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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47) 위아더나잇 진화의 끝은? 이번엔 '몽환 일렉트로닉'과 록사이의 균형점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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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47) 위아더나잇 진화의 끝은? 이번엔 '몽환 일렉트로닉'과 록사이의 균형점을 깨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03.17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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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박영웅 · 사진 이상민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 탐방' 47번째 아티스트는 밤이라는 이미지를 음악으로 풀어내고 있는 일렉트로닉 성향의 록밴드 위아더나잇이다.

우리나라 인디신에서 일렉트로닉 성향의 밴드는 대세로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일렉트로닉 성향의 밴드들이 비슷한 느낌의 음악을 추구하는 상황이다. 자기만의 색깔과 영역을 구축한 밴드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런 분위기에서 위아더나잇의 존재는 특별하다.

위아더나잇은 다른 밴드와는 달리 오로지 일렉트로닉 중심이 아닌 포크록을 적절하게 섞어놓으며 전혀 다른 색깔의 음악을 하고 있다. 특히 팀 명에 들어있는 '밤'이라는 이미지를 음악에 대입하는 색다른 콘셉트까지 갖추고 있다. 이런 부분들은 이들이 현재 인디신에서 가장 촉망받는 밴드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 위아더나잇 장르를 말하다

위아더나잇의 장르를 굳이 규정하자면 일렉트로닉 성향의 어쿠스틱 밴드 혹은 신스팝 밴드 정도로 말할 수 있을 듯하다. 과연 밴드 멤버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어떻게 규정할까?

"장르에 속박돼 음악을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굳이 말하라면 신스팝에 가까운 음악이에요. 일렉트로닉 사운드 속에서 정반대의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내고 있죠. 사실 잘 모르시는 대중들께서는 우리가 일렉트로닉 밴드라고 하시면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의 약자)을 하는 아이들로 생각하시는 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무척 감성적이고 감미로운 포크 사운드에 몽환적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섞여 있는 음악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밴드 이름처럼 '밤'을 표현하는 밴드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고요."

 

그들만의 색깔로 인디신의 촉망받는 밴드로 거듭나다

위아더나잇은 현재 국내 인디신에서 가장 핫한 밴드로 평가받고 있다. 워낙 비슷한 장르의 밴드들과는 다른 그들만의 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아더나잇이 추구하고 있는 이미지와 음악의 결합은 자기 정체성이 두루뭉술한 인디신의 많은 밴드와 크게 비교되는 부분이다.

"사실 1집에서는 록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2015년 발매된 미니앨범 '별, 불, 밤 이런 것들'부터 록을 많이 배제하고 일렉트로닉과의 균형을 맞추기로 했죠. 우리가 들려주고 싶은 '밤'이라는 이미지를 음악에 더욱 녹여내자는 의지 때문이었죠. 이런 부분이 우리가 나름 인디신에서 다른 밴드들과는 다른 우리만의 색을 갖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 '별, 불, 밤 이런 것들' 현재의 위아더나잇을 만들어준 작품

위아더나잇과 지난 미니앨범 '별, 불, 밤 이런 것들'에 대한 더욱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별, 불, 밤 이런 것들'은 위아더나잇에게는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이 미니앨범을 통해 위아더나잇은 자신들이 표현하고 싶어 하던 '밤'을 완성할 수 있었고 대중적 인기와 음악적 방향도 잡을 수 있었다.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1집 이후로는 사운드의 힘을 빼는 방식을 많이 추구했어요. 우리만의 색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죠. 이 과정에서 '별, 불, 밤 이런 것들'이 나오면서 우리가 하려는 음악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밤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깊은 느낌의 위아더나잇이 만들어졌다고 할까요?"

 

◆ 이번 디지털 싱글 '할리데이'. '별, 불, 밤 이런 것들'의 연장선

뮤지션들은 흔히들 크게 히트한 앨범 다음에 나오는 차기 작품에 대한 부담감에 시달리기 일쑤다. 과연 전작의 인기를 기반으로 이후의 작품도 비슷하게 나가야 할지. 아니면 파격 변신을 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위아더 나잇은 16일 발매한 새 앨범 할리데이를 통해 '별, 불, 밤 이런 것들'에서 찾은 위아더나잇의 색깔을 유지해 나가기로 한 모습이다.

"'별, 불, 밤 이런 것들' 이후 고민이 많았어요. 우리가 만들고 찾아낸 밴드의 색깔과 음악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느냐에 대한 고민이었죠. 하지만 고민을 너무 많이 하면 듣는 사람들도 우리 음악에 부담스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고민 없이 전작의 색을 유지 하면서도 더욱 딥해진 사운드를 집어넣었어요. 지금 들어보면 할리데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밤의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한 앨범 같아요."

 

◆ 할리데이 리뷰

(*할리데이 간단 리뷰와 상세한 뮤직비디오에 관한 정보는 박영웅의 밴드포커스 2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휴식을 느끼고 싶거나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 빠져들고 싶다면 할리데이를 꼭 들어봐야 한다. 할리데이는 지난 미니앨범 '별, 불, 밤 이런 것들'의 히트곡 티라미슈 케익의 형제 같은 곡이다.

보컬 함병선의 몽환적인 목소리를 중심으로 가벼운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감미로운 멜로디가 특징이다. 특히 전작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일렉트로닉과 포크록의 균형을 파괴했다. 할리데이에서 만큼은 포크록적 성향을 대부분 배제했다. 국내 인디신 어떤 밴드들보다 '신스팝'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위아더나잇은 할리데이를 통해 '완벽한 음악적 무장해제'를 선언한 듯하다. 이들이 이전 펑크밴드였다는 것을 돌이켜 보면 대단한 음악적 변신을 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할리데이'는 앞으로 위아더나잇의 음악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다음 정규앨범이 어떻게 완성될지를 예고하는 곡으로 볼 수 있다. 

"휴가에 관한 노래를 만들려고 했어요. 그래서 지난해 떠난 여행을 떠올렸죠. 그러면서 점점 생각이 깊어졌고, 이런 여행이 과연 즐거운 휴가이겠느냐는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결국, 여행에서 돌아오면 다시 일상의 고민은 시작되죠. 이 곡은 일상에서 매일매일 생각하는 휴가. 그리고 고민 등을 노래한 것입니다. 일차원적으로 들으면 연인과 휴가를 떠나는 느낌 이런 정도를 의미하고요."

"음악적으로는 편곡이 많이 바뀐 노래예요. 멤버 네 명의 손을 다 거친 곡이죠. 처음부터 멜로디와 가사가 좋았던 곡인데 더욱 살려내고 싶었기 때문에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 것입니다."
 
◆ 대중성과 위아더나잇

위아더나잇은 현재 진화하는 과정이다. 강력한 사운드를 기반한 록밴드에서 일렉트로닉과 포크를 조화한 밴드로, 다시 일렉트로닉 성향이 강한 특유의 색을 가진 밴드로 변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위아더나잇도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의 고민이 있을 법했다.

"예전 펑크밴드를 할 때도 대중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의도적으로 대중성을 고려해서 음악을 만들지는 않았어요,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예요. 일부러 대중성을 따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중들이 충분히 좋아하실 음악이라고는 생각합니다."

 

◆가을께 발매될 미니앨범의 방향성

위아더나잇은 오는 9월께 미니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미니앨범은 할리데이를 시작으로 계속 발매될 싱글을 조합한다. 특히 이번 미니앨범은 특이한 '색'과 콘셉트를 추구하기로 했다.

"앞으로 9월 미니앨범 발매 전까지 싱글들이 계속해서 나올 예정입니다. 이후 미니앨범을 낼 계획이죠. 이번 미니앨범 콘셉트는 프랑스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었어요. '녹색빛을 본 사람들은 모두가 서로의 마음을 알고 진심을 느낄 수 있다'는 내용이죠. 가을 미니앨범 전체가 이 영화 속 '녹색빛'의 분위기에 맞춰진 느낌일 겁니다. 우리가 대중들과 더욱 진심을 느끼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공연에서 더욱 빛나는 위어더나잇

위아더나잇은 공연 잘하는 밴드로 명성이 높다. 이들이 공연무대를 주름잡는 이유는 오랜 경험에서다. 고교 시절부터 무대에 오른 이들은 무려 13년간이나 국내 인디신 무대를 누벼왔다. 올해도 역시 위아더나잇은 끊임없는 공연사를 써나갈 예정이다.

오는 5월에는 뷰티풀민트라이프2016에 참가하고 6월 25일에는 홍대 웨스트브리지에서 단독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도 단독 콘서트를 준비 중이고요. 우리 공연은 항상 미리 곡의 흐름을 생각하고 꾸미는 무대예요. 그래서 관객들은 공연 전체를 즐기고 느끼실 수 있죠. 이처럼 위아더나잇은 오랜 시간 무대를 경험한 만큼 관객들을 만족하게 하는 그런 무대를 항상 해낼 준비가 돼 있습니다."

 

◆ 위아더나잇 역사

위아더나잇은 4명의 멤버가 고교동창생들로 이뤄진 밴드다. 이들은 지난 2001년 고1 축제 때 처음 만나 스쿨밴드를 결성했다. 이후 무작정 밴드를 하고 싶어 지난 2003년 데모시디를 들고 클럽을 전전했다. 실력을 알아본 클럽들은 이들을 무대 위에 세웠고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섰다. 2005년에는 위아더나잇의 전신 로켓다이어리라는 펑크밴드로 활약했다. 하지만 음악적 변화를 시도하면서 로켓다이어리는 위아더나잇으로 팀 명을 교체했다. 펑크에서 일렉트로닉 사운드로의 변신이다.

*데뷔앨범 '2013년 디지털 싱글 앨범 Melancholy', 드럼 김보람 2015년 영입.

"처음 결성은 2001년이고 인디신에서 공식 활약한 것은 2003년부터였어요. 이렇게 오랜 시간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던 건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아닐까요? 현재도 우리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 위아더나잇 한 줄 목표

함병선= "단독공연 상하반기 한 번씩 하는데 관중이 두 배로 뛰었으면 좋겠습니다. 공연장에서 느끼고 싶습니다."

함필립= "올해는 솔로로 일렉트로닉 싱글을 내고 싶어요."

정원중= "축구팀을 좋아하는 데 리버풀이 4위를 해서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기를 바랍니다."

황성수= "올해는 차를 피아트로 바꾸고 싶습니다."

■ 멤버 소개

 

함병선, 보컬= 서울 출신. 원래 힙합을 좋아한 뮤지션. 하지만 고교 시절 림프비지킷을 듣고 록음악을 하기 시작했다. 인디신이 공인하는 매력 보이스의 소유자.

 

함필립, 신스= 서울 출신.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다. YG 계열 엠보트 연습생으로 어린 시절에는 아이돌을 꿈꿨다. 하지만 중학교 시절 정원중을 만났고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피아노 연주의 달인.

 

황성수, 신스/베이스= 강화도 출신. 형과 함께 일산에서 피터스 커피숍을 운영 중이다. 어린 시절 피아노를 전공하다 너바나 음악에 빠져 록음악을 했다. 사운드의 조율자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베이스 능력을 겸비했다.

 

정원중, 기타= 서울 출신. 부모님이 유명한 인더스트리얼디자이너로 일명 '엄친아'다. 프랑스에서 장기간 살았으며 동생은 유명 VJ다. 비주얼 아트디렉터 활동도 함께하고 있는 정원중은 어린 시절 음악을 좋아하시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기타를 치게 됐다.

김보람, 드럼= 서울 출신. 최근 영입된 멤버로 인디신에서는 유명한 드럼연주자로 알려졌다.

■ 팀명

"사실 로켓다이어리 당시는 펑크를 했는데 일렉트로닉 성향의 음악을 하려니 분위기가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한 게 위아더나잇입니다. 위아더나잇은 곡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더 많은 인디레이블 소식은 박영웅 기자의 인디레이블 탐방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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