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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기를 사랑하는 배우 박정민 '그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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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기를 사랑하는 배우 박정민 '그를 말하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7.29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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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배우에게 연기를 잘한다는 소리는 최고의 칭찬이다. 이런 최고의 칭찬을 어린 나이에 받으며 연기의 길에 들어선 배우가 있다. 바로 박정민이다. 그는 지난 2007년 영화 '세상의 끝'을 통해 연기세계에 입문한 뒤 이후 조연부터 주연을 가리지 않는 충무로의 연기파 신예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특히 그는 지난 2110년 영화 '파수꾼'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서의 확실한 길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런 그가 의외의 선택을 했다. 바로 드라마 속 코믹 조연 연기를 펼친 것이다. 영화배우로 그대로 뻗어 나갈 수도 있었는데. 굳이 드라마 그것도 주연도 아닌 조연의 배역을 선택한 박정민.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스포츠Q 글 박영웅 기자· 사진 이상민 기자] 최근 박정민은 새로운 연기 변신을 선언하고 그동안 펼친 연기와는 전혀 다른 코믹하고 가벼운 이미지의 연기를 펼쳤다. 바로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이하 '너포위')의 어설픈 형사 '지국' 역을 소화한 것이다. 지국 캐릭터는 어설픔 뿐만 아니라 재미있고 웃긴 역으로, 좋게 말하면 코믹하고 나쁘게 말하면 어설픈 인물이다. 그동안 진지한 연기를 이어오던 박정민에게는 부담스러웠을 법한 배역이다. 그러나 박정민은 이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이에 지난 17일 홍대 에프터눈 카페에서 그를 직접 만나 그의 연기관과 '너포위'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다.

◆ '너포위'를 선택한 이유

박정민은 이미 영화계에서는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상태다. 비록 블록버스터급 대작의 주연이나 주요 조연은 연기해 본 일이 없지만, 독립성 영화나 단편영화에서는 이미 연기파 배우로 자리를 확실하게 잡았다. 이대로라면 조만간 충무로에서 큰 영화, 좋은 배역을 딸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는 영화배우로서 활동하던 기간에도 가끔 드라마에 나오더니 이번에는 아예 '너포위'를 통해 주요 조연으로 안방극장에 정식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너포위'에서는 그동안 보여주던 진지한 연기가 아닌 다소 가볍고 코믹한 지국역을 맡았다. 의아한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정민의 현실과 생각은 달랐다.

 

"영화 쪽에서는 관계자분들이 저를 많이 아시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많은 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방송에서는 저를 잘 알지는 못합니다. 심지어 방송 쪽에서 저는 '넌 얼굴이 안 되겠다' 등의 평가도 받고 했었어요. 솔직히 방송에서 저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던 거죠. 그래서 더 도전하고 싶었어요. 또한 영화는 찾아가서 봐야 하는 특성이 있지만, 안방극장은 쉽게 시청자분들을 찾아갈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그래서 '너포위'에서 저를 선택해준 감독님께 감사 드려요."

◆ '너포위' 절제하면서 연기했어

박정민은 다소 무겁게 돌아갔던 드라마 '너포위' 안에서 분위기를 환기하는 코믹 배역 지국 역을 맡았다. 그러다 보니 박정민은 마음속에서 꿈틀대는 진지한 연기력을 억누르고 철저한 변신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저는 이번 드라마에서 자칫 너무 무겁게 돌아갈 수 있는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죠. 다시 말해 제게 맡겨진 임무 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았죠. 결국 승기의 감정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연기했고 드라마에서 요구하는 부분만을 철저하게 잘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저는 또 다른 발전을 한 것 같기도 해요."

▲ 너포위 '지국' 역을 소화한 박정민. 그는 너포위에서 가볍고 장난스러운 배역을 맛깔스럽게 표현해냈다. [사진=HB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래도 힘든 부분이 많았어

박정민은 노력 끝에 무사히 '너포위'를 마칠 수 있었다. 시청률 1위 등 나름대로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큰 아쉬움도 남는다. 배역의 고민, 영화와는 다른 분위기가 요구하는 즉흥성 등 힘겨운 시간이 분명 있었다.

"'너포위' 지국 역을 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오히려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촬영) 당시에는 제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감도 느꼈죠. 연기로 많이 만들어 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거예요. 박정민이라는 배우가 들고 가기에는 지국이라는 인간이 너무 달랐던 거죠. 심지어 너무 만들어 연기하려다 보니 연기에 진실성도 떨어졌어요. 이런 상황에서 선배들이 저를 잡아 줬죠. 많은 조언을 통해 진심을 담는 연기가 무엇인지 알려 주신 거죠. 그래서 결국 이런 부분을 극복했고 이후부터는 편안하게 지국을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박정민을 괴롭힌 건 또 있었다. 영화와는 드라마 상 다른 시나리오의 잦은 변신이었다. 하지만 이런 부분도 멋지게 극복했다. 오히려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점은 역시 대본이 나왔느냐 안 나왔느냐의 차이 같아요. 영화는 대본이 나온 상태에서 한 가지 역에 몰두하면 되지만 드라마는 잦은 변신을 요구하죠. 그래서 무척 힘들었어요. 아슬아슬하게 선을 지켜나가는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죠. 힘들었어요. 하지만 드라마는 캐릭터를 잘못 잡아도 선배나 감독님께 물어보고 수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발견했고 드라마의 매력에 빠지며 '너포위'를 잘 마무리 했던 것 같아요.

◆ 연기관 그리고 꿈

박정민이라는 배우는 재능형의 배우가 아니다. 고려대 문과대를 다니다 연기가 좋아서 자퇴한 후 한예종에 입학하면서 전문적인 연기를 시작한 늦깎이 신인이다. 이처럼 박정민은 재능을 갖추고 승승장구한 배우가 아닌 노력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배우다. 그래서 박정민은 단순한 연기관을 갖고 있다. 다양성이다. 여러 가지 배역을 해보고 픈 꿈이 많다는 소리다.

"전 다양하게 보여주는 배우가 되자는 게 제 연기 방향입니다. 아직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다양한 모습을 다양한 매체와 형식으로 보여드리는 것이 고교시절부터 저의 연기자로서의 꿈이었어요. 전 성격상 갇혀 있는 것이 싫어요."

 

마지막으로 박정민은 배우로서의 '꿈'에 대해 답변을 남겼다.

"전 감성적이지 못해요. 그래서 탕탕 쳐내는 연기. 그런 것이 어울릴 것 같죠. '파수꾼'의 백기라는 인물은 여전히 제가 사랑하는 인물이에요. 누구보다 잘할 수 있죠. 그것이 제 장점인 것 같아요. 이에 과하지 않은 연기, 사이코패스 연기 등을 하고 싶어요. 기회가 오면 잡아먹겠습니다.(웃음)"

[취재 후기] 박정민 그는 아직 세공되지 않은 다이아몬드 원석 같은 배우였다. 조금만 다듬고 연륜을 쌓는다면 그는 분명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불리는 배우가 될 수 있는 재목이 분명했다. 그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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