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강두원 기자] '피겨여왕'의 격이 다른 클래스를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간)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9.03점, 예술점수(PCS) 35.89점을 받아 총점 74.92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금메달을 따냈던 밴쿠버 때 점수(78.50점)에 비해 다소 낮은 점수이긴 하나 올 시즌 국제빙상연맹(ISU)가 집계한 기록 중 최고점수다. 종전 최고 기록은 아사다 마오(24·일본)의 73.18점이었다.
심판진의 판정이 다소 일관적이지 못한 점도 있었지만 김연아는 개의치 않고 완벽한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펼쳐냈다. 미국, 일본을 비롯한 외신과 주요 인물들 역시 김연아의 경기에 다양한 평가와 연기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피겨여왕'에 쏟아진 외신들과 주요 스타들의 찬사들을 키워드로 정리했다.
◆ '완벽함'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은 완벽함 그 자체였다.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심했다고 밝혔지만 그의 연기는 다른 선수들이 따라 올 수 없는 수준이었다.
1984년 사라예보,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여자 싱글 2연패를 달성한 '원조 여제' 카타리나 비트(49·독일)은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을 감상한 후 "다른 선수와 비교할 수 없는 출중한 프로그램이었다. 마치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연아의 우상인 미셸 콴(34·미국)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숨막히는 연기였다"라는 한 마디로 김연아의 연기를 극찬했다.
지난해 말 은퇴한 일본의 안도 미키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연아의 연기가 매우 훌륭해서 거의 울 뻔했다. 음악과 연기가 혼연일체된 모습을 보여줬고 기술도 매우 뛰어났다. 김연아는 정말 위대한 스케이터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미국의 USA투데이는 "김연아는 완벽한 쇼트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왜 금메달의 기준인지 보여줬다. 그녀의 클래스는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수준이고 지금도 앞으로도 김연아와 같은 클래스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 '침착함'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쇼트프로그램만큼은 항상 '클린'해왔기 때문에 자신있었다. 그런데 웜업 과정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아 상당히 긴장했다. 실수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며 경기에 임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김연아가 걱정을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항상 보여주던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만큼 침착하고 안정적인 경기를 선보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 역시 "연기에 흠을 찾을 수가 없다. 침착하게 자신의 연기를 펼쳤다"고 전했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할 수 있나. 그간 공백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쫓길 수 있었으나 침착하게 자신이 가진 실력을 보여줬다"이라며 경외감을 나타냈다.
◆ '아름다움'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음악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 우아하고 아름다운 연기를 보여줬다.
미국 스포츠매체 야후스포츠는 "김연아의 전성기가 지났다는 주장은 어리석은 말이다. 그의 모든 점프는 우아함 그 자체였다"라고 밝혔다.
AP통신은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은 모든 동작이 음악과 완벽히 어우러져 매우 아름다웠다" 고 전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 역시 "김연아는 풍부한 감정 표현을 통해 관중을 매료시키는 스케이팅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 '미스터리'
미국 시카고 지역의 시카고 트리뷴은 김연아를 "미스터리한 여자 선수"라고 표현했다. 쇼트프로그램 전날 김연아에게 당황스런 질문을 쏟아냈던 피겨취재 40년 경력의 필립 허쉬 기자는 "김연아는 2010년 금메달을 따낸 이후 4년 동안 완전히 휴식을 취했다. 심지어 이번 올림픽 전까지 국제경기 출전이 단 4차례에 불과하다. 그런데 오늘 쇼트프로그램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단한 경기였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김연아는 밴쿠버 올림픽을 마치고 은퇴를 생각할 정도로 피겨를 내려놓았다. 간간이 아이스쇼에 참가하긴 했지만 대회출전은 거의 하지않았다. 소치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허쉬 기자의 말처럼 국제대회에 단 4번 출전하며 올림픽을 준비했다.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전성기때의 실력을 보여줄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보란듯이 자신의 실력을 펼쳐보인 김연아였다.
◆ '짜다 짜'
김연아가 완벽한 경기 끝에 74.92점으로 쇼트 1위를 차지했지만 2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총점 74.64점)와 겨우 0.3점차밖에 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방상아 SBS 해설위원은 "소트니코바의 스케이팅 기술이 9점대를 받았다. 김연아보다 더 높은데 이는 말도 안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사다 마오의 부진으로 충격에 빠져 있는 일본 역시 김연아의 점수에 대해 이해 할 수 없는 반응을 보였다. 해외 반응 번역 사이트인 가생이닷컴에 따르면 일본 누리꾼들 역시 "이거 세계 최고점수 나올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점수면 너무 낮은것 아닌가?". "역시 러시아에 퍼줄려고 작정한 듯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재 피겨 여자 싱글 경기에서는 심판진이 김연아의 경기 이후 러시아 선수들에게 점수를 퍼주는 듯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홈 텃세로 인해 불리함을 겪을 수 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김연아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외부적인 요인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한다면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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