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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의 아이들' 접혀진 푸른 날개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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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의 아이들' 접혀진 푸른 날개 폈다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8.04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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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민상기·구자룡 등 매탄고 출신 맹활약…서정원 감독 함박웃음

[스포츠Q 홍현석 기자] 수원 삼성 블루윙즈가 달라졌다. 중상위권으로 평가받긴 했어도 우승 전력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던 수원이 후반기 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수원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4-1 대승을 거두면서 3연승을 달리며 '푸른 날개'를 활짝 폈다. 최근 상승세와 함께 1위 전북 현대를 승점 3차로 뒤쫓으며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수원의 최근 상승세는 외부 영입에 의한 것이 아니라 권창훈(20), 민상기(23), 구자룡(22) 등 수원 유스팀인 매탄고등학교 출신 선수들의 맹활약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최근 모기업의 투자 감소로 인해 외부 선수 영입에 한계가 있었지만 유스 출신 선수들의 성장으로 전력이 강해졌다.

▲ 서정원 감독이 3일 포항과 경기에서 서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서정원의 아이들, 힘을 발휘하다

수원은 그동안 외부 영입 선수들로 전력을 키워왔다. 그 결과 2008년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투자의 힘을 보여줬다. 그러나 반대로 수원에서는 신인 선수가 성장할 수 없다는 인식도 함께 따라왔다. 실제로 기대만큼 성장한 신인 선수도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원의 전력은 떨어졌다.

이에 수원은 유스 시스템을 새롭게 개편하면서 유스 선수들 성장에 집중했다. 그렇게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2013년 시즌을 앞두고 취임한 서정원(44) 감독은 당시 취임식에서 “당장 우승을 노리기보다는 미래를 보고 토대를 닦는 것에 집중하겠다”며 “유스 출신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유스 선수들은 서정원 감독 기대 이상 활약을 하고 있다. 유스 선수들의 활약으로 수원은 3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포항과 2014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경기에서 4-1 완승을 거두고 22개월만에 3연승을 올리며 2년 1개월만에 포항전 8경기 무승(1무 7패)의 악연도 끊었다.

▲ 수원의 미래 권창훈(가운데)이 3일 포항과 2014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에서 수원의 네 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손을 들고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고종수 후계자, 등번호 22 권창훈

수원 2년차 신예 권창훈은 3일 포항과 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알렸다.

후반 22분 산토스와 교체 투입돼 데뷔골과 1도움을 기록하면서 포항과 8경기 무승 기록을 끊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후반 41분 로저의 쐐기골을 도와줄 때 왼발로 만든 감각적인 패스는 그가 왜 수원의 유망주인지를 알 수 있었다.

권창훈은 수원 유스팀인 매탄고를 지난해 졸업한 신인 선수다. 입단 때부터 ‘수원의 미래’로 평가되던 그는 지난해 터키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 이라크와 8강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수원의 미래라는 평가와 달리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존재감도 희미해져갔다. 그런 그를 이끌어준 사람이 바로 서정원 감독이다. 그의 가능성을 크게 평가한 서정원 감독은 지난해부터 권창훈의 출전 기회를 늘려줬다. 올시즌에는 5경기에 나와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서정원 감독은 포항과 경기 후 인터뷰에서 “권창훈은 계속 성장하는 선수다. 골이 터질 때가 됐다고 생각했고 후반에 투입했다. 몸 상태도 좋고 앞으로 활약도 기대된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데뷔골을 기록하며 팀의 3연승을 이끈 권창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포항전은 우리가 가장 기다렸던 경기였다"며 "포항 징크스를 깨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이번 경기를 위해 선수들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 결과가 기대보다 더 좋았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누구나 경기에서 뛰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못 뛴다고 의기소침하면 전혀 도움이 안된다. 최대한 편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려고 노력한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 가능성을 높인 권창훈은 “아직 아시안게임까지 시간이 남았다. 이광종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님이 오늘 내 플레이를 어떻게 봤는지 모르겠다. 팀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 민상기·구자룡, 수원 수비의 핵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이 수원의 팀컬러였다. 하지만 최근 수비가 무너지면서 수원의 축구 색깔도 사라졌다. 최근 헤이네르(29), 조성진(24)과 함께 민상기가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며 수원의 본래 색깔인 강력한 수비가 살아났다.

민상기는 수원의 첫 유스 출신 선수로 기대를 많이 모았다. 침착함과 저돌적인 면을 모두 갖춘 그는 팀의 새로운 수비 중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시즌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도 서정원 감독은 “민상기가 빠져 팀에 타격이 크다”고 그의 부재를 아쉬웠다.

민상기는 복귀와 함께 서정원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포항과 경기에서 수비진과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1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구자룡 역시 올시즌에 출전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경찰청 축구단에 입대해 군복무를 빨리 해결한 구자룡은 민상기와 함께 수원의 중앙 수비수로 발돋움하고 있다.

올시즌 그는 5경기에 출전하며 조금씩 자신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서정원 감독 역시 구자룡의 출전 시간을 늘려주고 있다.

▲ 수원 수비수 구자룡(오른쪽)이 지난달 12일 서울과 리그 경기에 출전해 서울 공격수 에스쿠데로의 볼을 뺏으려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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