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6:56 (금)
[SQ포커스] '1년새 100% 수입증가' J리그가 K리그에 던지는 교훈
상태바
[SQ포커스] '1년새 100% 수입증가' J리그가 K리그에 던지는 교훈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26 1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기업·지자체 지원 의존하는 적자 경영…평균 영업수익 311억원 J리그와 대조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다시 한번 5만 관중의 열기에 후끈 달아올랐다. 25일 열린 '2014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경기에 무려 5만113명의 관중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인터넷 티켓 구매 사이트를 통해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적지 않은 표가 팔려나갔다.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음에도 역대 5위의 올스타전 관중기록이 세워졌다.

한국 축구가 위기라고 말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2패의 부진으로 16년만에 승리없이 탈락한 것에 대한 팬들의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렇다고 팬들이 한국 축구에 등을 돌리고 떠난 것은 아니다. 올스타전에서 봤듯 언제나 축구팬들은 그 자리에 있다.

이영표(37)도 올스타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팬들은 경기장에 올 준비가 돼 있다. 선수와 연맹, 언론 모두가 노력해 오늘과 같은 만족감을 주면 언제든지 오늘 같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축구의 원천이 K리그이듯 현재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진단할 때 K리그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이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현재 K리그 구단들이 돈을 벌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기력은 좋은데 돈을 벌지 못하다 보니 '홀로서기'가 되지 않는다.

홀로 서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주위 환경에 지배돼 자신들이 원하는 경영이나 구단 운영을 할 수 없다는데 있다. 여기에 돈을 벌지 못하다보니 구단과 선수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

▲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5일 열린 '2014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경기에는 장맛비에도 5만113명의 관중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사진=스포츠Q DB]

◆ 아시아 톱리그 K리그의 진정한 가치는

한국 축구의 FIFA 7월 랭킹은 56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가운데 일본(45위), 이란(49위), 우즈베키스탄(52위)에 이어 네번째다. 하지만 AFC가 17일 대한축구협회에 보내온 공문에 따르면 한국이 AFC 회원국 랭킹에서 1위에 올랐다.

AFC 회원국 랭킹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4년 동안 대표팀 성적과 AFC 주최 클럽대회 성적을 합산한 점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점수 비율은 AFC 주최 클럽대회 성적이 70%로 대표팀 성적(30%)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한국 축구가 AFC 회원국 랭킹에서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2009년 포항을 시작으로 지난해 서울까지 5년 연속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는 등 꾸준한 성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2009년 포항과 2010년 성남, 2012년 울산 현대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에 비해 J리그의 성적은 기대 이하다. 2008년을 끝으로 결승에 올라간 팀이 없다. 이 때문에 일본은 FIFA 랭킹에서는 AFC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으면서도 AFC 회원국 랭킹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에 이어 4위다.

하지만 프로구단은 경기력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 없다. 프로는 역시 '돈'이다. 프로구단도 기업체이기 때문에 '돈'을 벌어야 한다. 경기력과 경제력이 프로구단을 움직이는 두 바퀴다.

전자회사가 스마트폰이나 TV 등의 상품을 팔아 수익을 내는 것처럼 프로구단은 경기와 선수라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상품'과 콘텐츠로 수익을 내야 한다. 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익에서 재투자를 하는 것처럼 프로구단 역시 수익을 내 재투자를 해야 선순환하면서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

경기력 측면에서 K리그가 J리그보다 한참 앞서있을지 몰라도 경제력에 있어서는 J리그보다 한참 뒤진다. J리그는 일찌감치 탁월한 마케팅으로 광고 및 입장 수입을 통해 돈을 벌고 있지만 K리그는 아직까지도 모기업의 도움 없이는 홀로서기가 힘들다. 일부 시민,도민 구단은 자본금이 바닥을 드러내 선수들 봉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J리그 사무국은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3년도 J리그 클럽 경영 공시 개요를 발표했다. 지난해 J리그의 실적이 어떤지를 본다면 K리그 구단들도 정신이 번쩍 들 수 있을까.

◆ J리그 1부팀 평균 영업수익 311억원…평균 순이익도 7억원

J리그의 최고 인기팀은 역시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였다. 우라와는 지난해 57억8600만엔(584억원)의 영업 수익을 기록하며 J리그 전체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50억엔(505억원)을 넘긴 팀이 됐다.

요코하마 F. 마리노스가 43억1500만엔(436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 나고야 그램퍼스 에이트(42억2600만엔,427억원)와 가시마 앤틀러스(41억2200만엔,416억5000만원), FC 도쿄(35억4500만엔,358억원)가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우라와의 영업 수익 구조를 보면 광고료 수입과 입장료 수입이 단연 많았다. 우라와의 광고 수입과 입장 수입은 각각 23억1900만엔(234억원), 21억3200만엔(215억원)을 기록했다.

광고 수입에서는 나고야(24억5700만엔,248억원)에 이어 2위였지만 입장료 수입만큼은 독보적인 1위였다. J리그 1부의 18개팀 가운데 입장료 수입이 20억엔(202억원)대를 넘긴 것은 오직 우라와 뿐이었다. 우라와가 단연 J리그 최고 인기 구단임을 입증한다. 입장료 수입 2위를 기록한 요코하마의 10억6900만엔(108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앞섰다.

J리그 1부 팀의 전체 영업수익은 554억엔(5598억원)으로 집계돼 평균 30억7800만엔(311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 순이익도 18개팀 합계 12억7600만엔(129억원)으로 평균 7100만엔(7억원)을 기록했다.

또 2012년과 비교했을 때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J리그 1부팀 평균 광고 수입이 14억1700만엔(143억원)으로 2012년보다 101.3% 늘었고 평균 입장 수입 역시 6억9300만엔(70억원)으로 젼년 대비 104.5%나 증가했다.

일본의 장기 불황 속에서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광고와 입장 수입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J리그의 마케팅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반증한다.

▲ 수원 삼성의 경기 모습에 열광하고 있는 수원 서포터 모습. K리그 클래식은 지난해 전체 관중 203만9475명을 기록했지만 객단가가 3708원에 불과, 지난해 전체 구단 입장 수입이 75억원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스포츠Q DB]

◆ K리그 수익구조, J2리그보다도 못하다

이런 현상은 J리그 뿐 아니라 2부리그인 J2리그에서도 나타난다. J2리그에 있는 팀들도 '장사를 잘했다'는 뜻이다.

J2리그 가운데 영입 수익이 가장 높은 팀은 감바 오사카였다. 27억8600만엔(281억5000만원)을 벌어들였다. 이 가운데 광고 수입이 16억9600만엔(171억원), 입장 수입이 4억6500만엔(47억원)을 기록했다.

감바 오사카에 이어 제프 유나이티드 이치하라-지바가 23억3000만엔(235억원)의 영업 수익을 기록했다. 광고 수입과 입장 수입에서도 각각 15억1500만엔(153억원)과 3억5300만엔(36억원)으로 감바 오사카에 이어 2위였다.

J2리그 전체 팀의 영업수익 합계는 239억6900만엔(2422억원)으로 평균 10억9000만엔(110억원)으로 나타났다. 2012년보다 116.4% 증가한 수치다.

광고 수입은 전체 평균 5억3300만엔(54억원)으로 2012년보다 118.1% 늘었고 입장 수입 역시 평균 1억7900만엔(18억원)으로 116.2% 늘었다.

물론 적자를 보는 구단이 없는 것은 아니다. J2리그 가운데 무려 7개 구단이 당기순이익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에서도 전체 J2리그 합계가 1억8900만엔(19억원) 적자로 평균 900만엔(9094만원)씩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J리그 구단은 윤정환 감독이 이끄는 사간 도스가 가장 많은 2억9900만엔(3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당기순이익에서 손해를 본 팀이 4개에 불과했다. 사간 도스만 1억엔(1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을 뿐 나머지 팀은 적자 규모가 1100만엔(1억1115만원)에서 7800만엔(7억8816만원)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K리그의 구단별 입장 수입 현황은 J리그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 1월 20일 발표한 구단별 입장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에 모두 203만9475명의 관중이 들어왔고 객단가가 3708원을 기록했다.

이를 환산하면 K리그 클래식 전체 구단의 입장 수입이 75억6237만3300원이 나온다. 우라와 한 팀의 입장 수입(215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J2리그에서 가장 많은 입장 수입(47억원)을 기록한 감바 오사카의 두 배도 되지 못한다. J2리그의 전체 입장 수입인 39억4400만엔(399억원)의 20%도 안되는 수준이다.

K리그 챌린지의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총관중 24만3334명에 객단가가 1983원으로 총 입장 수입이 4억8253만1322원이다. 감바 오사카 한 팀의 입장 수입의 10% 수준 밖에 안되는 것이 지금 K리그 챌린지의 현실이다.

K리그의 객단가는 우리나라 프로야구보다 낮다. 국내 프로야구는 지난해 9125원의 객단가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넥센은 1만2232원이 객단가를 기록했다. K리그 구단들의 객단가가 낮은 것은 그만큼 공짜표가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 K리그 챌린지 구단인 수원FC가 경기 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수원FC를 비롯해 K리그 챌린지의 지난해 전체 입장 수입은 5억원을 넘지 못했다. J2리그의 10% 수준 밖에 안된다. [사진=스포츠Q DB]

◆ 모기업에만 기대는 K리그 구단, 수익구조 다각화 노력 필요

K리그 팀들이 홀로 서지 못한다면 경영과 구단 운영에 큰 차질이 생긴다. 주위 여건에 따라 얼마든지 휘둘릴 수 있다.

시도민 구단이 그 예다. 시장 또는 도지사가 구단주가 되는 시도민 구단은 시도의 예산이 편성되지 않거나 구단주가 공석이 되면 운영이 마비가 된다. 실제로 경남FC가 도지사가 부재했을 때 김병지(44)와 재계약 협상이 늦어지면서 선수를 떠나보낸 사례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구단주이다보니 4년마다 돌아오는 지방선거 때면 휘둘리기도 한다. 구단의 운영이 주위 정치 상황에 너무나 큰 영향을 받는다.

또 올해 재창단한 성남FC의 금융감독원 제출 투자설명서에는 '대부분 시도 프로축구단은 안정적인 광고 스폰서를 유치하지 못해 적자운영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투자자께서는 이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시도민 구단의 수익성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다.

2006년 한국스포츠산업경영학회가 발표한 'K리그 경영 수지 개선 방안'에 따르면 2003년 기준으로 K리그 구단의 수입원 가운데 입장 수입과 광고 수입은 전체 4.7%와 4.5%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각 구단의 모기업이 구단에 광고비 명목으로 주는 후원금 수입이 전체 60.8%나 됐다. 자신이 직접 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모기업에 모든 것을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얘기다.

10년 전 자료이긴 하지만 당시와 지금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입장 수입과 광고 수입이 더욱 늘어나야 하고 이를 위한 마케팅 활동이 활발해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런 점에서 수원 삼성이 삼성전자에서 계열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에 인수된 것은 시사하는 것이 크다.

제일기획은 수원 삼성 인수에 대해 "K리그 흥행에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구단 모델을 만들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특히 제일기획은 "국내 스포츠 산업이 선진국과 같이 고도화, 산업화되면서 전문적인 팬 관리와 마케팅 능력이 중요해졌다"며 "지난 20년 동안 스포츠 마케팅 사업을 해본 전문회사인 제일기획은 앞으로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통해 프로구단 뿐 아니라 K리그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K리그 챌린지에 참가하는 이랜드 역시 1년 동안 시장조사와 기획을 거쳐 창단 작업에 들어갔다. 이랜드는 지난해 글로벌 스포츠 사업 부문에서 1조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며 이랜드 구단을 통한 마케팅 활동도 병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주도 아래 24일 출범을 선언한 '한국 축구 혁신 특별전담팀' 역시 K리그 활성화를 중장기 대책 과제로 포함시켰다. K리그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K리그 구단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수익구조를 만드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을 J리그가 보여주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