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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썰매탄 평창 앰배서더' 정승환, 1인2역에 영그는 2전3기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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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썰매탄 평창 앰배서더' 정승환, 1인2역에 영그는 2전3기 꿈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10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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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패럴림픽 홍보대사 위촉...내년 강릉 세계선수권-평창 패럴림픽 선전 다짐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국 스포츠에도 메시가 있다. 여자축구대표팀의 '지메시' 지소연(25·첼시 레이디스)이 있고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정승환(30·강원도청)은 '빙판의 메시'로 불린다. 빠른 스피드로 골을 넣는 경기력이 마치 리오넬 메시(29·FC 바르셀로나)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정승환이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환희를 맛보기 위해 다시 구슬땀을 흘린다. 정승환은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막을 2년 앞둔 9일 강원도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열린 제2회 평창 패럴림픽 데이 행사에서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정승환은 이로써 평창 동계올림픽뿐 아니라 동계패럴림픽까지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됐다.

홍보대사를 맡은 정승환은 "평창 동계올림픽뿐 아니라 패럴림픽에 대한 홍보와 국민 참여열기 확산을 위해 홍보대사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정승환은 '빙판 위 메시'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빠른 스피드와 결정력을 자랑한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 홍보대사로 위촉된 정승환은 내년 강릉에서 열릴 세계선수권을 통해 당당하게 패럴림픽 본선 티켓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사진=스포츠Q(큐) DB]

◆ 평창을 달리는 또다른 슬레이어, 실력으로 패럴림픽 출전한다

동계 스포츠에는 썰매를 타는 종목이 있다.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정승환이 하고 있는 아이스슬레지하키도 썰매종목이다. 쉽게 말해 썰매를 타고 벌이는 아이스하키다.

하지만 한국에서 아이스하키 못지 않게 아이스슬레지하키 역시 그렇게 큰 주목을 받지 못한다. 아이스하키는 아시아리그가 벌어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지만 아이스슬레지하키는 여전히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정승환이 세계 무대에서 스피드를 인정받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정승환은 5세 때 사고로 왼쪽다리 절단장애를 입었다. 대학교(한국복지대)에 들어가서야 취미로 시작한 스포츠인 아이스슬레지하키에 입문했다. 그리고 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에 이어 2014년 소치 패럴림픽까지 출전, 한국 아이스슬레지사하키가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정승환은 "아이스슬레지하키는 세계적으로도 경쟁이 가능하다. A풀에서 세계선수권이나 패럴림픽 예선 토너먼트를 통과하면 본선에 올라갈 수 있다"며 "소치 패럴림픽 당시에는 세계선수권에서 4강 안에 들지 못했지만 패럴림픽 예선 토너먼트를 통해 출전했다"고 말했다.

▲ 정승환(가운데)이 9일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열린 평창 패럴림픽 데이 행사에서 홍보대사로 위촉된 뒤 조양호 평창 동계올림픽 및 장애인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오른쪽에서 세번째), 최문순 강원도지사(오른쪽에서 두번째), 김연아(왼쪽에서 두번째) 등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평창 동계올림픽 및 장애인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제공]

2013년 고양에서 열렸던 A풀 세계선수권에서 7위로 밀려나는 바람에 B풀로 떨어졌던 한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5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내년 강릉에서 열리는 A풀 세계선수권에 출전하게 됐다. 당시 정승환은 득점 1위(13골)과 도움 1위(9개)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이제 목표는 평창 동계패럴림픽이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할 수도 있음에도 한국은 당당하게 세계선수권 성적을 통해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겠다며 이마저도 거부했다. 이를 두고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의 놀라운 경기력은 한국이 평창 동계패럴림픽을 얼마나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좋은 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 조금만 지원이 더해진다면 메달권 충분, 실업팀 창단이 절실하다

정승환은 기회가 될 때마다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가 더욱 발전하려면 실업팀이 창단되어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현재 정승환은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의 유일한 실업팀인 강원도청에서 뛴다.

실업 선수들은 체계적인 지원과 훈련환경이 보장되지만 나머지 클럽에 몸담고 있는 선수들은 그렇지 못하다. 클럽 선수들은 자신의 생계를 이어가면서 틈틈이 훈련을 하기 때문에 실업 선수를 당해내지 못한다.

가장 단적인 예가 장애인동계체전이다. 강원도청은 지난달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벌어진 장애인 동계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9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강원도청을 상대할 팀이 없는 것이다.

▲ 정승환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B풀에서 13골, 9도움을 기록하며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 대표팀의 5전 전승 우승을 이끌며 MVP에 올랐다. 이제 정승환은 실업팀의 창단으로 선수층이 두꺼워져 평창 패럴림픽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기다린다. 사진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 정승환. [사진=국제패럴림픽위원회 공식 트위터 캡처]

이에 대해 정승환은 "실업팀이 하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2012년 세계선수권 A풀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소치 동계패럴림픽에서도 러시아와 대등하게 맞서기도 했다"며 "소치 대회 당시 선수층이 두껍지 못했던 것이 너무 아쉬웠다. 미국전에서는 진통제를 맞으면서까지 경기에 나갔는데 준결승에 오르지 못해 분한 마음에 눈물까지 흘렸다"고 말했다.

실업팀 창단을 통해 더 많은 선수들이 육성될 수 있다면 평창 대회에서 메달권에 들 수 있다는 것이 정승환의 설명이다.

정승환이 소치에서 흘렸던 눈물을 평창에서 환희로 만들기 위해서는 실업팀 창단 같은 지원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 본인들의 마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테스트 이벤트 성격으로 치러지는 내년 강릉 세계선수권을 통해 당당하게 패럴림픽 본선에 나가고 패럴림픽에서도 '2전 3기' 끝에 당당하게 메달을 따내겠다는 것이 정승환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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