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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홈런 선두 오재일, 거포 기대주 딱지 떼고 '붙박이 주전' 발돋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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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홈런 선두 오재일, 거포 기대주 딱지 떼고 '붙박이 주전' 발돋움 하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3.17 1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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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와 홈런 공동 선두, 정규시즌까지 대포 이어질지 관심

[고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벌써 3번째 홈런이다. 두산 베어스 오재일(30)의 폭발력이 심상치 않다. 비록 시범경기이지만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와 함께 홈런 공동 선두에 올랐다. 매서운 스윙에서 올해는 반드시 붙박이 주전이 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오재일은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출장, 쐐기 투런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6회초에 터진 홈런이 인상적이었다. 5회말 연속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한 넥센의 추격 속에 1사 1루에서 타석에 선 오재일은 상대 3번째 투수 금민철과 8구까지 가는 혈전 끝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25m짜리 대형 투런 아치를 그렸다. 넥센의 항복을 받아낸 쐐기포나 다름없었다.

▲ [고척=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두산 베어스 오재일이 17일 넥센 히어로즈와 시범경기에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오재일은 앞선 4회초 때 장타를 터뜨리며 홈런포를 예열했다. 양훈의 초구를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2루타를 만들어냈고 1루 주자 오재원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수비에서도 굉장한 장면을 연출했다. 넥센이 5회말 한 점을 뽑았고 2사 2루에서 임병욱이 1루수 옆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오재일은 몸을 날리며 공을 낚아채 이닝을 종료시켰다. 타구가 빠졌을 경우 거센 추격을 받을 수 있었다. 이날 결승 투런포를 터뜨린 닉 에반스가 주목을 받았지만 오재일의 활약도 눈부셨다.

오재일은 롯데 자이언츠와 직전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로 주춤했지만 최근 4경기에서 3홈런 9타점으로 물 오른 타격감을 발휘하고 있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과 무관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날이 갈수록 타격 컨디션이 올라간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다.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한 오재일은 2012년 넥센에서 이성열과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도 주전이 아닌 ‘거포 유망주’에 불과했다. 두산에서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했다.

커다란 덩치 때문에 수비 시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오재일은 상당히 준수한 1루 수비를 해낸다. 지난 시즌 1루수로서 수비율 0.994를 기록, 포지션 경쟁자 데이빈슨 로메로(0.984), 고영민(0.976), 김재환(0.992)보다 견고한 방어력을 자랑했다. 이날도 다이빙 캐치를 펼쳐 수비에 문제가 없음을 알렸다.

▲ [고척=스포츠Q(큐) 최대성] 오재일이 17일 넥센과 시범경기에서 상대 투수 금민철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친 뒤 홈을 향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공격력이었다. 지난해 66경기에서 타율 0.289에 14홈런을 기록, 2014 시즌(타율0.242 3홈런)에 비해 크게 반등했지만 꾸준함에서 신뢰를 심어주지 못해 로메로, 고영민, 김재환 등과 로테이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빈타가 그것을 증명한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200(5타수 1안타),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에서 11타수 무안타, 삼성 라이온즈와 5타수 무안타였다.

더구나 올해 두산은 외국인 타자로 1루수 자원 닉 에반스를 영입했다. 지난해 적임자를 찾기 위해 로테이션을 가동했지만 실패했다고 평가했기 때문. 오재일이 더 절박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재일이 지금과 같은 활약을 정규시즌에서도 이어간다면 얼마든지 주전 자리를 차지 할 수 있다. 최근 오재일이 1루로 기용될 때 에반스가 지명타자로 기용되는 일이 많아졌다. 어쩌면 이 조합이 두산에서 가장 바라는 것일 수도 있다.

프로 10년차를 넘어선 오재일은 어느덧 팀 내 중고참 선수가 됐다. 붙박이 주전 확보를 위한 오재일의 노력이 홈런포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그가 정규시즌 때까지 아치를 그릴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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