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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가 다른 공개코미디보다 웃긴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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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가 다른 공개코미디보다 웃긴 3가지 이유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7.26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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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대한민국 공개코미디의 역사가 있다. 바로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다. 토크쇼와 예능프로그램들에 밀려 퇴보했던 콩트 형식의 코미디를 부활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99년 9월 첫 방송을 시작한 '개콘'은 무려 15년간 방송을 이어오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개콘'이 이처럼 장수한 배경에는 다른 비슷한 공개코미디 프로그램들이 가지지 못한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공개코미디 최강자 '개콘', 이 프로그램의 매력과 잘나가는 요인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봤다.

▲ 콩트 '술에 취해서 온 그대'는 삶에 지친 현대인들을 풍자하고 있다. [사진=KBS '개그콘서트' 방송캡처]

◆ '개콘'이 다른 공개코미디의 우위에 선 이유(1)- '차별화된 웃음'

'개콘'이 다른 공개코미디에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던 것은 차별화된 웃음 때문이었다. 이들의 개그 스타일은 특이하다. 결코, 비슷한 프로그램을 우려먹기 하거나 재탕하지 않는다. 또 실시간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들을 1진부터 3진까지 줄 서 있는 선배들이 직접 관리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시대를 풍자한다는 점이다. 정치적인 요소나 현재 이슈가 되는 큰일들을 개콘은 과감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한다. 심지어 민감한 정치적 사안까지도 이들은 웃음으로 승화한다. 쉽지 않은 작업이다. 자칫 소송과 비난에 휘말릴 수도 있는 작업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런 걱정거리를 완벽한 대본으로 피해 나간다. '개콘'의 대본 완성도는 완벽에 가깝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뛰어난 작가진의 힘도 한몫한다.

KBS한 관계자는 "'개콘'의 웃음은 확실히 차별화된 웃음"이라며 "특히 세태풍자 개그의 경우 최고 수준의 작가와 배우들이 다수 포진한 '개콘'이 다른 방송사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최근 이슈를 모으고 있는 코너 '억수르' [사진=KBS '개그콘서트' 방송캡처]

◆ '개콘'이 다른 공개코미디의 우위에 선 이유(2)- '확실히 다른 투자'

어떤 일이든 역시 경쟁을 말할 때 돈을 빼놓을 수 없다. '개콘'은 상대적으로 타 방송사 경쟁 공개코미디와 비교해서 돈을 쓰는 양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개콘의 투자는 이미 방송 시작단계부터 철저한 사전 검증과 준비 작업으로 이들에게 맞는 자금의 양을 확보하고 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질 좋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왔다. 이후 시청률 1위를 달리며 막대한 자금을 벌어들이는 프로그램이 되자 투자를 더욱 늘렸다. 투자의 선순환과 관련해 좋은 예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다 보니 '개콘'은 타방송사들과는 달리 개그맨들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다른 방송사들보다 많고 작가들 역시 질과 양적 측면에서 다른 경쟁 프로그램들을 압도한다. 한 예로 개콘은 방송이 확정된 한편의 콩트만 만드는 것이아니라 최소 2편에서 3편의 서브 개그를 만들어 그중 가장 재미있는 콩트를 선택한다. 이런 부분은 다른 경쟁 공개코미디 프로그램들이 따라 할 수 없는 부분으로 '개콘'의 콩트가 훨씬 재미있는 결정적 이유다.

한 공개코미디 전문 방송스타일리스트는 "'개콘'의 구조를 보면 놀란다. 개콘은 최소 한 개의 콩트 타임에 최소 3~4개의 완성된 개그를 준비하고 이중 가장 재미있고 최적화된 개그를 선보인다"며 "이는 다른 경쟁 프로그램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많은 개그맨과 작가, 스태프들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지목했다.

▲ 김지민은 개콘에서의 활약으로 최고 인기 여성 개그맨으로 올라섰다. [사진=KBS '개그콘서트' 방송캡처]

'개콘'이 다른 공개코미디의 우위에 선 이유(3)- 자부심

마지막으로 '개콘'이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개콘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의 머릿속에는 대한민국 공개코미디의 '원조'라는 자부심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는 점이다.

자부심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일을 할 때도 자부심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이 생산되는 법이다. 이런 부분에서 '개콘'은 개그맨들의 자부심이 하늘을 찌른다. 이미 개그맨들 사이에서는 '개콘'에 출연하는 것을 두고 '개그 고시'라는 말을 사용한다.

고시라는 말을 사용할 정도로 '개콘'에 출연하는 것이 힘들다는 소리다. 이런 경쟁을 뚫고 올라온 개그맨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개콘'의 개그는 웬만한 방송사들이 따라 잡기 힘들다. 원조라는 자부심이 만들어낸 보이지 않는 힘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SBS 혹은 MBC 개그맨들이 다시 KBS 공채 개그맨 시험을 보고 '개콘'에 들어가려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원조의 힘이다.

▲ [사진=KBS '개그콘서트' 홈페이지 캡처]

결국 '개콘'은 출발부터 제대로 기획된 투자와 구조가 착실한 개그 콘텐츠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 15년이 지난 지금은 전통과 자부심이 개그맨들 사이에 베어 최고의 공개코미디프로그램이라는 의식을 완성시켰다는 점 등이 맞물리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올라선 것이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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