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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500만 돌파 '명량' 쓰나미급 흥행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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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500만 돌파 '명량' 쓰나미급 흥행 이유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8.0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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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성웅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다룬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의 흥행기류가 가히 쓰나미급이다. 7월30일 개봉 이후 6일 연속 신기록을 세우며 관객 500만(4일 오전 9시30분 배급사 집계)을 돌파했다.

◆ 역대 최고 오프닝, 최단기간 500만 돌파 등 개봉 후 6일 연속 신기록 제조

'명량'은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68만), 역대 최고 평일 스코어(86만), 역대 최고 일일 스코어(122만), 최단 100만 돌파(2일), 최단 200만 돌파(3일), 최단 300만 돌파(4일), 최단 400만 돌파(5일), 최단 500만 돌파(6일), 역대 최고 개봉 첫주 누적 스코어(475만), 역대 최다 일일스코어(125만) 신기록을 수립하며 한국영화 흥행 역사를 모두 갈아치우고 있다.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아바타'(2009)가 차지하고 있는 역대 최고 흥행작 타이틀을 거머쥐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솟구치는 중이다. 현재 추세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개봉 6일 만에 500만 관객을 달성한 것은 개봉 10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한 '설국열차' '도둑들' '아이언 맨3' '괴물' '관상'보다 무려 4일 앞선 기록이다. 또한 1000만 영화 '변호인'(13일), '해운대'(13일), '아바타'(16일), '7번방의 선물'(17일), '광해'(18일)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명량'은 3일 현재 86.4%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다 관객수 영화인 '아바타'(1362만4328명·87.5%)를 비롯해 '변호인'(83.3%), '7번 방의 선물'(75.3%), '도둑들'(73.8%), '광해, 왕이 된 남자'(73.6%)를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좌석 점유율은 관객의 만족도와 관심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 젊은층뿐 아니라 중장년층, 가족관객 발걸음 이어져

또 약 1만8000명이 참여한 포털사이트 네이버 평점에서 9점에 육박할 정도로 관객의 호평을 모으고 있다. 10~20대의 젊은 관객들뿐 아니라 중장년층과 노년층, 가족 관객이 극장으로 향함으로써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입소문 열풍을 지피는 상황이다. 이러한 열기에 힘입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군도'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모두 제치고 71%의 예매율을 올리고 있다.

 

영화홍보사 퍼스트룩의 강효미 실장은 "현재 예매율을 보면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20~30% 정도 되나 극장 현장에서는 초등학생, 중고교생 자녀를 동반한 가족관객이 매우 많다"고 전했다. 이광희 서울극장 프로그래머 는 "평소 극장에 오질 않던 관객층이 나타날 경우 '대박'을 터뜨리는데 '명량'이 이런 케이스"라고 귀띔했다.

역사 이야기의 경우 지루하거나 고리타분하면 외면받기 쉬운데 '명량'은 실화가 주는 감동과 더불어 61분에 이르는 긴박한 해상 전투장면 등을 배치, 영화적 쾌감을 선사한다. 이로 인해 이순신 장군에 대한 학습효과가 풍부한 중장년층 관객은 텍스트로만 알던 역사를 영상으로 확인하는 재미와 울컥하는 김정을, 성웅 이순신과 관련한 역사적 지식이 부족한 젊은 세대는 스펙터클한 해상전투 장면과 어우러진 새로운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다는 분석이다.

◆ 세월호 참사 이후 리더십 부재에 실망한 관객들 사로잡아

그렇다면 '명량'이 뜨거운 흥행열기를 지피는 이유는 무얼까. 영화평론가 듀나는 트위터상에서 "'명량'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건 관객들이 보고싶은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우리가 머리로만 알고 눈으로 본 적 없는 역사적 사건의 재현. 그것도 일본군이 깨지는"이라는 글을 남겼다. 신날 일 없던 답답한 현실에서 후련함과 통쾌함을 느낄 계기를 이 영화가 마련해줬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영화가 주목한 민족의 영웅 이순신 장군은 세대와 성별, 이데올로기를 떠나 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위인이다. 이순신이라는 인물 자체가 지닌 용기와 희생, 진정한 리더상이라는 '드라마'가 세월호 참사 이후 리더십 부재에 실망한 관객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과거 민족주의 정서와 애국심을 건드리는 아이템으로 '짭짤한 재미'를 거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곽명동 영화 칼럼니스트는 "두려움과 내부 저항을 떨쳐내고 12척의 배로 330척 왜선을 향해 진군하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은 국민을 먼저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기득권, 계파 이익에 빠져 책임지려 하지 않는 우리의 지도층과 뚜렷이 대비되며 진정한 리더는 어때야 하는 지를 생각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사회 지도층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에 이른 시대에 이상적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니 감동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순신에 대한 몰입은 영화 속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려고 하면 죽는다"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쫓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려면, 죽어야지" 등의 명대사를 입길에 오르게 하고 있다. 서점가에는 충무공이 쓴 ‘난중일기’를 비롯해 '소설 명량'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 '칼의 노래' ‘임진왜란’ 등 이순신 관련 책이 불티나게 팔리는 중이다.

 

◆ 역대 최고 흥행작 '아바타' 기록 깨고 1위 오를지 관심 집중

이순신 장군 역을 맡은 최민식의 일생일대의 연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가 무대인사에 나설 경우, '배우 최민식'을 넘어 '성웅 이순신'에 대한 존경의 박수와 환호가 객석에서 쏟아진다는 전언이다.

전세계 역사에서 회자될 만큼 위대한 전쟁으로 손꼽히는 명량대첩을 소재로 한 최초의 작품 '명량'이 기록 경신 행진을 어디까지 벌여갈지, 할리우드의 막강 자본력이 탄생시킨 '아바타'를 밀어내고 역대 최고 흥행작 자리를 꿰찰지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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