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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으로 끝난 현대캐피탈 '스피드배구', 그럼에도 웃을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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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성으로 끝난 현대캐피탈 '스피드배구', 그럼에도 웃을 수 있는 이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3.2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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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공격-전원수비 전술 통했다, 다음시즌에도 돌풍 예고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정규리그 막판 18연승을 내달리며 기분 좋게 챔프전에 직행했지만 최후에 웃지는 못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한국 배구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 V리그가 더 발전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2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2015~2016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 4차전서 공수에서 밀리며 세트스코어 1-3(20-25 15-25 25-19 23-25)으로 졌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시리즈 전적 1승 3패를 기록,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현대캐피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 째로 주전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다. 주전 센터 신영석이 부상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1차전 도중 다친 문성민 역시 2차전 이후로 기복이 심한 면모를 보였다. 4차전 문성민의 공격성공률은 시몬의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33.33%(12점)에 불과했다. 여기에 주 공격수 오레올도 4차전 2세트에서 단 1점밖에 올리지 못하는 등 그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다음으로 세터 노재욱의 부진이다. 그는 챔피언결정전이라는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1차전부터 토스가 흔들려 정규리그 때 ‘스피드 배구’가 재현되지 못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토스가 나와야 하는데 상대의 수에 뻔히 읽혔다. 토스 질도 좋지 않았다. 상대 세터 곽명우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부분이었다.

현대캐피탈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배구가 되지 않으면서 분위기를 OK저축은행 쪽으로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현대캐피탈로선 여러 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는 시리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유럽에서 도입한 스피드 배구로 시즌 내내 돌풍을 일으켰다. 외국인 선수의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모든 선수가 리시브와 공격 준비를 위해 뛰어드는 연습을 반복했고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완성도가 높아졌다. 최태웅 감독은 끊임없는 비디오 분석으로 현대캐피탈만의 전술을 완성시켰다.

현대캐피탈이 보여준 스피드 배구는 ‘몰빵 배구’라는 비난 속에서 외국인 선수의 공격에 의존하는 V리그의 풍토에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최 감독이 추구한 스피드 배구로 노재욱이라는 전도유망한 세터가 발견됐고 박주형과 최민호, 문성민 등 기존 주전들의 기량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2016~2017시즌부터 트라이아웃 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대캐피탈이 외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전술을 그대로 가져간다면 다음 시즌에도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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