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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그랑프리 출격, '라이벌' 태국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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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그랑프리 출격, '라이벌' 태국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30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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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프리 예선 라운드 첫 경기…아시안게임 맞대결 앞두고 기선제압 중요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전력이 급상승한 태국의 콧대를 미리 꺾어야 한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출격한다.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14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예선라운드 첫째주 홈경기가 열린다.

이선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1일 태국전을 시작으로 2일 독일전, 3일 세르비아전을 앞두고 있다. 모두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고 있는 팀들과 맞대결이다.

이 가운데 태국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여자배구에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는 팀이다. 전력이 급상승해 이젠 복병이 아닌 라이벌로 성장했다.

◆ 20년 전에는 상대도 안됐던 태국, 지금은 중국도 꺾어

한국 여자배구는 20년 전인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당당하게 금메달을 따냈다.

1990년 아시안게임까지만 하더라도 일본(4회), 중국(3회)이 금메달을 나눠가졌지만 한국이 처음으로 우승한 것이 히로시마 대회였다. 이후 한국 여자배구는 중국에 밀려 세 차례나 준우승에 그쳤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5위로 밀리기도 했다.

사실 태국은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때만 하더라도 상대가 안됐던 팀이었다. 당시 태국을 상대로 한국 여자배구는 3-0으로 이겼고 3세트를 치르면서 고장 5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2세트는 한 점도 주지 않고 이겼다.

하지만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5위로 밀어냈던 장본인이 바로 태국이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만 하더라도 한국에 실력에서 밀렸던 태국이 8강전에서 한국을 3-1로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는 다시 한국이 태국을 3-0으로 꺾으며 설욕하긴 했지만 이젠 아시아나 세계 대회에서도 태국을 우습게 볼 수 없게 됐다.

태국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 이제는 중국도 꺾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 2009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중국과 결승에서 만나 3-1로 이기고 금메달을 따냈던 태국은 지난해 대회에서도 4강전에서 중국을 3-2로 꺾은 뒤 결승에서 일본까지 넘어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태국이 이처럼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청소년 대표시절부터 10년 이상 꾸준히 손발을 맞춰 조직력이 뛰어난데다 낮고 빠른 볼 배급과 공격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신장이 작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한번 조직력이 맞아 들어가기 시작하면 빠른 이동 공격에 상대팀을 집중 공략한다.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 랭킹이 12위로 지난해 9월보다 4계단이나 상승한 것도 태국 여자배구의 상승세를 짐작하게 한다. 한국의 세계 랭킹은 10위다.

◆ 강한 서브로 수비라인 공략…협력 블로킹으로 이동공격 봉쇄

한국 여자배구가 태국의 무서운 상승세를 꺾어놓으려면 태국의 조직력을 사전이 흐트려 놓아야만 한다.

태국의 조직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첫 번째 무기는 단연 강한 서브다. 강한 서브, 특히 목적타 서브로 태국을 수비라인을 집중 공략하면 리시브 등이 불안정해져 빠른 속공을 펼치기 어려워진다. 태국의 빠른 이동공격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태국의 이동공격이 살아나더라도 신장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협력 블로킹이 빛을 발한다면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역대 태국과 전적에서 24승 5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5패를 당했던 과정은 모두 태국의 빠른 속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봉쇄한다면 높이의 배구로 태국을 무너뜨릴 수 있다.

▲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주포이자 주장인 김연경이 27일 안산서 열린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전을 지켜보고 있다. 김연경은 그랑프리 뿐 아니라 20년만의 아시안게임 제패를 이끄는 선봉장이다. [사진=스포츠Q DB]

센터 양효진(현대건설)이 연습경기 도중 강한 공격을 막다가 왼쪽 손 인대에 부상을 당해 깁스를 해 블로킹 벽이 다소 낮아진 상태지만 양효진을 제외한 나머지 11명의 선수가 협력한다면 충분히 태국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

이선구 감독도 "태국은 상대적으로 신장이 작기 때문에 강한 서브로 수비라인을 흔들어놓고 이은 블로킹으로 흐름을 가져와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신장을 이용한 높은 위치에서 공격을 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센터 양효진은 아시안게임 때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재활치료와 체력훈련을 병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는 아시안게임의 전초전이다. 세계대회가 중요하긴 하지만 한국 스포츠에 있어 아시안게임은 절대 버릴 수 없는, 아니 너무나 중요한 대회다. 대부분 종목이 일정이 맞닿아 있는 세계 대회 대신 아시안게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음달 1일 태국전은 아시안게임에서 만날 수 있는 태국을 상대로 기선을 제압한다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20년만에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서는 태국을 확실하게 잡고 자신감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 독일과 세르비아전, 한국 여자배구의 실력 가늠할 수 있는 척도

태국전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독일전과 세르비아전도 있다. 한국 여자배구가 세계에서 어느 정도 실력인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훈련 성과도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평가전이기도 하다.

독일은 한국보다 한 계단 높은 세계랭킹 9위다. 2011년과 2013년 유럽선수권에서 2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한 만만치 않은 강호다.

▲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14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예선라운드에 출격한다. 사진은 2012년 그랑프리 대회 쿠바전에서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는 김연경(왼쪽).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특히 독일의 사령탑이 터키 바키프방크를 이끌고 있는 지오반니 구이데티다. 바키프방크는 김연경이 몸담고 있는 갈라타사레이의 라이벌로 지난 시즌 갈라타사레이를 제치고 터키 리그 우승을 차지한 강호다. 또 구이데티 감독은 적장이면서도 김연경의 활약과 기량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세르비아는 이번 3연전을 치르는 상대 가운데 가장 강하다. 세계랭킹 7위를 기록 중이다. 독일이 준우승했던 2011년 유럽선수권 당시 챔피언에 올랐다. 유럽에서도 이탈리아, 러시아 다음으로 세번째에 올라있을 정도로 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월드 그랑프리에서도 3위에 올랐다.

김연경은 "훈련기간이 충분하지 않아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태국과 독일에 연승하고 그 상승세를 일요일 경기인 세르비아전까지 이어가 3전 전승을 거두는 것이 이번 목표"라고 밝혔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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