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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유천 "김재중 김준수는 블러드 브라더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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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유천 "김재중 김준수는 블러드 브라더스"②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8.06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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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 사진 노민규기자] 오랜만에 2집 ‘Just Us’로 다시 뭉친 JYJ의 박유천(28)을 5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해무’에서 바닷바람을 맞던 촌스러운 뱃사람 동식은 어느새 세련된 아이돌 유천으로 돌아와 있었다.

초등학생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박유천은 고교생이던 2003년 5인조 남성그룹 동방신기의 멤버가 됐고, 이듬해 정식 데뷔해 단박에 최정상 그룹으로 등극했다. 2009년 김재중, 김준수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와 결별 후 3인조 그룹 JYJ로 활동하며 국내를 넘어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에 팬덤을 형성하는 한류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박유천은 2010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이선준 역을 통해 성공적인 연기자 데뷔를 이룬 뒤 ‘미스 리플리’ ‘옥탑방 왕세자’ ‘보고싶다’ ‘쓰리 데이즈’에 출연하며 극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노래와 연기를 동시에 거머쥔 ‘연기돌’ 대표주자다.

- 어느 정도 성장하면 형제끼리도 많은 시간을 공유하지 못한다. 10년을 붙어 지내다시피 해온 김재중, 김준수는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

▲ 그 둘과는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다. 내 옆에 있는 것 자체가 당연하고 너무나 소중한 존재다. 셋 다 성격이 너무나 다른데 함께 있을 수 있음이 신기하고 한편으론 고맙다는 생각이 세월이 흐를수록 강하게 든다. 서로 너무 속속들이 잘 알고 있으므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설령 일을 그만 두더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

▲ 지난 10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터닝 포인트마다 3명의 감정이 모아지다 보니 끈끈해지지 않았을까.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 어려움을 헤쳐가야 했으니까. 각자 활동을 하기 사직한 뒤부터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윤활유 역할을 하는 듯싶다. 오랜만에 함께 모이면 여자를 능가할 정도로 엄청난 수다꽃이 피어 화보촬영 등이 예정 시간보다 몇 시간씩 길어지곤 한다.

▲ 2집 발매 기자회견에 등장한 김준수 김재중 박유천(왼쪽부터)

- 김준수는 뮤지컬계의 특급 스타로 자리를 잡았다. 김재중은 최근 드라마 ‘트라이앵글’에서의 인상적인 건달 연기로 주목받았다. 3명 모두 노래 외에 연기자로도 활동하는데 서로 조언을 해준다거나 자극을 얻기도 하나.

▲ 자발적인 조언은 하지 않는다. 대신 물어오면 해준다.(웃음) 예를 들어 준수가 뮤지컬 ‘디셈버’에 출연하던 당시 친구와 농구하는 장면을 어떻게 하면 더 자연스럽게 소화할지를 물어보면 “나 같으면 이렇게 할 것 같진 않다” 등 후기 정도는 얘기해준다. 같은 연기자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끈끈하게 이어져온 사이라 자연스럽게 그래지는 것 같다. 재중이 형은 인상부터 센 느낌이 있지 않나. 그런데 ‘트라이앵글’ 후반부로 갈수록 부드러움이 묻어나 처음 보는 듯했다. 저런 표현을 한다는 게 신기했다. 형을 보며 연기자로서 느낀 점이 많았다. ‘트라이앵글’을 너무 잘 이끌어가서 자랑스러웠다.

- 서른을 목전에 두고 있음에도 아이돌로 불린다. 오골거리나 아니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나.

▲ 여전히 아이돌인 게 신기하다. 우리를 바라보는 팬들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나이 서른에 아이돌 소리라니! 굴레로 여기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진 않는다. 각자 생각들이 모두 다르고,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요구한다 해서 쉽게 되는 것도 아니지 않나. 난 이미지 변신이 가능한데 타인은 어색해할 수도 있을 거다. 아이돌 이미지를 바꿀 시간에 다른 걸 더 고민하는 게 날 것 같다.

 

- 대중에게 노출되는 당신은 깔끔하고 착한 이미지다.

▲ 연예인이고 아이돌이므로 꾸미는 것도 필요한데 워낙 안하니까. 예쁘게 차려입은 채 다녀야 하는데 대충 편하게 걸치고 다니고, 팬미팅할 땐 말도 잘해야 하는데 멘트를 막 날리고 그런다. 좋은 남자는 아니고 나쁜 남자에 가깝다. 하지만 나쁜 남자도 착한 심성이 있을 수 있잖나.

- 영화 ‘해무’ 직후인 올 상반기, 드라마 ‘쓰리 데이즈’의 대통령 경호원 한태경으로 등장했을 때 살이 오른 모습 탓에 아쉬움과 추측이 난무했다.

▲ 순박하고 둥글둥글한 동식 캐릭터를 위해 5kg을 늘였다. 체질이 바뀌어서 이젠 먹으면 살로 가는데다 쉽게 빠지지도 않는다. 특히 난 맛있는 음식을 좋아한다.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푸는지라 감량의 어려움을 절감한다. 전성기 때의 58~59kg은 불가능하고, 이제 슬슬 빼고 싶다.

- 배우 박유천에게 의미가 깊은 작품을 꼽으라면?

▲ ‘성균관 스캔들’이 연기 입문에 큰 역할을 했다면 ‘옥탑방 왕세자’는 연기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 드라마다. 또 당시 사적으로 슬프고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 여러 감정을 극복하게 해준 작품이라 더욱 각별하다. 또래 연기자들과 드라마에 의지하며 촬영해서인지 애착이 크다. 이 작품을 통해 제대로 연기해보고 싶은 생각이 불끈 치솟았다.

 

- 보통의 배우들은 한 작품이 끝나면 여행이나 지인들을 만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이와 달리 연기활동을 끝내자마자 가수활동을 하면 에너지 고갈, 감정 소비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까 싶다.

▲ 힘들긴 한데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연기를 하고난 뒤 비행기를 타고, 공항의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고, 몇 번을 방문한 나라를 다시 가서 익숙한 사람들을 만나더라도 새롭게 보이는 게 있다. 물론 의식적으로 남다르게 보려고 노력하는 점도 있다. 특히 10월까지 이어지는 이번 해외 투어는 오랜만에 셋이 하는 거라 아주 즐거울 거다. 현지에서 사람들을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며 재충전하는, 숨 쉴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 기대한다. 그리고 가수활동 스케줄이 없다고 해도 제주도나 가지, 해외로 여행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 이번 2집에 수록된 자작곡 ‘서른’ 노랫말을 보면 군 입대에 대한 심경, 아무리 준비해도 준비되지 않는 인생, 행복과 공허함이 담겼다.

▲ 활동 공백에 대한 두려움은 있으나 군입대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제대 후 욕심내지 않고, 주연이 아니어도 감사한 마음으로 천천히 다시 시작하면 된다. 언제 입대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 새벽에 일하러 나갈 때 교통사고 현장을 보면서 오늘 그리고 내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즐겁게, 충실하게 살자고 되뇐다. 인생이란 게 아무리 철저히 준비하고 계획 세운다고 그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서른이 되면 평범한 일상에 대한 갈증을 풀어보고 싶다. 소소한 것들을 잘 챙기며 좀 더 따뜻한 사람이 됐으면 한다.

- 지난 10년을 함께해온 팬들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 우리가 존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생팬은 안 좋아한다. 물론 요즘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주는 부분이 느껴져 이해하려고 한다. 얼마나 보고 싶으면 그러겠어, 싶다. 그간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건 마음으로 응원해주는 분들이 도매금으로 매도될까봐 안타까워서였다. 이젠 사생팬들과도 하도 자주 보니 정이 들었다. 서로 조심하고 배려하면서 지내고 싶다.

 

[취재후기] 10년 전 사무실 입구에서 “안녕하십니까, 동방신깁니다!”를 큰소리로 외치던 10대 청소년이 30대를 목전에 둔 청년으로 멋지게 성장했다. 느릿한 걸음걸이에 실린 힘은 그가 겪어낸 세월의 두께를 말해주는 것만 같다. 박유천이 청춘의 아이돌에서 폭넓은 세대의 아이콘으로 소프트 랜딩하기를 기대해본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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