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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② '아들에게 당당한 엄마' 싱글맘 파이터, 오해와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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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② '아들에게 당당한 엄마' 싱글맘 파이터, 오해와 편견?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8.1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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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효경, "자주 볼 수 없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똑같아요"

[스포츠Q 글 이세영·사진 이상민 기자] 스물다섯에 결혼을 하고 남들과 똑같이 배 아파 낳은 자식이지만 이제는 매일 볼 수 없다. 일주일에 하루. 아이와 만나는 시간이 허락돼 있지만 그 시간은 언제나 짧고 애틋하게 다가온다. 송효경은 그 시간만이라도 아이가 엄마의 존재를 느낄 수 있게 최선을 다한다. 세상의 편견에 정면으로 맞선 송효경은 아들도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게 바르게 자랄 것이라 확신한다.

◆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싱글맘 파이터.

송효경의 국내 데뷔전이 알려졌을 때 그에게 가장 먼저 붙은 수식어였다. 경기를 주최하는 로드FC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 송효경을 이렇게 칭했다. 이 점이 불편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송효경은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사람들과 오래 지내다보면 자신의 과거를 언젠가는 다 이야기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언젠가는 팬들이 제 과거를 알게 될 거라 생각했어요. 처음에 사람들이 저를 보면 부잣집 딸이라고 생각해요. 한동안 웨이트 트레이너로 돈을 벌었으니 취미로 운동하는 줄 아는 분들이 많죠. 제가 늘 웃고 다니니 사람들은 아픔이 없다고 생각해요. 격투기를 시작하고 3년 동안 말 못할 서러움이 있었어요. 특히 한국에서 경기를 하게 되니 제 과거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뒷감당이 안 될 것 같았지요.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국내 데뷔전을 치르기 전 자신이 싱글맘 파이터임을 밝힌 송효경은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당당한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이 ‘싱글맘’이라는 단어 때문에 사람들은 송효경이 격투기를 하면서 아들을 키우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그는 이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경기가 끝나고 해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해명했어요. 지금 아들은 아빠가 키우고 있고요.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아들을 보러 가요. 제가 키우지 않는다고 해서 이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에요. 아이 아빠와 별거하고 나서 이 사람이 아이를 한 번도 보러오지 않았어요. 그런 두려움 때문에 아들을 아빠에게 맡겼어요. 남편도 아들을 키우다보니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고요. 지금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어요.”

송효경은 이제 자신을 바라보는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아들이 엄마만 바라봤으면 아빠가 누구인지 몰랐을 터. 지금은 아빠와 엄마를 다 볼 수 있으니 아들이 행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들이 보통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성장할 것이라 확신했다.

◆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아들, 사랑만 주기에도 모자라

송효경에게 아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에 단 하루. 매주 금요일이다. 남편과 대화를 하지 않으면서 사이가 멀어졌다고 말한 송효경은 이제 갓 초등학생이 된 아들과 만날 때 대화를 많이 한다고 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송효경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아들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동영상 속 송효경이 아들에게 “엄마 경기 하는데 그 사람이 엄마 때리면 어떻게 할 거야?”라며 질문을 던지자, 아들은 “내가 때려 줄 거야. 발차기해서 울게 만들 거야”라며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이 영상은 경기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송효경은 아들에게 엄마가 왜 운동을 하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우리 아들 이름이 명우인데요, 만나면 항상 눈을 마주보면서 대화를 하려고 노력해요. 책을 읽어주고 나서도 ‘명우는 어땠니?’라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아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 같이 게임을 하기도 해요. 산수를 가르쳐 줄 때는 ‘엄마가 명우에게 사탕 5개를 줬는데, 명우가 엄마를 많이 사랑해서 사탕 2개를 돌려줬어. 그러면 명우 손에는 사탕 몇 개가 남았지?’ 이런 식으로 어떻게든 사랑을 표현하려고 해요. 저랑 있는 시간만큼은 아들이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케이지 위에 서면 상대를 잡아 먹을 듯한 눈빛으로 경기를 하는 송효경이지만 아들 앞에서만큼은 보통 엄마와 다르지 않았다. 그는 비록 일주일에 아들을 한 번밖에 볼 수 없지만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랑을 아들에게 주길 원했다.

◆ 편견 없이 바라봐준 학부모들에게 감사할 따름

송효경은 아들에게 미안한 엄마가 되지 않겠다고 했다.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보여주면 그것이 교훈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비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엄마가 왜 격투기를 하려 하는지 아들에게 알려주면 아들도 자기가 처한 환경에서 열심히 살 것 같아요. 제가 격투기 선수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들도 기를 펴고 눈치 보지 않으면서 세상에 맞설 수 있을 거예요.”

▲ 싱글맘 파이터라는 꼬리표가 자신을 따라다녔지만 사람들은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지 않았다. 송효경은 이 점이 매우 고마웠다고 했다.

또 송효경은 아들과 같은 반 친구들의 학부모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털어놨다. 이혼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밝히지 않은 송효경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학부모들이 ‘싱글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에게 경계심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모임에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송효경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았다.

“경기를 준비하면서 바쁘기도 했고 모임에 나가기 부담스러워서 가지 않았는데 ‘왜 격투기 선수라는 걸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다음 모임에는 꼭 오세요’라고 단체 채팅방에 연락이 왔어요. 참 감사했죠.”

그는 자신에게 가장 아픈 부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서 오히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세상을 조금 편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매일 긴장하고 인상 쓰면서 살아왔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게 되니 행복해요.”

6번의 패배 끝에 첫 승을 올린 송효경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넘어지지 않고 격투기로 제 2의 인생을 연 송효경의 도전에 기대가 모아진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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