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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첫 번째 깃발라시코, 블라단-레이어 신축 성벽에 '분노한 황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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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첫 번째 깃발라시코, 블라단-레이어 신축 성벽에 '분노한 황의조'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6.03.21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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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우리는 이겨도 본전입니다"

귀빈실에서 마주 앉은 성남 이재명 시장이 악수를 건네는 수원 염태영 시장에게 농담처럼 던진 말이다. 클래식에서 잔뼈가 굵은 성남FC의 입장에선 '이기면 본전이고 지면 난감'한 상황인 것이다. 반면 클래식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이는 수원FC는 무서울 게 없는 도전자임에 틀림없었다.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수원FC와 성남FC의 경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덕담이 오고 갔지만 휘슬이 울리기도 전에 이미 팽팽한 기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 수원 염태영 시장(왼쪽)과 성남 이재명 시장이 귀빈실에서 덕담을 나누고 있다.

홈 개막전이자 두 시의 자존심이 걸린 한 판이기도 한 '깃발라시코' 콘텐츠에 수원의 시민들도 뜨겁게 반응했다. 관중들이 길게 늘어선 매표소와 끈임 없이 들어서는 차량들 그리고 경기 전 마련된 이벤트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들은 그야말로 축제였다.

 
 
 

결국 팬들은 만원 관중으로 '깃발라시코'에 대한 관심을 자축했고 그렇게 여러가지 의미의 뜨거운 열기 속에 첫 번째 '깃발라시코'는 시작됐다.

 

'생즉필사 사즉필생(生卽必死 死卽必生)'이란 이순신 장군의 명언이 떠오른 경기 초반이었다. 꼭 이겨야만 하는 수원FC의 적극적인 플레이는 무시무시했다. 내일은 없는 듯 몸을 사리지 않는 선수들의 플레이와 표정들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겼다.

 

그러나 새내기 수원FC의 젊은 패기도 성남 김두현의 물 흐르는 듯한 조율에 경기 주도권을 점점 잃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성남에겐 국가대표이자 K리그를 대표하는 원톱 황의조가 있었다.

 ▲ 두목까치 성남FC 김두현의 날카로운 패스~

지난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서 감독들의 러브콜을 가장 많이 받았던 황의조는 기대했던 대로 큰 키에도 불구하고 유려한 볼 터치를 선보이며 호시탐탐 수원FC의 뒷 문을 노리고 있었다.

▲ 수원FC 블라단(왼쪽)이 성남FC 황의조에 앞서 볼을 따내고 있다.

그러나 웬일인지 이날 황의조는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중앙과 사이드에서 결정적인 패스가 전달되어도 마무리 짓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90분 동안 단 한 개의 슛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가 남긴 기록은 파울만 4개.

▲ 수원FC 레이어(오른쪽)가 성남FC 황의조를 마크하고 있다.

성남FC의 해결사 황의조는 그렇게 수원FC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수원의 새로운 중앙수비 블라단과 레이어에 꽁꽁 묶인 것이다. 192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몬테네그로 국가대표 출신 블라단과 EPL을 경험한 호주 국가대표 출신 레이어는 경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황의조를 집중 마크했다.

▲ 수원FC 블라단(왼쪽)과 레이어(오른쪽)가 성남FC 황의조(가운데)를 수비하고 있다.

'조덕제 수원FC 감독의 특별한 지시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그림자처럼 황의조를 따라다니며 패스를 차단하고 슛을 방해했다.

 

이 둘의 집중 마크를 당한 황의조는 결국 힘 한번 재대로 쓰지 못하고 경기를 마치고 말았다.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승부는 명확했다. 수원FC가 활짝 웃으며 서로를 격려하는 가운데 성남FC 선수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특히 황의조는 한동안 고개를 숙인 채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자책하며 분노하는 황의조를 보면서 오히려 두 번째 깃발라시코가 더욱 궁금해졌다.

 
 
 

분노가 성장을 위한 채찍질임을 알기에 한층 발전된 황의조의 모습이 기대됐다. 그렇게 K리그의 깃발라시코는 더 흥미진진한 두 번째 스토리를 써 내려갈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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