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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평창 완전정복' 꿈꾸는 썰매 삼총사 원윤종-서영우-윤성빈의 완벽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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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평창 완전정복' 꿈꾸는 썰매 삼총사 원윤종-서영우-윤성빈의 완벽주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3.02 0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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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 2인승 봅슬레이 세계 1위-스켈레톤 세계 2위 금의환향…평창올림픽 향한 '완벽주의' 결의

[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판 쿨러닝'을 실현한 한국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선수단이 금의환향했다. 공항에 모여든 환영인파와 취재 열기 속에 선수들도 환하게 웃었다.

한국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대표팀이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개선했다. 남자 2인승 봅슬레이의 원윤종(31·강원도청), 서영우(25·경기도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와 스켈레톤의 윤성빈(22·한국체대)은 지난달 27일 독일 쾨닉제에서 막을 내린 2015~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8차 대회에서 각각 금, 은메달을 획득, 월드컵 랭킹과 IBSF 랭킹에서 각각 1위와 2위에 오르며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이들의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더욱 큰 목표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서는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약점을 보완하는 것이 과제다. 때마침 오는 10월이면 평창 슬라이딩센터가 완공되기 때문에 수많은 훈련을 할 수 있다. 2년 뒤 평창 퍼펙트 레이스를 위한 '썰매 삼총사'의 각오는 저마다 이유와 의미를 담고 있었다.

▲ [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이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봅슬레이 최강 콤비의 탄생, 원윤종-서영우가 바라는 무결점 레이스는

원윤종-서영우 팀이 기량 성장을 이루며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2013~2014 시즌부터다. 이 때까지만 해도 봅슬레이는 다른 나라 일처럼 여겨졌다. 영화 '쿨 러닝'이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봅슬레이 종목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바로 원윤종-서영우 팀의 선전이었다.

2010년 11월부터 팀을 이룬 이들은 2013~2014 시즌 북아메리카컵 시리즈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북아메리카컵 시즌 랭킹 1위를 기록한 이후 2014~2015 시즌엔 월드컵 대회에서 5, 6위에 오르면서 메달을 획득했다. 봅슬레이 월드컵은 4~6위까지도 메달을 받는다.

올 시즌 더욱 기량이 만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간에 암초도 있었다. 먼저 이들을 정성껏 지도했던 말콤 로이드 코치가 지난 1월 갑자기 별세한 것이다. 이용 한국 봅슬레이 스켈레톤 대표팀 총감독도 "로이드 코치의 별세 소식에 선수들이 공황상태에 빠질 정도로 힘들어했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세계랭킹 1위를 차지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기에 서영우가 부상까지 당하면서 삐걱거렸다. 월드컵 7차 대회까지 월드컵 랭킹과 IBSP 랭킹 1위를 동시에 달리고 있었으면서도 세계선수권에서 7위로 처진 것 역시 서영우의 부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월드컵 8차 대회에서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며 시즌 수확을 금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로 마감, 월드컵 랭킹과 IBSP 랭킹 1위를 지켜냈다.

원윤종은 "너무 뜻밖의 결과를 얻어 기쁘지만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각자 위치에서 노력을 다해 얻은 최선의 결과"라며 "감독과 코치님, 의무 트레이너, 외국인 코치들, 경기분석관,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등 후원하고 응원해주는 모든 사람들의 덕분"이라고 말했다. 서영우 역시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거두지 못했을 성적"이라고 겸손해했다.

▲ [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봅슬레이 세계 최강 듀오로 떠오른 서영우(왼쪽)와 원윤종이 트로피를 들고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의 성과는 모든 사람들의 합심해낸 결과다. 척박한 훈련 환경 속에서도 이용 총감독과 선수들은 물론이고 7명에 달하는 외국인 지도자들과 국내 코칭스태프들, 장비팀과 의무, 영상팀 모두 똘똘 뭉쳐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원윤종은 앞으로 계획을 밝힐 때는 사뭇 진지해졌다. 원윤종은 "다음 시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계획을 빨리 세워 2년 뒤 평창 올림픽을 향해 더 발전해야 한다"며 "이번 시즌 전세계를 다니며 트랙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쌓았다면 앞으로는 스타트 기술이나 훈련강도 등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우도 "다음 시즌에는 스타트 기록도 상위권에 오를 수 있도록 여름에 훈련을 열심히 하겠다. 1년 뒤에는 스타트와 드라이빙에 대해 모두 만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래도 세계 1위를 차지한 이들의 자신감은 넘쳤다. 원윤종은 "평창의 새 트랙은 아직 타보지 않았지만 홈이기 때문에 외국 선수들보다 더 많이 탈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훈련에 힘쓴다면 누구보다도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림픽까지 남은 2년 동안 최대한 많이 타보고 싶다. 어떤 경쟁자가 와도 지지 않을 만큼 열심히 훈련해서 평창에서 웃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서영우 역시 "스타트 기록이 아직 1위가 아닌데도 상위권에 올랐다"며 "여름훈련을 통해 스타트를 발전시킨다면 평창에서도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국내에 트랙이 없어 해외를 돌아다니며 훈련했지만 2년 뒤 평창에서는 누구보다 익숙해져 외국 경쟁자들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의지들이다.

▲ [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스켈레톤 세계 2위로 시즌을 마감한 윤성빈이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완벽을 꿈꾸는 욕심쟁이, 아직도 멀었다는 윤성빈의 '2인자론'

스켈레톤 입문 4년 만에 세계랭킹 2위까지 오르며 놀라운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지만 정작 윤성빈은 아직 만족을 모른다. 독보적인 세계 1위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는 숙제가 하나 더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성빈의 나이와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불가능은 아니다. 윤성빈은 2012~2013 시즌 겨우 세계 70위에 불과했지만 22위와 5위를 거쳐 올 시즌 2위까지 올랐다. 특히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에는 마르틴스 두쿠르스를 상대로도 한 차례 승리하며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이와 함께 토마스 두쿠르스가 윤성빈에 밀려 월드컵과 세계에서 3위로 떨어지며 라트비아 형제의 양강체제가 무너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타트를 강점으로 하는 윤성빈은 봅슬레이 듀오 원윤종-서영우와 마찬가지로 척박한 훈련 환경에서도 놀라운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아직 22세인 그가 수많은 훈련을 통해 평창에서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윤성빈은 귀국 인터뷰에서 "생각한 것보다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해 기쁘다"면서도 "2인자는 말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1위를 하기 전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세계 톱을 향한 열망을 나타냈다.

이어 "마르틴스 두쿠르스는 지난해만 해도 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 느껴졌지만 이번 시즌을 치르며 많이 따라붙었음을 느꼈다"며 "마르틴스 두쿠르스가 실수해 월드컵에서 내가 한 번 이기고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8번 중에 한번 이긴 것이기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앞으로 더 집중해서 평창을 목표로 달려가겠다"고 자만심을 경계했다.

아직 젊지만 윤성빈의 말에서 스켈레톤에 대한 열정과 진중함이 느껴졌다. 때로는 결의에 찬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장점을 묻는 말에도 윤성빈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새로 생길 평창 트랙을 잘 이용해 부족한 주행능력 등을 더 보완한다면 계속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스켈레톤의 윤성빈(왼쪽부터)과 봅슬레이의 원윤종, 서영우가 지난달 27일(한국시간) 독일 쾨닉제에서 벌어진 2015~2016 시즌 마지막 IBSF 월드컵 8차 대회 시상식 후 트로피에 입을 맞추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제공]

또 윤성빈은 "마르틴스 두쿠르스는 자세 등 기본이 탄탄하지만 나는 훈련 기간이 짧아 기본에서 허점이 많다"며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생각으로 기초를 쌓아간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성빈은 세계 랭킹 2위에 오른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하지 않고 보완점과 아쉬운 점만 얘기했다. 어떻게 보면 만족을 모르는 욕심쟁이이자 완벽주의자다. 더 좋은 성적에 대한 열망이 뜨겁기에 윤성빈의 평창은 더욱 빛날 것으로 보인다.

동계올림픽에서 썰매 종목은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에서도 단 한 차례도 메달을 따내지 못했을 정도로 유럽세와 북미세가 주름잡고 있다. 그러나 2년 뒤 평창 올림픽은 다를 것이다. 금메달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썰매 삼총사'가 있기에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이 국민스포츠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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