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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태극마크' 김주성의 투혼과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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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태극마크' 김주성의 투혼과 헌신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7.30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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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이어온 국가대표...인천 아시안게임 유종의 미를 위한 희생 플레이

[스포츠Q 홍현석 기자] 한국 농구의 자존심 김주성(35)이 지난 17년간 이어 온 태극마크를 올 시즌을 끝으로 내려놓는다. 그가 없는 농구 대표팀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대회에서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 결과 몸이 말이 아니었다. 프로농구가 진행되는 겨울 내내 모든 것을 다 쏟아내고 그는 쉬지도 못한 채 나라를 위해 여름 내내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마지막 태극마크를 뜻 깊게 마무리 하기 위해 불꽃 투혼을 보이고 있다.

◆ 2014년, 17년간 이어 온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해

1997년 중앙대에서 활약했던 시절, 그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고 1998 국제농구연맹(FIBA) 그리스 세계선수권에 나갔다.

그 이후 그는 17년간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1998 방콕 아시안게임 은메달,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등 총 3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 김주성(오른쪽,19번)이 2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 농구 국가대표 평가전에 뉴질랜드의 방어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35세 김주성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 중 현재 유일하게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함께 뛰었던 김승현(36)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현재 국가대표에서 75년생인 문태종(39)을 제외하고 가장 나이가 많은 그는 자신의 마지막 태극마크를 달고 마지막 투혼을 불태우고 있다.

그는 최근 경기에서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9일 뉴질랜드와 3차 평가전에서 그는 8점 5리바운드 2도움을 기록하며 김선형(26)과 문태종을 받쳐줬고 27일 대만과 2차 평가전에서는 13점을 넣으면서 103-70의 대승을 이끌었다.

29일 뉴질랜드와 홈 평가전에서는 1점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오세근(27), 김종규(23)와 함께 높은 뉴질랜드 센터진과 대등한 싸움(리바운드 38-43 우세)을 이끌었다.

▲ 김주성(가운데)이 2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압박 수비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16년만에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동시 참가

그는 1998년 그리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이후로 16년 만에 다시 한번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12명의 대표선수 중 세계선수권을 경험한 것은 그가 유일하다. 12년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마지막 국가대표 생활을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김주성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0년 광저우까지 4회 연속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됐고 이번 인천 대회도 참여하게 된다면 아시안게임 5회 연속 출전을 이루게 된다.

서장훈(40)이 세웠던 4회 연속 출전 기록을 제치고 새로운 한국 농구 역사를 만들게 된다. 그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을 위해 노력한 끝에 세운 뜻깊은 기록이다.

그는 2012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두고 대표팀 은퇴를 시사했다. 하지만 유재학(51) 대표팀 감독은 그가 필요했고 후배들과 함께 그는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는 자신이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세계선수권에서 은퇴를 하게 됐다. 시작과 끝을 같은 무대에서 하게 된 그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기대해본다.

▲ 대한민국 포워드 김주성(가운데)이 29일 뉴질랜드와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대표팀, 실질적 리더… 화려함보다는 궂은 일 도맡아

17년 동안 대표팀 센터진의 중심이었던 그는 이제는 오세근, 김종규, 이종현(20) 등에게 그 자리를 넘겨줬다. 하지만 그는 이제 화려함보다는 선수들이 맡기 싫어하는 궂은 일을 통해 후배들의 플레이를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그는 스크린아웃과 더불어 가드들에게 스크린을 걸어주는 등 보이지 않지만 팀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헌신을 보여줬다.

그리고 수비에서도 큰 뉴질랜드 센터진에 밀리지 않으려고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고 빠르게 움직이면서 큰 도움을 줬다. 그리고 뉴질랜드 선수와 충돌 직전까지 가는 등 기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으려 했다. 최고참의 이런 활약에 후배들 역시 영향을 받고 오세근은 11점 14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했고 김종규와 이종현 역시 뉴질랜드 선수들의 슛을 블로킹하면서 한국 골밑을 단단하게 지켰다.

또 대만과 2차 평가전에서는 13점을 성공시키며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도 이끌었다.

이런 그의 활약에 한국대표팀을 이끄는 유재학 감독은 “김주성이 뉴질랜드에서 자기가 한 말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뉴질랜드 전지훈련에서 “후배들이 편하게 운동하려고만 한다”고 선수들의 플레이에 일침을 가했다.

이번 해에 열리는 대회가 매우 중요하다. 16년 만에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 동시에 참가하게 된 그는 국가대표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 코트에서 희생과 헌신을 보여주고 있다.

▲ 김주성(가운데)이 29일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볼을 잡고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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