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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레버쿠젠 시즌 2' 도약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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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레버쿠젠 시즌 2' 도약 과제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31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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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미트 감독,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전방 압박 선호…90분 풀타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체력 보완 우선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손흥민의 다섯번째 독일 분데스리가 시즌이 다가온다. 함부르크 SV에서 세 시즌을 뛰었던 손흥민은 구단 사상 최고 이적료인 1000만 유로(137억원)에 바이어 레버쿠젠과 5년 계약을 맺으며 2013~14 시즌에 첫번째 시즌을 보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분데스리가 정규리그 10골로 2012~13 시즌(12골)에 이어 두 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독일 분데스리가 정규리그 통산 30골도 채웠다.

레버쿠젠에서 두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손흥민의 목표는 물론 최대한 많은 득점을 올리는 것이다. 일단 첫 목표는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것이다.

▲ 바이어 레버쿠젠 손흥민이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친선경기가 끝난 뒤 자신에게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러나 레버쿠젠처럼 '빅 클럽'에서 뛰려면 정규리그에서만 좋은 활약을 펼쳐서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기 어렵다. 독일축구협회 FA컵인 DFB 포칼은 물론이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맹활약해야 한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DFB 포칼에서 2골과 1도움을 올렸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8경기 출전에 2개의 도움에 머물렀다. 기대했던 골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기에 두번째 목표는 역시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이다.

손흥민의 UEFA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는 다음달 20일 또는 21일이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4위로 조별리그 직행은 하지 못했지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예선 3라운드를 거쳐 올라올 팀만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 바이어 레버쿠젠 손흥민이 30일 FC서울전에서 폭풍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빠르고 강한 압박 축구 구사할 수 있는 체력 필요

레버쿠젠은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긴 했지만 뭔가 하나가 부족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0-5로 완패한 경기도 있었다. 맨유를 상대로 2연패를 당하는 동안 무려 9골을 내주고 2골밖에 넣지 못했다. 레버쿠젠은 가까스로 16강에 올라서긴 했지만 파리생제르맹을 상대로도 0-4, 1-2로 지면서 종합 전적 1-6으로 완패했다.

이처럼 레버쿠젠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중상위권 전력을 갖췄지만 유럽 무대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같은 분데스리가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유럽 최고 클럽과는 전력 차가 상당히 컸다.

이에 신임 로거 슈미트 감독은 많이 뛰는 축구를 이번 시즌 레버쿠젠의 주된 전술로 삼았다.

레버쿠젠에서 손흥민과 함께 뛰고 있는 류승우(21)는 슈미트 감독의 성향에 대해 "공격적인 축구를 좋아한다. 전방을 압박하고 많이 뛰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체력이 많이 요구된다"며 "현대 축구의 흐름에 맞는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슈미트 감독은 이전 소속팀에서도 많이 뛰는 축구를 선호했다. 구단이 그를 선임한 것도 빠르고 매력적인 공격 축구를 구사한다는 이유에서였다.

▲ 레버쿠젠 손흥민(가운데)이 30일 FC 서울과 친선경기가 끝난 뒤 로거 슈미트 감독(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슈미트 감독은 활동량이 좋고 스피드가 빠른 어린 선수들을 선호한다. 슈미트 감독은 레드 불 잘츠부르크를 맡았을 때 오스트리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상대에게 볼 소유권을 뺏기면 압박을 통해 5초 이내에 다시 볼 소유권을 가져오려고 노력한다"며 "공을 가로채면 빠르게 전방을 향해 아직 정비가 되지 않은 상대 수비를 공략한다"는 자신의 축구 철학을 얘기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지난 시즌 잘츠부르크와 평가전에서 0-3으로 진 뒤 인터뷰에서 "매우 공격적이고 빠르다. 이렇게 조직적으로 강도 높은 압박을 구사하는 팀을 본 적이 없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이를 위해서는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 손흥민이 서울과 30일 친선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슛 훈련, 체력 훈련 등 전체적인 부문에서 강화를 시켜야 한다"고 말한 것도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체력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사실 손흥민의 체격 조건은 183cm에 76kg로 호리호리한 편에 속한다. 물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네 시즌 동안 뛴 기본 체력이 있긴 하지만 이전보다 훨씬 많이 뛰어야 하는 축구를 해야하기 때문에 분데스리가는 물론이고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모두 소화해낼 수 있는 체력은 필수다.

▲ 레버쿠젠 손흥민이 30일 FC서울과 친선경기가 끝난 뒤 더운 날씨에 지친 듯 그라운드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어린 유망주에서 주전으로, 풀타임과 챔스리그 득점에 도전하라

손흥민의 또 다른 과제는 풀타임을 소화해낼 수 있는 능력이다.

손흥민은 2013~14 시즌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정규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DFB 포칼을 모두 포함해 43경기에 나섰지만 이 가운데 4경기가 교체 출전이었다. 선발로 나선 39경기에서 풀타임을 뛴 것은 9경기였다. 나머지 30경기는 모두 교체로 중간에 나왔다는 의미다.

이는 손흥민을 장시간 출전시켜 체력을 빨리 소진시키기보다는 적절하게 안배를 시켜주면서 기량을 키워나가겠다는 레버쿠젠 구단의 뜻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까지는 아직 21, 22세의 어린 선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23세, 우리나라 나이로 24세가 되는 손흥민은 더이상 유망주에서 머물 수는 없다. 팀 전력의 주축으로 90분 풀타임을 그라운드 이곳저곳을 누빌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

손흥민이 서울과 친선경기에서 90분 풀타임 출전을 고집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원래 계약서로는 45분만 출전하면 됐지만 손흥민은 슈미트 감독에게 풀타임 출전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이 브라질 월드컵을 마친 뒤 팀에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다소 무리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손흥민은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날씨 속에서 90분 풀타임을 쉬지 않고 뛰면서 슈미트 감독 앞에서 '시위'했다. 자신도 풀타임을 충분히 뛸 수 있는 체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 레버쿠젠 손흥민이 30일 FC서울과 친선경기가 끝난 뒤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박수를 치며 화답하고 있다.

이런 체력이 있다면 시즌 내내 꾸준한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10골을 넣긴 했지만 평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다가도 최하의 평가를 받는 등 기복이 다소 있었다. 그러나 기복이 심한 모습을 두번째 시즌에서도 보여줄 수는 없다. 이를 위해서는 탄탄한 체력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또 자신이 목표로 하는 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을 위해서라도 체력은 절대 필요한 요소다. 유럽 최고의 팀들과 경쟁하기 위위해서는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박지성(33)도 PSV 에인트호번에서 맨유로 이적, 한 시즌을 보낸 뒤 웨이트 트레이닝 등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 그 결과 맨유라는 팀에서 7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냈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도 있듯이 손흥민에게 체력은 곧 경쟁력이다. 체력 업그레이드가 '레버쿠젠 시즌 2'의 절대 과제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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