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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유재학호' 투지 깨운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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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유재학호' 투지 깨운 "대~한민국"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7.29 2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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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임에도 6114명이 찾은 잠실학생체육관

[잠실=스포츠Q 홍현석 기자] 평일 낮에 열렸던 경기였다. 하지만 그동안 농구를 갈망했던 팬들에게 시간대는 중요하지 않았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 농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슈터 조성민의 활약에 힘입어 뉴질랜드를 64-58로 눌렀다.

한국보다 12계단 높은 세계랭킹 19위 뉴질랜드에 승리를 거둔 것도 주목할 부분이었지만 이날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바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열기였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29일 오후 2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 뉴질랜드의 2014 농구 국가대표 평가전에 6114명이 찾아 열기를 뿜어냈다.

지난달 3월 29일 SK와 모비스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정확히 4개월 만에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 프로농구를 찾는 팬들보다 많은 6114명의 만원관중이 입장했다.

경기 티켓 판매분 6000매가 현장에서 매진됐고 경기장 안에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휴가철이고 방학 시즌이지만 평일 오후 2시에 그것도 여름 스포츠가 아닌 겨울 스포츠 농구 경기에 이렇게 많은 관중들이 올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유재학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관중이 많다는 기자의 말에 “여름인데 많은 관중들이 오셨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성인대표팀 경기가 열린 것은 2006년 열렸던 월드바스켓볼챌린지 이후 8년만이다. 

6000명이 넘는 팬들로 가득 찬 경기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다른 프로농구 경기처럼 응원단장도 없었지만 대표선수들 플레이 하나하나에 환호하기도 하고 같이 아쉬워했다. 선수들 역시 5개월 만에 느껴보는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에 힘을 얻었는지 뉴질랜드를 맞아 투혼 넘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통적으로 한국 스포츠를 생각할 때 가장 인상적인 단어가 바로 투지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축구 대표팀에서 투지를 확인하지 못한 국민들의 실망이 컸고 그만큼 축구 대표팀의 후유증도 컸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한국 남자농구대표팀 센터 오세근(가운데)이 2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키가 큰 뉴질랜드 선수들 사이에서 투지를 불사르며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하지만 월드컵 축구 대표팀과 달리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이날 노장인 김주성, 양동근이 뉴질랜드 대표팀을 수비하기 위해 누구보다 많이 움직였고 거구인 뉴질랜드 선수들과 몸 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공을 살리기 위해 몸을 날리는 것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런 베테랑들의 '살신' 활약 덕에 후배 선수들 역시 골밑에서 투지 넘기게 플레이했다. 이날 최우수선수(MVP)가 된 조성민은 중요할 때마다 3점슛을 성공시키며 오랜만에 농구장을 방문한 팬들에게 짜릿한 승리를 선물했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여름임에도 많이 와주셔서 감사드리고 이런 열기가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은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것밖에 없다”고 관중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MVP 조성민은 “많은 관중 앞이기 때문에 더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긴장을 하면서 경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모인 많은 관중들로 인해 한국 농구 부활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만원 관중이 팀이 추격을 당할 때 자발적으로 '대~한민국'을 더욱 크게 외치면서 '유재학호' 전사들의 투혼을 일깨웠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2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64-58로 승리를 거둔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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