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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병규의 '큰' 도약, LG가 4강 꿈꾸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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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병규의 '큰' 도약, LG가 4강 꿈꾸는 이유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7.27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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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타율 꼴찌 LG 타선 선봉장, 출루율 전체 2위 맹활약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더 이상 조연이 아니다. ‘작은’ 이병규(31·7번)의 기량이 드디어 만개하고 있다. 이병규 하면 무조건 ‘적토마’ 이병규(9번)를 떠올리던 야구팬들도 이젠 ‘빅뱅’ 이병규를 기억해야만 한다.

LG 이병규는 지난 24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 전에서 8회초 3점포를 터뜨리며 LG의 승리를 견인했다. 팀이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던 상황에서 나온 천금 쐐기포였다.

그는 타격전 양상으로 전개되던 전날 경기에서도 홈런 2개를 몰아치며 LG가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는데 디딤돌을 놨다. 7월 들어 14경기 4홈런 18타점. 리그를 통틀어 최고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 이병규는 정확도와 파워를 겸비한 리그 정상급 선수다. 팀 타율과 팀 홈런 꼴찌인 LG 타선의 희망이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주로 5번에 포진하던 이병규는 새 외국인 선수 브래드 스나이더의 합류 이후 6번으로 타순을 옮겼다. 정확도와 파워를 겸비한 이병규가 하위타순에 붙박이로 나서자 LG 타선에 힘이 생겼다.

양상문 감독은 타격감이 최고조에 올라있는 그를 26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4번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이병규는 볼넷 2개를 포함해 2타수 1안타 1득점하며 만점 활약을 했다. 안타 역시 장타인 2루타였다.

이병규는 좌중우를 가리지 않고 외야 수비를 소화하는데다 경기 후반에는 1루수로도 포지션을 옮길 수 있어 양 감독의 선수 기용폭을 넓히고 있다.

0.336 9홈런 58타점. 그 어느 해보다도 높은 성적이다. 출루율은 김태균(한화)에 이은 2위(0.457)다. 볼넷 4위(52개), 장타율 12위(0.574), OPS(출루율+장타율)는 9위(1.031)다. 리그에서도 손꼽힐 정도의 대활약이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더욱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시즌 초반 한 달간 감을 찾지 못하며 4월 타율 0.129로 부진했지만 5월 0.357, 6월 0.339, 7월 0.455로 더욱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2006년부터 4년간 LG에서 이병규와 한솥밥을 먹었던 안치용(SK)은 “2군에서 함께 지내본 이병규는 야구 지능이 탁월했다. 잘될 선수”라고 말했을 정도다. 통산 출루율 0.405라는 기록이 그것을 대변하고 있다.

팀내로 범위를 좁히면 그가 진정한 ‘LG 간판’임을 알 수 있다. ‘타격 달인’인 이진영에 이은 타율 2위, 퇴출된 조쉬 벨에 이은 홈런 2위,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 모두 선두다. 팀타율과 팀홈런 꼴찌 LG는 이병규의 공격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병규의 맹활약 속에 LG는 최근 10경기 6승4패의 상승세를 타며 4위 롯데와 경기차를 2.5경기로 좁혔다. 시즌 초반 김기태 감독의 사퇴 속에 한 시즌 농사를 그르치는 듯 했던 LG가 어느덧 4강 싸움의 핵으로 떠올랐다.

한양대를 나온 그는 대학야구에서 수준급의 실력을 보였음에도 크지 않은 신장(178cm) 때문에 선택받지 못하고 2006년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그러나 뛰어난 타격 재능으로 2군을 초토화시키며 될성부른 떡잎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1군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병규(9), 박용택, 이진영은 물론이고 이택근(넥센), 이대형(KIA)과 험난한 주전 경쟁을 해야만 했다. 2010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에 출전하며 타율 0.300, 12홈런 53타점으로 꽃을 피웠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번번이 덜미를 잡히며 놓치며 지난 3년간 연평균 58경기 출전에 그쳤다.

2014년 양 감독 부임 이후 주전을 보장받자 그동안 펼치지 못했던 재능을 그라운드에 맘껏 쏟아내고 있다. 매 경기 날카롭게 배트를 휘두르며 어느덧 LG의 간판으로 올라섰다.

통산 2000안타의 레전드 타자 '큰' 이병규는 5월 중순 종아리 부상을 당한 이후 아직 1군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LG팬들은 적토마 이병규의 공백을 완벽히 메운 ‘작은’ 이병규의 ‘큰’ 활약 덕에 4강을 꿈꾸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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