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15:55 (목)
[박영웅의 드라마Q] '야경꾼일지'가 노출한 '약점' 걱정되는 이유
상태바
[박영웅의 드라마Q] '야경꾼일지'가 노출한 '약점' 걱정되는 이유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8.05 1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박영웅 기자] MBC의 야심작 '야경꾼일지'가 베일을 벗었다. 분명한 약점이 존재했다. 첫인상을 요약한다면 선악 대결구도라는 단순한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는 드라마이자, 할리우드 대작 '반지의 제왕'의 스토리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드라마였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예상대로 사극의 옷만 입은 판타지 드라마였다는 점이다.

▲ MBC 야심작 '야경꾼일지'가 4일 처음 방송됐다. [사진=MBC 제공]

4일 처음 방송한 MBC 월화드라마 '야경꾼일지' 1회에서는 조선이라는 큰 배경을 토대로 그곳에서 벌어지는 종족 간 권력쟁탈전을 벌이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예고대로 '귀신'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이를 이용해서 조선을 지배하려는 종족인 용신족과 이를 막으려는 조선왕국, 귀신을 물리칠 열쇠를 쥐고 있는 마고족의 3개 종족이 얽히고 설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단 첫 방송은 그럭저럭 무난하게 넘어갔다. 어설픈 컴퓨터그래픽(CG) 등 약점을 노출하긴 했지만, 최원영과 김성오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이런 약점들을 어느정도 상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 '야경꾼일지' 첫 방송은 연기파 배우 최원영과 김성오의 열연이 돋보였다. [사진=MBC 제공]

이날 첫 방송분은 CG보다 두 사람의 대결구도가 더욱 화려해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이들 두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만으로는 '야경꾼일지'가 노출한 약점을 완전히 없애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우려스러운 '야경꾼일지'의 약점을 살펴보자. 우선 드라마 시작부터 마지막을 쉽게 예상할 수 있게 만드는 단순한 선악 대결구도가 그대로 느껴졌다는 점이다. 앞으로 드라마 전개를 더욱 지켜봐야 하겠지만 첫 회에서 보여준 복선이나 대결구도는 귀신을 이용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자, 그를 막는 자, 도움을 주는 자라는 너무 평면적이고 단순한 구조를 그대로 노출했다.

세련된 대결구도 속에서 펼쳐지는 인물 간의 여러 이야기와 반전 등 판타지 대작들이 일반적으로 보여주는 흡인력 강한 얼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 '아경꾼일지'는 아직 주연 배우들이 등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를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MBC 제공]

'야경꾼일지'는 또한 할리우드 대작 영화 '반지의 제왕'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느낌이 강했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겠지만 분명 조선이라는 큰 틀 속에서 펼쳐지는 여러 종족 간의 다툼, 세상을 지배하려는 자와 막는 자, 중간의 입장에 있는 자, 뚜렷한 선악구조 등은 판타지물의 교과서가 돼버린 '반지의 제왕' 구조와 거의 흡사했다.

이같은 구조적인 인상은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지의 제왕'은 복잡하게 얽힌 여러 이야기를 CG를 섞어 탄탄하게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드는데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할리우드 전문가들이 투입됐다. 상대적으로 아주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 어느정도나 소화해낼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야경꾼일지'는 '퓨전 사극'이라는 약점을 안고 험난한 시청률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우리나라 TV드라마 역사에서 판타지를 소재로 한 퓨전 사극은 별로 전례가 없다. 2년전 MBC '해를 품은 달'이 큰 히트를 기록했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MBC '태왕사신기'가 화제를 모았을 정도다.  '해를 품은 달'의 경우는 판타지 소재가 조금 들어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멜로 드라마'가 극의 중심을 이뤘다.

▲ '야경꾼일지'는 판타지라는 요소가 흥미를 끌었기는 했지만 수많은 약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사진=MBC 제공]

이런 상황 속에서 '야경꾼일지'는 SF 영화 수준의 전형적인 판타지 소재의 퓨전 사극으로 안방극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연 시청자들이 이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극 초반이야 호기심에 드라마를 볼 수는 있겠지만 잎으로 내용상으로나, 볼거리 상으로 흡족한 전개가 이어지지 못하면 시청률 추락은 필연이 될 수 있다.

특히 KBS '정도전' 이후 시청자들이 퓨전 사극보다는 정통사극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어려운 현실이다. 앞으로 시청률 경쟁에서 쉽지 않은 전개가 예상된다.

물론 이같은 악조건들을 극복하고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놓을 수 있다면 드라마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 수도 있다. '야경꾼일지'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약점들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되고 있다.

dxxhero@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