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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스폰서십 공감-시범경기 유료화 지지, '스마트해진 수요자'와 함께 크는 스포츠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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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스폰서십 공감-시범경기 유료화 지지, '스마트해진 수요자'와 함께 크는 스포츠산업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3.10 13: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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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팬 '제수매 캠페인' 매일유업 제품 구매 행렬, KBO리그 유료화에 "합당한 서비스 제공하면 OK"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스포츠산업이 대도약할 절호의 찬스다.

일자리 창출을 중요하게 여기는 정부는 스포츠산업에 전폭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더 이상 모기업에 의존하지 않겠다”며 체질 개선에 한창인 프로스포츠단들도 여럿 보인다. 각종 메가스포츠이벤트 개최를 통해 양질의 인프라와 훌륭한 인력도 갖춰나가는 중이다.

하나 더 있다. 스포츠의 주인인 고객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을 빼놓아선 안 된다. 경기력에 관해 고급 통계자료, 초정밀 분석을 요구하는 소비자는 스포츠산업 주체들의 노력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며 진짜 팬의 품격을 보여주는 중이다.

▲ K리그 수원삼성 팬들이 전개하고 있는 '제수매' 캠페인. 매일유업 제품을 구매한 인증샷을 찍고 3명을 지목하는 방식이다. [사진=수원 삼성 블루윙즈 제공]

◆ 매일우유 마시자, 수원 삼성 서포터즈가 스폰서를 예우하는 법 

K리그 최고인기구단 수원삼성 블루윙즈는 이번 시즌부터 ‘Maeil’을 유니폼에 달고 뛴다. 삼성의 스포츠단이 다른 기업의 브랜드를 유니폼에 부착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자체 수익모델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온 고심의 흔적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스포츠업계의 빅이슈다. 더욱 신선한 소식은 따로 있다. 이에 따르는 ‘제수매’ 캠페인이다. 제수매란 ‘제발 수원팬이면 매일우유를 마시자’의 약자. 서포터스 그랑블루를 축으로 수원 팬들이 연달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통해 매일유업 제품 구매 인증샷을 올렸다.

루게릭병 환우를 돕자는 취지로 전개된 아이스버킷챌린지와 똑 닮았다. 우유, 커피 등 매일유업이 만든 음료를 마시고 다른 수원팬 3명을 지목하는 방식이다. 유제품 업계 선두를 노리는 스폰서 매일유업은 기대 이상의 광고효과를 누리게 됐다.

반응도 폭발적이다. “광고 덕지덕지 붙어 있어도 관계 없다”, “앞으로 매일우유 사먹어야겠네”, “디자인이 이런들 저런들 어떠냐”, “매일유업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팔로우 좋아요 눌렀다” 등의 댓글이 달린다.

‘수원의 지지자만이 이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빅버드를 들썩이는 이들. ‘축구도시’라는 자부심을 품은 수원의 축구팬은 제일기획으로 주인이 바뀐 후 허리띠를 졸라맨 수원구단의 사정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매일유업은 그 어려운 구단에 손길을 내밀어 준 '고귀한' 스폰서이기에 그토록 팬들은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 매일유업을 달고 뛰는 수원 삼성. 삼성스포츠단이 삼성이 아닌 브랜드를 유니폼에 부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수원 삼성 블루윙즈 제공]

◆ 시범경기 유료화를 보는 시선, 합당한 서비스 제공하라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가 지난 8일 막을 올렸다. KBO는 “이번 시즌부터 주말 시범경기에 한해 입장료를 받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등 일부 구단이 시행한 정책이 전 구단으로 확대된 것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텅텅 비었던 야구장이었다.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야구장 표를 덤으로 얹어줬던 때다. 2007년만 해도 8개 구단의 정규리그 티켓 객단가가 4042원이었다. 인천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애를 먹었던 SK 와이번스는 2864원이었다. 야구시장이 이렇게 성장했다.

메이저리그(MLB), 일본프로야구(NPB)처럼 시범경기 유료화를 택한 결단은 팬들의 공감대가 없었다면 이뤄질 수 없었다. 25년째 한화 이글스 팬이라는 정원영(30) 씨는 “프로라면 당연히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게 맞다”며 “돈을 얼마든지 지불할 테니 대신 제대로 된 서비스로 보답해 달라”고 말했다.

‘시범경기는 당연히 공짜’라는 인식도 많이 사라졌다. 수원삼성보다 더 스폰서가 절실한 야구전문기업 히어로즈의 경우 고척스카이돔 주말 입장료를 1만원으로 책정했다. 비싸다는 의견이 대다수인 가운데 한 팬은 기자에게 “커피 한 잔, 담배 한 갑 안 피면 되는 돈”이라며 “넥센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이 정도 비용은 감수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스포츠산업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최모 씨는 “유료화에 합당한 경기장 운영만 이뤄진다면 좋겠다”며 “팬들에게 푼돈이라도 벌기 위함이라는 느낌을 받게 하질 않길 바란다.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무조건 유료화만 진행한다면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폰서십의 개념을 알고 구단과 함께 움직이는 축구 서포터, 공짜를 바라기보다는 "지갑을 열테니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해 달라"고 요구하는 야구팬. 스마트해진 스포츠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현장의 실무자들이 더 힘껏 달려야 할 때다.

▲ 고척 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는 넥센은 주말 시범경기 입장료로 1만원을 책정했다. [사진=스포츠Q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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