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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 감독, 자진 사퇴 아닌 경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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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 감독, 자진 사퇴 아닌 경질이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8.0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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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관계자 "감독과 선수 사이 갈등"…정작 선수·팬은 부정적 의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윤정환(41) 전 사간 도스 감독은 자진 사퇴한 것이 아니라 해임된 것이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팀을 선두로 이끌고 있는 감독을 해임하는 전대미문의 '대사건'에 일본에서도 여론이 들끓고 있다.

사간 도스 구단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정환 감독이 해임된 이유는 이전부터 지도 방침 등에 있어 이견이 있었고 미래를 위해 계약 기간임에도 경질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도 소규모 구단에 속하는 사간 도스는 올시즌 경기력이 급상승하며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던 중이었다.

아직 정규리그가 절반 이상 남은 상황에서 팀을 선두로 이끌고 있는 감독을 경질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안정적인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어떻게 해서든 시즌을 마치게 하는 것이 불문율이다.

이 때문에 윤정환 감독이 중도 사퇴한 것은 본인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 축구대표팀이 새로운 사령탑을 찾는 중이고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63) 감독 취임설이 나오고 있어 윤 감독이 미래를 위해 사간 도스를 떠나는 결단을 한 것으로 보였다. 일본 언론의 예측도 그랬다.

정작 사간 도스 구단에서 나온 말은 달랐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사간 도스 구단과 윤 감독이 마찰을 빚어왔다는 것이 경질의 이유였다.

사간 도스 구단 관계자는 "선수 강화와 기용, 전술, 재계약 협상 등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브라질 월드컵 기간 중에도 10번 이상 의논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결국 해임의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팀을 리그 선두로 이끌고 있는 윤정환 감독의 업적에 대해서는 존경한다"며 "그럼에도 윤 감독을 해임한 것은 남은 경기를 더 이기기 위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팀이 선두를 달리고 있긴 하지만 조금씩 팀내 균열이 이뤄지고 있었으며 그 책임이 윤 감독에게 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단독 선두에 나섰지만 팀은 붕괴 직전이었다. 신뢰나 선수에 대한 배력 등에 생각의 차이가 있었으며 윤 감독과 선수 사이에 틈이 생기고 있었다"며 "또 심한 훈련과 엄격한 플레이를 필요로 하는 윤 감독의 요구에 선수들이 불만을 피력했고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의 불만이 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팀 관계자의 말은 윤 감독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기 위한 핑계일 가능성이 높다. 선수나 서포터들 사이에서는 윤 감독의 경질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더 많다.

일본 일간지 산케이 신문은 9일 "주장 후지타 나오유키는 이번 사태에 놀라는 선수가 많지만 구단이 내린 결단에 선수들이 따라가야 할 것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며 "공격수 도요타 요헤이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일부 선수들이 구단의 결정에 불만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산케이 신문은 '선수들의 경기에 영향이 미칠 것' 또는 '다음 감독 나름이지만 J2리그로 다시 떨어지지 않을지 걱정' 등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다고 보도했다.

오히려 요시다 메구무(41) 코치에게 사간 도스를 맡기기 위한 정지작업이란 얘기도 관측되고 있다. 윤정환 감독의 뒤를 이어 사간 도스를 맡은 요시다 감독은 베르디 가와사키(현재 도쿄 베르디)와 비셀 고베, 제프 유나이티드 이치하라, 히로시마 산프레체, 사간 도스에서 활약해왔다.

2008년 히로시마 유스팀 코치를 시작으로 2010년 사간 도스의 코치로 취임했으며 2012년 S급 지도자 라이센스를 취득했다. 감독에 취임하게 된 적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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