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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기술위원장 "이상적인 대표팀 감독은 큰 비전 가진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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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기술위원장 "이상적인 대표팀 감독은 큰 비전 가진 인물"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7.28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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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 축구까지 긍정적 영향 미칠 수 있어야…시간 쫓겨 선임하지 않을 것"

[스포츠Q 홍현석 기자] "개인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대표팀 감독은 유소년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비전을 가진 지도자다."

이용수(55) 대한축구협회 신임 기술위원장이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은 한국 축구의 발전과 변화, 밝은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용수 위원장은 2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장 이상적인 차기 대표팀 감독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이상적인 감독은 크게 유소년 축구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비전을 가진 감독이었으면 한다"며 "월드컵이나 클럽팀에서 결과를 만들어냈던 경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한국 축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할 것이고 기쁜 마음을 갖고 일할 것"이라며 "9월 A매치에 본부석에 앉혀 대표팀 경기를 볼 수 있게 하고 싶은 것이 목표이지만 시간에 쫓겨 급하게 선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이번에 선임되는 감독이 아시안컵을 이끌게 되는데 결과에 따라 경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까지 여유를 줘야 한다고 본다"고 말해 새로 선임되는 사령탑에게 적어도 2017년까지 시간을 줄 것임을 내비쳤다.

▲ [스포츠Q 노민규 기자]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2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다음은 이용수 기술위원장과 일문일답.

- 기술위원장 취임 소감은.

"2000년 11월에 기술위원장을 맡았는데 이번에 다시 중책을 맡게 됐다. 책임감이 무거우면서도 영광스럽다.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싶다. 기술위원장이라는 자리는 축구인들과 함께 우리나라 축구를 좋게 만들 수 있는 자리이고 그만큼 많은 분들이 이 자리를 하고 싶어한다. 이런 기회가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기술위원회가 요술방망이처럼 축구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최근 브라질 월드컵의 아쉬운 결과가 있었다. 그 이유는 해야 할 것들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기술위원회는 한국 축구를 위해 해야 할 것들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 지원도 중요하지만 5년, 10년, 길게는 20년 뒤를 내다보며 한국 축구의 질적인 차원부터 변화를 주기 위해서 기술위원회가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 기술위원회가 나아갈 기본적인 방향은.

"국가대표팀에 대한 지원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고 국내 축구 수준의 질적인 향상을 위한 고민을 하는 것이 두 번째, 역량을 갖춘 축구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세 번째 임무라고 생각한다. 연령별 각 대표팀의 지원 시스템은 스포츠 의·과학, 기술·전술적인 지원 등이 있다. 또 부상 예방과 장기적인 유소년 축구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 국내 축구 수준의 질적 향상을 위해 우리나라 축구의 문제점과 세계 축구 트렌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와 우리나라와 격차를 찾아내고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발견해야 한다. 그리고 7세부터 18세 사이의 유소년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에 피지컬 트레이너 자격 코스가 없는데 이를 개발해 전문적인 지도자 육성도 해야 한다.”

- 기술위원회 구성은.

"생각보다 능력이 뛰어나고 한국 축구를 위해 힘써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번 기술위원회에 젊은 축구 관계자와 함께 하고 싶었지만 고사한 분들이 많았다. 저를 포함해서 총 8명의 기술위원을 구성했다. 조영증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 김학범 전 강원FC감독, 김남표 축구협회 전임강사, 최영준 축구협회 전임지도자, 최인철 여자축구 현대제철 감독, 신재흠 축구협회 기술위원, 정태석 분당베스트병원 재활센터장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셨다. 앞으로 기술위원회 수를 조금 더 늘려갔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 [스포츠Q 노민규 기자]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2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얼마나 자주 기술위원회 회의를 가질 예정인가.

"상근위원을 중심으로 국가대표팀 감독이 정해지기 전까지 매일 회의를 가질 계획이다. 오는 30일 오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처음으로 공식 기술위원회를 열어 회의를 가질 예정인데 1박2일 동안 깊은 논의를 할 것이다. 특히 차기 감독에 대해서는 내, 외국인 관계 없이 검토할 것이다. 기술위의 회의 주기에 관해서는 지금 단정해서 말하기는 어렵고 현재 어떤 감독 후보들이 있는지도 현재로선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신임 대표팀 감독 선임 기준은 정했는가.

"개인적으로 이상적인 감독은 크게 유소년 축구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비전을 가진 감독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월드컵이나 클럽팀에서 결과를 만들어냈던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성과 리더십을 갖추었는지도 중요한 검토 요인이 될 것이다. 내게 이메일을 보낸 분들이 많았지만 아직까지 그분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30일 기술위원들이 모였을 때 많게는 내국인 15명, 외국인 15명의 리스트를 만들어서 검토할 예정이다.”

- 내국인과 외국인 감독이 지닌 각각의 장점은.

"내국인 감독의 경우 대표팀에 적응하고 자신의 팀으로 만들어가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외국인 같은 경우 적응에는 좀 시간이 걸리지만 현재 세계적인 축구의 변화에 대처가 빠르고 우리 선수들이 갖고 있는 장점을 세계에서 어떻게 표출할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

- 대표팀 감독은 언제 선임하며 2018년 월드컵까지 장기계약은 가능한가.

“제 욕심으로 9월 A매치 때 본부석에서 대표팀 경기를 지켜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만약 외국인 감독이 선임된다면 계약을 마치고 곧바로 본부석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 있도록 하겠다. 사실 계약 기간은 생각보다 지켜지기 어렵다. 대표팀 감독의 계약은 경기 결과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장기 계약을 하더라도 결과에 따라 변화가 있을 것이다. 외국 감독을 선임한다면 원칙적으로 2018년까지 진행하겠지만 중간에 단서조항을 넣어 예선 통과를 한다면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 외국인 감독의 경우 비용 문제는 어떻게 되는가

"2002 한일 월드컵을 준비할 때는 정몽준 명예회장이 '사재를 털어서라도 도와주겠다'며 많은 힘을 줬다. 그러나 당시에는 월드컵을 개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다르다. 협회 예산을 고려할 때 연봉을 많이 받는 이름값 높은 지도자를 영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또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게 되면 코치 등 부가적인 비용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 곧바로 내년 1월이면 아시안컵이 진행되는데 어떻게 할 생각인가.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새로 선임되는 감독에게 아시안컵 결과로 책임을 물을 순 없다. 아시안컵 성적만으로 선임한 감독을 경질하지 않을 것이다. 내년 아시안컵은 1월에 있기 때문에 K리그 시즌이 끝나고 나서 열린다. 연맹과 잘 논의가 되면 훈련에 대한 충분한 시간을 배정받을 수 있다. 감독이 정해지면 9~11월 A매치를 통해 아시안컵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좁히고 12월부터 1월에는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월드컵 최종예선까지는 시간 여유를 줘야 한다고 본다.”

- 감독 선임을 못하면 대행체제로 가나.

“구체적인 생각은 솔직히 못해봤다. 하지만 적어도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9월에 열리는 A매치에 쫓겨서 감독을 선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 축구에도 도움이 안된다. 시간 여유를 갖고 선임하는 것이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 [스포츠Q 노민규 기자]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28일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 기술위원회의 독립성에 대해서는.

"기술위원회가 한국 축구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내가 기술위원장으로 일할 때는 어떤 조건을 걸지 않았고 지금도 기술위원들이 조건을 내걸면서 일을 하면 안된다. 우리가 좋은 생각을 만들어낸다면 협회가 이를 실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기술위원회가 어떤 위상으로 변화하고 한국 축구를 위해 어떻게 변화를 줘야 할지는 많은 분들이 검토를 하고 있다. 그리고 기술위원회에서 하는 일에 대해서는 이미 독립성이 보장돼 있다. 다만 기술위원회의 독립성은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기술위원회의 결정들이 실제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

- 기술위원회에서 감독을 추천할텐데. 제도에 변화가 있나.

"내가 아직 지명되지 않을 때 기술위원회가 감독을 추천하는 지금의 형태보다는 기술위원회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결정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는 방식들이 검토된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만약 제도가 바뀐다면 맞춰서 잘 처리하겠다.”

- 대표팀을 맡는 전임과 후임 감독 간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는데.

"전체적으로 감독이 바뀌면 단절된 것 같다. 감독이 사퇴하면 코칭스태프도 모두 바뀌기 때문에 이어지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협회에서는 이미 월드컵 백서를 준비했다. 앞으로는 국가대표팀뿐만 아니라 청소년, 여자대표팀 등 모든 대표팀에서 이뤄져야 한다."

- 우리 대표팀 전술적인 보완 부분과 선수들의 수준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강팀들이 더 수비지향적인 운영을 하게 되고 공격 상황에서는 아리언 로번(30·바이에른 뮌헨)이나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 등 빠른 스피드와 결정력을 가진 선수들을 이용한 빠른 역습을 시도한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과 결승에서부터 나타났다. 수비진과 미드필더에 많은 숫자를 두면서 공격 상황에서는 결정력을 갖춘 2, 3명의 공격수가 골을 성공시킨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스피드는 좋지만 개인기와 골 결정력이 세밀해진다면 세계적인 수준까지 접근할 수 있다. 또 전통적으로 체력적인 준비가 잘 돼 있을 때 좋은 결과를 냈다. 강한 팀들과 경기를 할 때 많이 뛰고 한 발 더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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