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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부터 '인주시 여고생사건'까지…드라마 속 사건의 모티브 된 실제 사건은?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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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부터 '인주시 여고생사건'까지…드라마 속 사건의 모티브 된 실제 사건은?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2.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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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출생의 비밀도, 막장도, 로맨스도 없지만, 탄탄한 이야기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함으로 화제성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이 드디어 마지막 사건인 '인주시 여고생사건'에 접어들게 됐다.

26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될 '시그널' 11회에서는 박해영(이제훈 분)과 이재한(조진웅 분)이 시공을 초월한 무전을 통해 해결해온 사건들 중 마지막이 될 '인주시 여고생 사건'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시그널'에서 이제훈은 차수현(김혜수 분)의 집에서 발견한 조진웅의 수첩 뒤에 있던 메모를 근거로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과 '대도사건'(계수동 고위층 연쇄절도사건)이 이미 무전을 통해 해결된 사건이며, 앞으로 1997년 '홍원동 연쇄살인사건'과 1999년 '인주시 여고생사건'이 추가로 일어날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메모에 적힌 것처럼 1997년이 되자 홍원동에서 교살당한 채 머리에는 비닐봉지가 씌워진 피해자의 사체 두 구가 발견되고, 2015년의 현재에서도 야산에서 아홉 구의 피해자 사체가 추가로 발견되며 총 11명이 살해당한 끔찍한 연쇄살인사건으로 발생해 메모에 적힌 사건이 현실화된 것을 보여줬다. 

'시그널'의 인기비결은 '장기미제사건'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현재의 이제훈과 과거의 조진웅이 무전을 통해 연결되어 사건을 해결해간다는 것에 있다. 그렇다면 '시그널'에 등장한 사건과 실제 드라마 속 사건의 모티브가 된 사건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일까?

◆ 김윤정양 유괴살인사건과 박초롱초롱빛나리양 유괴살인사건

▲ tvN '시그널' [사진 = tvN '시그널' 방송화면 캡처]

'시그널'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사건은 시간 상으로 가장 마지막인 2000년의 '김윤정양 유괴살인사건'으로, 이 사건은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수많은 유괴사건 중 1997년 발생한 '박초롱초롱빛나리양 유괴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추측된다.

'시그널'에 등장한 '김윤정양 유괴살인사건'과 실제 벌어진 '박초롱초롱빛나리양 유괴살인사건'의 전개는 상당히 다르다. 

드라마에서는 유괴사건이 벌어지자 경찰이 용의자를 서형준이라는 남자로 단정하고 수사에 들어갔지만, 박해영(이제훈 분)은 어린시절 학교친구이던 김윤정양이 윤수아(오연아 분)와 같이 가는 모습을 목격하고 유괴범이 남자가 아닌 여자라고 경찰들에게 말하다 무시를 당한 후 경찰에 대한 불신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이제훈은 성인이 되어 조진웅과의 무전을 통해 서형준의 시신이 선일정신병원에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고(이 정보는 또 다른 시점의 이제훈이 조진웅에 준 것이다) 그로 인해 유괴범이 서형준이 아닌 윤수아임을 밝혀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하지만 실제 '박초롱초롱빛나리양 유괴살인사건'은 전개방식이 드라마와는 판이하게 다르지만 비슷한 점도 있다. 전개방식은 다르지만 유괴범은 남자라는 사회적 인식과 달리 여자가 유괴범이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시그널'처럼 용의자 자체를 오인한 일은 없었지만 유괴 다음날 경찰이 현장을 덮치고도 여자에 임산부였던 진범을 범인이라고 생각하지 못해 놓아주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시그널'에서 경찰이 이미 윤수아에게 살해당한 서형준을 용의자로 오인하는 상황은 여기서 설정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과 화성연쇄살인사건

▲ tvN '시그널' [사진 = tvN '시그널' 방송화면 캡처]

'시그널'의 두 번째 사건인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은 누가 보아도 명백한 대한민국 형사역사상 최대의 미제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사건이다. 모방범이 아닌 모두 동일한 범인이 살해한 것이 맞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10명이 살해당했다는 점과 경기도 화성처럼 경기 남부 지역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점은 일치한다.

여기에 사건의 주요전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있다. '시그널'에서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은 과거가 바뀌면 현재가 바뀔 수도 있다는 중요한 정보가 드러나는 사건이기도 했지만, 범인이 버스 노선을 따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측된다는 점이나, 범인으로 추측되는 남자가 막차를 불러 세워서 버스에 올라탔다는 설정은 '시그널'에서 진범을 가리는 코드로 흥미롭게 사용된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진범이 잡히지 않은 사건이기에 '시그널'에서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은 흥미로운 가정을 덧붙여 사건을 종결시킨다. 범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버스에 올라탔고, 범인이 버스노선을 따라 범행을 저질렀다는 당시의 예상 중 하나를 가져와 범인은 버스 운전기사의 아들이라는 추측을 만들어낸 것이다. 여기에 갑자기 범행이 멈춰진 것도 조진웅이 1989년 당시 진범을 예측하고 격투를 벌이다가 진범이 하반신 마비가 되어 범행이 멈추게 됐다는 가정이 새롭게 추가됐다.

◆ 대도사건과 한영대교 붕괴사건, 그리고 대도 조세형과 성수대교 붕괴

▲ tvN '시그널' [사진 = tvN '시그널' 방송화면 캡처]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이 해결된 후 새롭게 등장하는 '계수동 고위층 연쇄절도사건', 일명 '대도사건'은 '시그널'에서 조진웅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설명할 수 있는 핵심 사건이자, '대도사건'을 중심으로 여러 사건이 파생되어 나간 복합적인 사건이다.

먼저 '대도사건' 그 자체는 1970년대 대한민국 최고의 대도(大盜)로 불린 조세형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인다. 조세형은 '큰손' 장영자를 비롯해 대한민국 상류층의 집만 골라서 털었던 도둑으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 드라마에서는 조세형과 외모도 흡사한 오경태(정석용 분)가 범인으로 몰려서 억울하게 20년 옥살이를 하지만, 진범은 오경태를 범인으로 지목한 목격자였던 피해자의 아들 한세규(이동하 분)라는 실제 사건과 전혀 다른 결말을 채택했다.

'시그널'의 '대도사건'이 이처럼 현실과 다른 결말을 채택한 이유는 '대도사건'을 중심으로 '시그널'의 이면에 깔린 핵심 줄거리인 상류층의 비리를 설명하는 키워드가 되기 때문이다. 한세규는 비리 국회의원 장영철(손현주 분)의 집에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케이스째 훔쳤지만, 이 안에는 장영철이 주도한 신도시 개발 비리의 내용이 담긴 디스켓이 들어있었고, 이로 인해 신다혜(이은우 분) 실종사건이 벌어지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 외에도 '대도사건'을 중심으로 한 흥미로운 사건 중 하나가 바로 '한영대교 붕괴사건'이다. 누가 보아도 1994년의 '성수대교 붕괴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이 사건은 오경태가 20년 만기 출소 후 신여진(최우리 분)을 납치하고 신동훈(유하복 분)을 살해하려한 계기가 되는 사건이기도 하다. 얽혀있는 사건은 물론 가상의 사건들이지만, 한영대교 붕괴사건 그 자체는 성수대교 붕괴사건이 바로 떠오를 정도로 다리가 무너진 모양 등이 동일하다. 다만 시간대가 오전 출근시간대에서 드라마 속 설정에 맞춰 밤시간대로 바뀌었을 뿐이다.

◆ 홍원동 연쇄살인사건과 신정동 연쇄폭행살인사건, 일명 '엽기토끼 신발장'

▲ tvN '시그널' [사진 = tvN '시그널' 방송화면 캡처]

'시그널' 후반부의 스타트를 장식한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엽기토끼 신발장'이라는 이름으로 방송되어 화제에 올랐던 '신정동 연쇄폭행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홍원동 연쇄살인사건'과 '신정동 연쇄폭행살인사건'은 사건의 전개와 진행 모두 흡사한 점이 많다.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에서 범인 김진우(이상엽 분)는 살해한 사체의 머리 위에 검은 비닐봉투를 씌워서 목을 졸라 살해한 후 쓰레기장에 가져다버렸고, '신정동 연쇄폭행살인사건'에서도 범인은 피해자를 목졸라 살해한 후 쌀푸대 등에 시신을 유기해 쓰레기장에 버렸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지만 사체가 발견된 지역의 관할 경찰서가 서로 달라서 연쇄살인사건으로 처음에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이나, 언론이나 경찰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한 명의 피해자가 더 있었고, 이 피해자는 범인의 집에서 극적으로 탈출해 살아남았다는 점 역시 유사점이다. '신정동 연쇄폭행살인사건'은 관할서 자체는 같았지만, 인근에서 발생한 '영등포 노들길 살인사건'과 범행수법이 유사함에도 관할이 달라 동일 사건으로 인정받기 쉽지 않았다는 점이 유사하다.

사건의 전개나 진행양상은 비슷했지만, 사건의 스케일 자체는 판이하게 달랐다. '신정동 연쇄폭행살인사건'의 피해자는 일단 두 명으로 알려져있고, 여기에 '영등포 노들길 살인사건'을 포함해도 알려진 피해자는 세 명에 불과하다. 반면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은 1997년 당시에는 두 명의 피해자만이 알려졌지만 2015년 야산에서 추가로 아홉 구의 시체가 더 발견되며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의 10명을 넘어서는 11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대규모 사건으로 발전해버렸다.

범인의 집에서 도망쳐 생존한 피해자의 대응방식도 달랐다. '홍원동 연쇄살인사건'에서는 차수현(김혜수 분)이 직접 범인에게 붙잡혔다가 머리에 비닐봉지가 씌워진 채 탈출을 하고, 전봇대에 부딪히는 바람에 다시 범인의 집 근처로 돌아와 범인 이상엽에게 목을 졸리는 상황이 보여졌다. 반면 실제 '신정동 연쇄폭행살인사건'에서는 피해자가 범인의 집 2층으로 도망쳐 숨어있다가 범인들이 피해자를 찾으러 사라진 후 반대방향으로 도망쳐 탈출에 성공했다. 이 사건에 대해 '엽기토끼 신발장'이라고 하는 이유는 피해자가 당시 숨어있던 곳이 연립주택 2층의 신발장 뒤편이었고, 그 신발장에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어있었기 때문이었다.

◆ 인주시 여고생 사건과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사건

▲ tvN '시그널' [사진 = tvN '시그널' 방송화면 캡처]

26일 방송될 '시그널' 11회에 처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주시 여고생사건'은 모티브가 2004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 예상된다. 이 사건은 천우희 주연의 독립영화 '한공주'와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시'에서도 모티브가 된 사건이다.

아직 '시그널'에서 '인주시 여고생사건'의 전개와 전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조진웅이 이 사건 수사를 위해 인주시에 파견을 갔다가 훗날 자신을 살해하는 안치수(정해균 분)와 처음으로 만나게 되고, 이 사건의 범인으로 이제훈의 형이 지목되어 감옥에 다녀왔고 감옥에서 출소한 후 어린 이제훈이 보는 앞에서 자살을 했다는 사실은 공개되어 있다. 즉 이 사건의 행방이 왜 하필 이제훈과 조진웅 사이에 시공을 초월한 무전이 시작된 건지 그 이유가 밝혀지게 될 중요한 사건인 것이다.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사건'은 경남 밀양 지방의 고교생 44명이 여중생 1명을 1년 동안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으로, 당시 가해자들은 청소년에 밀양 지역의 유지 집안 아들이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과연 '시그널'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던 이 사건을 어떻게 그려낼지는 26일 방송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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