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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폭풍감량' 두산 베어스 유희관, 구속보다 빠른 다이어트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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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폭풍감량' 두산 베어스 유희관, 구속보다 빠른 다이어트 비결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3.28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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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2연패 목표, 보탬되기 위해 폭풍 감량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캠프 기간 동안 반찬만 먹으면서 10㎏을 뺐어요.”

‘느림의 미학’ 두산 베어스 유희관(30)이 몰라보게 살을 뺐다. 지난 1월 중순 스프링캠프를 떠난 후 두 달 만에 ‘폭풍 다이어트’를 했다.

유희관은 2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에 두산 선수들을 대표해 참가했다. 그는 공식 행사 시작 전에 열린 인터뷰에서 “캠프에 가기 전 102㎏였는데 탄수화물을 줄이기 위해 밥은 입에도 안대고 반찬만 먹어 92㎏까지 감량했다”고 밝혔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두산 베어스 유희관이 28일 2016 타이어뱅크 KBO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에서 팀 대표 선수로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옆에 있던 홍보팀 직원은 “탄산 음료도 전혀 안 마셨다”고 증언했다. 유희관은 왜 이를 악물고 체중을 감량한 것일까.

이유는 바로 ‘팀 2연패’에 있다. 개인적 시즌 목표를 묻는 취재진을 향해 “뻔한 대답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개인 목표는 정말 없다. 팀이 지난해 우승을 했는데 올해에도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팀을 생각하고 열심히 하면 개인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확한 제구가 주 무기인 유희관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승 이상을 챙겼다. 두산이 그토록 그리던 좌완 토종 선발 10승 투수가 됐다. 하지만 느린 구속 때문에 그를 여전히 ‘검증돼야 할’ 선수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시즌 막판 부진은 이러한 시선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18승을 챙겼지만 시즌 마지막 4경기에서 23실점했다. 가을야구에서도 18⅓이닝 동안 18실점(평균자책점 8.84)하며 ‘좌완 토종 에이스’의 활약을 기대한 팬들을 실망시켰다. 다이어트는 포스트시즌에서 활약이 불만족스러웠던 유희관이 팀에 더 보탬이 되기 위해 선택한 일이었던 것.

유희관의 각오와 달리 시범경기에서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4경기에 등판해 17이닝 동안 2승 1패 평균자책점 5.29에 그쳤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는 달랐다. 27일 라이벌 LG 트윈스를 상대로 5이닝 1피안타 3탈삼진을 기록했다. 4⅔동안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정규 시즌을 코앞에 두고 감각을 끌어올린 유희관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악재가 하나 생겼다. 5회말 채은성의 타구에 왼 종아리를 맞은 것. 고통스러워한 유희관은 6회부터 마운드를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엑스레이 촬영 결과 뼈에는 금이 가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유희관은 “부기가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상태가 좋으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겠지만 내가 판단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처음부터 이탈하고 싶지 않다. 다 낫고 던질 수도 있지만 통증이 크지 않으면 바로 합류해 로테이션을 거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경미한 통증은 참고 뛰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말이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타격 기계’ 김현수가 메이저리그(MLB)로 떠나며 전력 공백이 예상됐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두산은 역시 강했다. ‘화수분 야구’라는 별명처럼 박세혁, 국해성, 이우성 등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했고 새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와 투수 마이클 보우덴도 정규시즌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산의 사상 첫 2연패 달성을 위해 유희관이 캠프 중 다이어트로 보인 결연한 의지를 열매로 맺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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