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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45) 리플렉스 그들만의 하이브리드록 완성하다 새앨범 '렛츠번' 강약을 다루는 록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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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45) 리플렉스 그들만의 하이브리드록 완성하다 새앨범 '렛츠번' 강약을 다루는 록의 묘미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02.26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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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 탐방' 45번째 아티스트는 인디신의 최신 트랜드를 주도하며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한 밴드 리플렉스다.

최근 인디신에는 무경계 록밴드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장르의 구분 없이 록을 포함해 팝과 신시사이저, 심지어는 힙합까지 모든 장르가 혼합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밴드들은 혼합 속에서 자신들만의 색깔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이런 신진 세력들 중 단연 돋보이는 이들은 리플렉스다. 리플렉스는 신진 하이브리드 밴드 중 손꼽힐 만큼 강렬한 사운드와 훅 한 멜로디라인을 균형있게 잘 활용하는 팀이다.

보통의 음악적 역량으로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사로잡기 힘들다. 하지만 리플렉스는 이것들을 실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 19일 데뷔 3년만에 첫 정규앨범을 발매하며 이런 역량에 대한 증거물까지 제시했다.

 

리플렉스 '그들만의 하이브리드록'을 말하다

리플렉스는 정확히 팝과 펑크 성향을 보여주는 록음악을 구사하고 있다. 이 안에는 알엔비와 신시사이저 성향의 사운드도 나타난다. '혼합 장르'가 주 무기다. 과연 멤버들은 이런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직접 장르를 규정해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는 장르에 대한 정확한 규정을 짓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굳이 하나의 장르로 말하라면 '하이브리드 록밴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밴드의 색을 정하는 것은 밴드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도 처음에는 따라 하는 음악이었죠. 하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꾸준히 하다 보니 '어떤 밴드와 같다'라는 평가가 사라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이제 팬들은 우리가 음악을 하면 그냥 '리플렉스의 록'이 시작되는 구나라는 마음으로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들이 우리가 인디신의 혼합장르를 주도하는 신진 밴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 큰 힘이었던 것 같아요." (홍석원)

 

◆리플렉스의 매력? 대중적 사운드 속 실험정신

리플렉스의 특별한 매력을 찾자면 '누구나 들어도 좋은 음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리플렉스의 음악이 대중적 사운드를 추구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리플렉스의 대중성에는 '실험 정신과 그들만의 색깔'이 들어있다. 단순히 트렌드만을 따르는 다른 밴드들과는 차별성이 있다.

"우리는 본래 원초적이고 강렬함에만 목적을 둔 사운드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마냥 대중성만 쫓지도 않고요. 록의 기본인 시원함도 있지만 부드러움도 함께 있는 '우리만의 사운드'를 내고 싶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하이브리드 록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하지만 록의 기본과 부드러움을 함께 갖춘 우리만의 사운드를  만들기란 쉬운 작업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연구하고 끝없는 연습을 통해서 항상 최선의 사운드를 뽑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홍석원)

드럼 신동연

◆대중성과 실험 정신이 일치한 리플렉스 정규 1집 '렛츠번'

이처럼 리플렉스의 실험 정신과 대중사운드가 집약된 작품이 바로 19일 발매한 첫 정규앨범 '레츠번'이다. 레츠번은 리플렉스가 무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활동을 하면서 준비해온 음반으로 이들의 생각과 수많은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12곡('Runaway' 앨범 보너스트랙 포함)으로 구성된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네오펑크, 팝, 신스 등 최신 트렌드의 음악들이 어우러져 세련된 리듬과 사운드를 발산하고 있다. 특히 이런 여러 장르의 음악이 섞여 있음에도 리플렉스만의 색깔은 전혀 죽지 않았다.

"뭘 해도 리플렉스의 록"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훅'하면서도 세련된 록음악이 필요한 리스너들에게 '렛츠번'은 큰 선물이 될 수 있다. 특히 전에 발표한 싱글이나 미니 앨범 수록곡을 배제하고 새로운 곡으로만 앨범을 채운 이들의 노력과 배려 또한 이목을 끈다.

보컬 조규현

"렛츠번은 3년간 리플렉스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생각한 것과 모아온 것을 집약해놓은 앨범입니다. 이번 앨범의 콘셉트도 소년에서 청년이죠. 초창기 라이브클럽부터 일본 무대까지 리플렉스의 수많은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홍석원)

"지난 3년간 활동하면서 정규앨범에 욕심을 많이 냈었어요. 그래서 앨범에 노력을 정말 많이 기울였습니다. 곡을 고르고 골라서 선곡했다고 할까요? 그동안 발매한 싱글이나 미니앨범의 수록곡을 배제했고, 라이브 무대에서 소통하고 반응이 좋았던 6곡과 공연에서 공개되지 않은 4곡, 보너스트랙까지 11곡을 모두 따끈따끈한 신곡들로 채웠어요. 앨범 출시 이전에 총 30곡을 뽑아놨었고 이 중에서 고민 끝에 고른 11곡인 만큼 대중들께서도 귀 기울여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조규현)

이번 리플렉스 정규앨범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또 하나 있다. 전작들과 비교해 더욱 향상되고 다채로워진 사운드다. 도대체 제작과정에서 어떤 변화와 노력이 있었던 것일까?

"'렛츠번'을 제작하면서 우리가 내고 싶은 여러 가지 사운드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그래서 여러 악기를 활용해 연주했습니다. 특히 여러 종류의 기타도 활용하면서 천편일률적인 사운드를 피하고자 했어요. 확실히 이런 노력을 기울인 결과 사운드가 전작들에 비해 다채로워지고 향상됐다는 평가를 많이 들어 만족스럽습니다." (변형우)

◆리플렉스의 렛츠번 '직격' 리뷰

리플렉스 멤버들이 이렇게 공을 들여 완성한 앨범 렛츠번. 그렇다면 멤버들은 렛츠번의 어떤 곡을 마음에 들어 할까? 함께 앨범에 대한 세밀한 리뷰를 하기로 했다.

우선 베이스 변형우는 드라이브를 추천했다. 드라이브는 펑크의 기본인 자연스러움에 충실한 곡이다. 달리고, 몸을 던지자는 가사 속에서 이들이 표현하고 싶은 자유도 느낄 수 있다. 단순하면서도 힘 있는 연주 속에서 보컬 조규현의 감성 어린 목소리의 조화가 이채롭다.

"전 '드라이브'(Drive)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정이 가요. 정말 자연스럽고 만약 연주가 틀린다고 해도 틀린 맛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곡입니다. 기타 베이스도 원 큐로 갔습니다. 그만큼 살아있는 곡이죠. 보컬의 익살스러움. 연주의 시원한 맛을 느껴주시길 바랍니다."

베이스 변형우

보컬 조규현은 '유 컴플릿 미'(You Complete Me)를 이번 앨범 최고의 곡으로 선정했다. '유 컴플릿 미'는 리플렉스가 표현할 수 있는 그들만의 '감성주의 발라드'가 살아있는 록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전체적으로 파워보다는 느낌과 분위기를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속에서 리플렉스는 특유의 색을 찾는 데 성공했다. 홍석원의 기타 리프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 곡은 우리를 좋아하시는 팬들이 꼭 들어주셨으면 하는 곡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러브송을 불러본 게 처음입니다. 제 나름 데로의 청혼 가에요. 그래서 특별하고 사랑스러운 곡입니다. 사운드적으로도 많은 시도가 있었죠. 연주는 살리고 힘은 많이 빼려고 노력했습니다."

리더 겸 기타 홍석원은 11번째 트랙인 목소리를 선곡했다. 목소리는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르네상스를 맞았던 인디신에서 들려오던 모던록의 색이 강한 곡이다. 절묘한 강약 조절이 느껴지는 사운드와 애절한 조규현의 목소리가 귀를 감싼다. 특히 이 곡에서도 홍석원의 세련된 기타연주는 주목할만 하다.

"요즘 살기 힘든 세상이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싶었어요. 가사를 들어보면 힘든 시기에 버틸 힘이 될 겁니다. 사실 올림픽을 보며 몇 년 전에 쓴 곡이에요. 올림픽을 보면서 느껴지는 감흥이 들어있죠. 올림픽의 시즌에 딱 맞는 곡입니다. (웃음) 또한, 곡 사이사이마다 나지막하게 잔잔히 들려오는 코러스가 매력인 곡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이 부분이 잘 표현 됐다고 생각해요."

리더 겸 기타 홍석원

마지막으로 드럼 신동연은 4번째 트랙 기회를 꼽았다. 이 곡은 전형적인 리플렉스 스타일의 곡이다. 그동안 발매된 싱글과 미니앨범에서 사랑받았던 곡들과 일맥상통하는 사운드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네오펑크 성향의 '기회'는 리플렉스가 낼 수 있는 '록 파워'가 폭발하는 노래다. 연주 기술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리플렉스 안에서 이야기하면 우리 기술력과 스타일이 최고로 들어가 있는 노래에요. 발전된 곡이기도 하죠. 가장 리플렉스 색을 잘 표현한 곡이라 애정이 갑니다. 구성, 목소리 모든 부분에서 많이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공연의 신 리플렉스 이제 정규앨범 들고 칼을 빼 들다

리플렉스는 인디신에서 '공연의 신'으로 불릴 정도로 무대를 자주 경험한 밴드다. 100회가 훨씬 넘는 공연을 통해 리플렉스는 진화를 거듭했고 우리나라 인디신의 '핫'한 밴드로 성장했다. 리플렉스에게 본인들이 생각하는 공연의 의미를 물었다.

"예전 모 사이트에서 밴드들이 공연한 것을 집계했는데 국내 전 밴드 중 2위를 한 적이 있었어요. 대단한 일이었죠. 우리는 활동 기간이 다른 빅 밴드들보다 짧았음에도 단기간에 이룩한 성과였어요. 당시 우리는 공연을 마다치 않았어요. 어떤 무대든 설 수 있다면 올라가 열정을 불태웠죠."

"그러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진정한 밴드는 공연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사실을요. 현재 우리는 무대에 오르면 서로의 느낌만으로 연주가 되고 자연스럽게 관객들과 소통이 될 정도죠. 그래서 리플렉스에게 공연이란 '우리의 역량' 그 자체라는 의미가 담겨 있죠."

"기다려온 정규 앨범이 나온 만큼 더욱 세련되고 더욱 감동적인 공연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리플렉스 역사

리플렉스는 지난 2007년 리더 홍석원과 조규현 신동연이 의기투합해 초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10년 베이스 변형우를 영입하면서 4인조 체재의 기틀을 잡았다. 하지만 같은 해 영입된 변형우가 군대를 가게 됐고 그가 제대하기 전까지 리플렉스는 베이스를 세션으로 대체하며 명맥을 유지했다. 변형우 제대 이후 리플렉스는 완벽한 팀 정비를 끝냈고 2012년 12월 디지털 싱글앨범 'Miniseries #1'(Romantic Wrestler)를 발매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2006년도에 각자 다른 밴드를 하는 상황에서 서로의 무대를 보면서 호감을 느끼게 됐어요. 결국, 이런 호감이 리플렉스의 탄생을 끌어낸 것 같아요. 2010년도에 형우가 군대에 갔을 때도 우리는 그를 기다리며 리플렉스의 본격적인 활동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나갔죠. 이럴 걸 보면 우리 팀이 시작부터 서로에게 얼마나 끈끈한 유대감이 있었는지를 느끼게 됩니다." (홍석원)

◆리플렉스 한 줄 목표

보컬 조규현="존경받는 팀이 되고 싶어요. 노력하겠습니다."

드럼 신동연="밴드신에 리틀 리플렉스가 많이 양성되는 것이 꿈입니다."

베이스 변형우="남녀노소 나이 불문하고 다 같이 미쳤으면 좋겠습니다. 리플렉스와 함께!"

리더 겸 기타 홍석원="키가 5cm 정도 더 컸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멤버소개

 

리더 겸 기타 홍석원=대구 출신.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인디신 대표적인 엄친아 출신 뮤지션이다. (홍석원의 집안은 일산에서 대규모 유치원을 경영하고 있다) 중학교 시절 림프비키킷 시디를 계기로 음악에 빠졌다. 이후 기타를 달고 살았다. 인디신에서는 손꼽히는 기타 연주자.

 

베이스 변형우=서울 출신. 일본 신주쿠에 있는 패션 관련 대학 중퇴. 어릴 적은 백댄서가 꿈이었다. 하지만 중학교 시절 메탈리카를 접하고 밴드를 시작했다. 학업에 대한 열망으로 잠시 일본에서 공부했고 이후 리플렉스로 돌아왔다. 인디신 안에서 베이스 줄이 낮은 거로는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한다. 뛰어난 외모의 소유자.

 

보컬 조규현=서울출신. 삼촌이 보여준 엑스 재팬 영상을 보고 음악을 시작했다. 노래는 고3 때 본격 시작. 인디신에서는 '미는 음'(레이백 lay-back )을 가장 잘 활용하는 보컬이다. 최근 'lay-back' 열풍을 일으킨 자이언티보다도 먼저 프로 무대에서 '미는 음'을 구사해 왔다.

 

드럼 신동연=서울 출신. 백제예술대 실용음악과. 중학교 시절 어머니가 음악을 권유했다. 이후 신동연은 음악을 직업으로 삼자고 결심하고 작곡과 드럼을 공부했다. 인디신에서는 10위권 안에 드는 드럼연주자라고 자부한다.

■팀명

"원래 우리 이름은 로맨틱 레슬러였어요. 하지만 로맨틱을 사용하는 밴드가 너무 많더라고요. 또한, 레슬러라는 이름도 우리가 하는 음악과도 맞지 않았고요. 결국, 빌보드 차트 1위 곡을 무작위로 틀어서 첫 번째로 나오는 곡의 이름을 팀 명으로 하기로 했죠. 듀란듀란의 '더 리플렉스'(The Reflex)가 나오더라고요." 

(*더 많은 인디신의 소식은 박영웅 인디 음악 전문기자의 인디레이블탐방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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