상시키는 작업을 병행한다. 몸 상태가 어느 정도 만들어지면 전술훈련에 비중을 두게 된다. 이 전술훈련은 실전과 다름없이 완벽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실전에 들어가면 손 볼 여유가 없기 때문에 스프링캠프에서 마스터해야 한다.

전술 부분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수비, 둘째 타격, 셋째 주루다. 이 세 부분에서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돼야 실전에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본기를 재정립하는 것이다. 이 기본기가 레이스 성공 여부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정규시즌 144경기 중 3분의 1은 승리하고 3분의 1은 패한다. 나머지 3분의 1은 기본기가 강한 팀이 승리하기 때문에 기본기에 초점을 맞춰 연습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도 5강에 들지 못하는 5개 팀이 나오기 마련이다. 현재 스프링캠프 일정이 한 달을 지나고 있는데 언론을 통해 훈련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이야기들이 밤낮으로 쏟아져 우리들 밥상 앞에 놓인다. 이런 정보들을 취합, 분석해 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훈련방법이 진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35년째를 맞는 KBO리그는 유년기, 청소년기를 지나 어느덧 장년이 됐다. 이렇게 경륜이 쌓이면서 연습방법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비효율적인 훈련에서 탈피해 집중력을 높이는 연습방법을 만들어가고 있다. 아울러 훈련방법은 한 두 팀 빼고는 거의 대동소이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메이저리그(MLB) 30개 팀도 스프링캠프의 훈련방법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어떤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냐고 묻는다면 여러 이야기로 정의내릴 수 있다. 그러나 딱 부러지게 이것이라고 답할 순 없다. 연습방법은 팀의 특성상 다양하게 구성된다.

많은 양의 훈련이 기술 향상에 효과적이냐는 의문이 있다. 적은 양의 연습이 많은 양의 연습보다 효과적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이는 ‘달걀이 먼저냐, 병아리가 먼저냐’와 같이 매우 어려운 문제다.

프로그램을 짜기 이전에 고려할 부분이 있다. 첫째, 현재 우리 팀의 약점이 무엇인가. 둘째, 우리 선수들 개개인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이런 면들을 정확히 분석해 연습 프로그램을 짜야 효과적인 연습이 된다고 본다. 무작정 많은 양의 연습을 한다고 해서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며 노동으로 흐르게 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가장 최상의 훈련방법은 질과 양을 적절하게 배분해 짜는 것이다. 질을 중시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고, 양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도 직면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방법이 좋다고 할 수 없다.

현재 많은 감독들이 연습방법에 있어서 질적인 면을 중요시 여기고 있다. 또 멘탈 부문에 신경 쓰며 동기유발 방법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은 바람직 한 현상이라고 말하고 싶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일방적으로 시켜서 하는 방법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시키지 않으면 선수들 스스로 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언제까지 어린 아이처럼 이래라 저래라 하며 돌볼 수만은 없다. 한 통계에 따르면, 자녀에게 많은 간섭을 할 경우 그 아이의 성공률은 10%에 불과하다. 잔소리 하지 않으면 성공률은 60%로 올라간다. 어느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

▲ 두산 포수 양의지(왼쪽에서 두번째)가 일본 미야자키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선수들 간 능력 차이는 얼마나 될까.

육체적인 능력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각 팀마다 트레이닝의 과학화로 선수들의 근력이 매우 높게 발달돼 있으므로 큰 차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팀 간 힘의 차이도 별로 크지 않다고 봐야 한다. 이를테면, 어떤 팀들이 강하며 무엇이 작용해야 많이 이기는가에 초점이 모아지게 된다. 이기는 팀과 지는 팀의 차이는 정신적인 태도에서 온다. 선수들이 경기 때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실수는 확연히 줄어들 것이며 이로 인해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이런 팀이 바로 ‘멘탈이 강한 팀’이다.

승리의 요인은 무엇인가.

프로야구에서는 집중력의 차이가 승수에 크게 반영된다. 임상 심리학자 마이클 멀로니는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실력차는 20%가 육체적, 80%가 정신적인 요소에서 비롯한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야구는 80%가 멘탈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 흔히 야구선수들은 남성적이고 정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모든 선수는 인간이다.

때로는 성적의 압박감을 견디지 못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런 중압감 때문에 선수들은 약물, 도박 등 그릇된 방법으로 해결하려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는 행동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평상시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도록 정신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프로야구는 감독 혼자서 할 수 있는 스포츠인가.

감독 혼자서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이 무엇인가를 항상 파악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는 없다. 선수들의 장단점은 감독보다도 파트별 코치들이 훨씬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매일 선수들과 가까이서 접촉하기 때문. 감독은 각 코치들을 통해 테크닉, 컨디션, 사생활, 멘탈까지 상세히 보고받고 판단하면 된다. 감독 혼자 북 치고 장구까지 칠 순 없다. 각 파트의 전문가인 코치를 십분 활용하는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리더는 사람을 썼으면 믿어야 한다. 구성원은 리더가 믿어줄 때 능력 이상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생동감이 있는 조직체가 될 수 있다. 이런 팀이 이상적인 조직체다.

습관을 고치는 건 쉬운 일인가.

현재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타격, 투구 부분으로 나누어 습관을 고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다. 사람이 1년에 한 가지씩 습관을 고친다면 성인이 된다고 한다. 그 만큼 몸에 배어있는 습관을 고친다는 건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렵다. 오랫동안 나쁜 습관이 몸에 배어있는 것을 빼내어 새로운 폼을 입힌다는 것은 매우 힘든 작업이다.

이런 점을 간과해 지나칠 정도로 선수들에게 접근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고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며 그렇지 않은 부분도 분명히 있다. 지도자는 이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연습경기를 통해 마지막 점검을 한다.

현재 10개 구단들이 귀국에 앞서 오키나와에서 두 가지 방법으로 연습경기를 펼치고 있다. 국내 팀 끼리 혹은 일본 팀과 연습경기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등 최종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10개 구단은 3일부터 귀국을 시작하고, 곧바로 시범경기에 들어간다. 시범경기는 오는 8일부터 27일까지 팀 간 2차전, 팀 당 18경기씩 치른다. 총 90경기가 열린다. 시범경기가 마무리 되면 4월 1일부터 개막전이 펼쳐지며 팀 당 144경기, 팀 간 16차전으로 정규리그가 진행된다.

야구라는 운동이 철학적이고 멘탈 경기이기에 여기저기서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올해는 또 어떤 말들이 새롭게 만들어져 팬들끼리 부딪칠지, 또 수많은 신인들 중 새로운 스타가 혜성같이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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